증상 조절을 위한 약물 치료와 사회 복귀를 위한 비약물 치료 병행 중요
안정적인 약물 순응도 기반으로 급성기부터 그 이후 치료 단계에도 큰 도움돼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조현병 치료는 다각적으로 시행된다. 대표적으로는 질환 특징인 환청, 망상 등의 양성 증상 관리를 위한 약물 치료. 그리고 환자의 인지 및 심리, 행동 개선을 위한 인지치료, 예술요법, 직업재활교육, 사회기술훈련 등의 비약물 치료가 있다.

환자의 장기적인 예후 관리를 위해서는 이 두 치료 간의 연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중에서도 약물치료는 증상의 효과적인 개선, 재발 방지에서 더 나아가 비약물 치료의 결과를 향상시키기 위해 제일 기본적으로 시행돼야 한다.

양성 증상이 심각한 상태에서는 비약물치료 진행이 불가능하거나 치료 효과도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약물 치료는 조현병 환자의 사회 복귀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때문에 최근의 조현병 약물 치료는 증상 억제에만 중점을 맞췄던 초기 형태에서 벗어나 환자의 사회 복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형태로 발전 중이다.

약물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개선하고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투여가 가능하면서 환자의 약물 순응도와 치료 편의성 등 삶의 질 측면을 고려한 치료 옵션으로 ‘장기지속형 주사제’가 주목받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의태 교수는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경구용 치료제에 비해 많은 측면에서 더 나은 장점을 갖고 있다”며, “환자마다 증상의 정도는 다 다르지만 매일 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부담감이나 스트레스를 받는 환자도 있고 약에 대한 거부감이 너무 커서 수시로 복용을 누락하는 환자들에겐 장기지속형 주사제가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얀센의 인베가 서스티나와 인베가 트린자는 각각 1개월, 3개월에 한 번 투여하는 장기지속형 주사제다. 1회 투여로 1개월, 3개월 간 치료 효과가 지속된다는 것이 제일 큰 이점이다.

주요 임상을 통해 증상 개선 및 재발 방지에 있어 유의미한 유효성을 입증했을 뿐만 아니라 기존 경구제 처방 시 흔히 발생하던 부작용, 치료 회피 등의 치료 부담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임상적 이점을 바탕으로,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환자와 의료진이 비약물 치료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Case. A씨 (여, 51세)

A씨는 20대 후반에 잠을 자지 못하고 과거에 있던 일들을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것을 계기로 조현병 진단을 받아 처음 치료를 시작했다. 증상 발현 이전 A씨는 밝고 쾌활한 성격으로 친구들과 잘 어울렸고 판매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고 한다.

진단 이후 경구제를 통한 약물 치료 이후 정상적인 생활을 했으나 가족 구성원 간의 불화, 보호자의 부재 등으로 약물 치료를 유지하지 못하게 되면서 증상이 악화됐다. 또한 경구제 복용 후 졸음이 있다는 주관적인 이유로 약 복용량을 줄이는 등 자의적으로 불규칙한 약물 치료를 이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2021년 내원 당시 환자의 상태는 병력 청취가 어려울 정도로 와해된 행동과 언어를 보였고 혼자 웃는 모습, 혼잣말 등을 통해 환청이 의심됐으며 보호자의 동행 없이는 병원 방문이 어려울 정도로 독립적인 일상 생활에 문제가 있는 상태였다.

약물 순응도 확립이 가장 큰 관건이었으며 경구제 치료를 통한 약물 내약성이 이미 확인된 상태였기 때문에 인베가 서스티나를 이용한 치료를 실시하기로 했고 내원 당일 주사제 치료를 바로 시작했다.

현재 환자는 인베가 서스티나 75mg을 5주 간격으로 투여받고 있으며 치료 초기에는 경구제를 병용하였으나 점차 경구제를 감량하여 현재는 주사제 단독 치료를 받고 있다. 주사제 치료 이후 주된 증상이었던 혼잣말이 사라졌고 인지 기능 저하도 호전되어 보호자의 동행 없이 병원에 내원하거나 등산을 갈 수 있을 정도가 됐다.

환자가 주사제 치료 이전에 주관적으로 호소하던 투약 후 졸림 증상도 없어 환자 본인과 보호자 모두 주사제 치료에 대한 만족감이 높은 상태이다. 환자는 주사제 치료 이후 점진적으로 일상의 기능을 회복하고 있으며 최근 외래에 방문하여 “점점 건강해지는 느낌이예요” 라는 인사말을 건네기도 하였다.

A씨의 케이스처럼, 조현병 환자에게 있어 꾸준한 장기 치료란 일상 생활로의 복귀를 의미한다. 이런 관점에서 인베가 트린자의 투약 횟수가 연 4회에 불과하다는 것은 매우 큰 장점이다. 환자가 내원 스케줄에 구애 받지 않고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기간을 더욱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투약일정 외에 내원할 경우 약제 효능뿐만 아니라 일상회복에 필요한 상담을 의료진과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작년 9월에는 세계 최초이자 유일하게 연 2회 투여하는 ‘인베가 하피에라’가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았다. 인베가 하피에라는 3개월 제형인 인베가 트린자에 비해 더 적은 연간 투약 용량으로 6개월 동안 효과가 지속된다는 장점이 있어 ‘장기 지속’에 또 다시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의태 교수는 “2019년 개정된 국내 조현병 약물 치료 가이드라인을 보면 치료 초기부터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권고하고 있다”며 “약물 치료가 장기적으로 이루어지는 조현병 관리 전반의 기틀이 된다는 점, 재발 방지를 위한 초기 치료의 필요성 등을 감안하면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다양한 연구를 통해 확인된 약리학적 근거 외에도 실제 처방 케이스를 통해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긍정적인 효과들을 확인하고 있다”며 “1개월 제형인 인베가 서스티나, 3개월 제형인 인베가 트린자가 각각 등장한 후 조현병 치료 관행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미국에서 허가된 6개월 제형에 대해서도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키워드

#얀센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