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연·병 긴밀한 협력…임상 현장의 니즈 의료기기 개발로 연결
‘휴런·오큐라이트·지메디텍·유에프유헬스·카이미’ 등 의료진 창업 지원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중개 임상 분야 국내 최고의 인프라와 노하우를 첨단 기술과 접목하고 있는 보건복지부 지정 가천대길병원의료기기융합센터(센터장 김선태)는 각종 국책 사업을 중심으로 의료기기 업체, 의료진의 아이디어 실현과 기술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국산 의료기기의 경우 제조허가는 받았지만 임상 결과가 없어 여전히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다. 센터에서는 이러한 의료기기 업체를 대상으로 의료진과 전문가의 심도 있는 컨설팅을 통해 임상 및 전임상 시험 계획을 수립한다. 이를 위해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전체 행정 과정을 지원하고 있다.

가천대길병원의료기기융합센터는 지난해 송도 쉐라톤호텔에서 ‘의료기기 중개임상시험지원센터 성과 발표의 장을 마련했다.
가천대길병원의료기기융합센터는 지난해 송도 쉐라톤호텔에서 ‘의료기기 중개임상시험지원센터 성과 발표의 장을 마련했다.

센터는 아직 생소한 국산 의료기기에 대한 의료진의 이해를 높이고, 임상 현장의 니즈를 의료기기 개발에 반영하기 위해 △의료기관과 의료기기업체 기술협력 △기업교류 △협업과제 발굴 △공동 연구개발 추진 등도 나서고 있다. 아이디어 발굴부터 모의제품 개발까지 의료기기 전 단계에 걸쳐 산·학·연·병간 활발한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더 나아가 원내 의료진의 성공적인 창업까지 지원하면 큰 성과를 내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벤처기업을 만드는 등 의료산업 발전의 유망주를 키우는 요람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이에 본지는 지면을 통해 성과를 기념하며 우수사례를 소개하는 장을 마련했다.

인공지능 기반 파킨슨병 자동진단 의료기기

휴런이 자체 개발한 ‘뇌출혈 영상 판독 AI 소프트웨어’
휴런이 자체 개발한 ‘뇌출혈 영상 판독 AI 소프트웨어’

먼저 길병원 신경과 교수로 재직하며 휴런 신동훈 대표는 뇌 신경질환을 타깃으로 한 연구를 수행해왔다. 2017년 ‘중추신경계 질환을 위한 신약개발 성공확률을 높이는 바이오마커 개발’을 주제로 한 보건복지부의 연구과제 수행은 회사 설립의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당시 AI를 기반으로 한 영상 바이오마커를 바탕으로 신약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신 대표는 획기적 기술이 사장되는 것을 막고자 직접 상용화를 결심했다.

최근 휴런은 10.8만장에 이르는 뇌출혈 환자의 뇌 CT영상 데이터를 통해 cHS를 개발했다. 이 과정에서 영상의학과 및 신경학과 전문의 10명이 출혈부위를 라벨링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후 최근 10년간 뇌 CT 영상을 촬영한 성인 중, 236명을 대상으로 길병원(책임 김명진 교수)과 임상을 통해 유효성을 확인, 식약처 최종 허가를 승인받는데 성공했다.

신동훈 대표는 “휴런은 뇌신경질환 진단에 특화된 AI 진단 솔루션 회사로 뇌졸중 분야에서도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비조영 CT 기반 뇌졸중 종합분석/진단 솔루션을 완성함으로써 뇌졸중 진단의 패러다임을 개선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안과 백내장 수술에 사용되는 1회용 조명 챠퍼

백내장 수술용 조명챠퍼인 ‘아이챠퍼’ 제품 이미지
백내장 수술용 조명챠퍼인 ‘아이챠퍼’ 제품 이미지

전통적 방식의 백내장 수술은 수술실에 설치된 밝은 조명으로 수술 부위에 대한 시야를 확보한 뒤 챠퍼를 이용해 수행한다. 길병원 안과 남동흔 교수는 이 외부 조명으로는 안구 반대쪽을 세밀하게 살필 수 없다는 점, 밝은 조명을 쳐다보며 견뎌야 하는 환자들의 불편함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수술 기구인 챠퍼의 끝에 조명을 달았다.

남 교수의 오랜 기간 연구를 통해 조명 챠퍼 사용 수술이 백내장 수술의 안정성과 편의성을 증진시킴을 각종 논문을 통해 증명됐다. 남 교수는 백내장 수술용 조명 챠퍼 개발 벤처인 ‘오큐라이트’를 2017년 설립했다.

안내 조명 챠퍼를 이용한 백내장 수술은 임상 현장의 안과 의사들에게도 호평을 받으며 2019년, 국가 보건신기술(NET)로 인정받았다. 또한 지난해 미국 FDA로 부터 의료기기 인증을 받았다. 남 교수는 오큐라이트를 통해 미국 의료기기 시장에 당당히 ‘메이드 인 코리아’로 도전장을 내게 됐다.

남동흔 교수는 “가천대 길병원을 비롯한 공동 연구기관들은 ‘시판 중 임상시험’을 통해 얻은 소기의 성과를 근거로 향후 해당 제품이 건강보험에 등재돼 더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M/광학식 수술용 네비게이션 시스템

지메디텍이 개발한 최소침습 수술항법 시스템
지메디텍이 개발한 최소침습 수술항법 시스템

산업통상자원부 바이오의료기기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2016년 8월 설립된 지메디텍은 길병원 이비인후과 김선태 교수를 대표로 길병원 의료기기융합센터에서 수행한 임상 요구 분석에 대해 기술적으로 검증하며, 수술항법 시스템과 융합 풍선카테터의 기술 분석 및 연구와 개발을 수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개발한 수술항법 시스템은 전자기식 위치추적과 광학식 위치추적을 동시에 지원하는 방식으로 국내 최초의 하이브리드 수술항법 시스템이다. 최소침습적 내시경 수술에서 3차원 해부학적 정밀 위치추적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수술 정확도를 향상시키고, 합병증과 재수술률을 감소시킨다.

지메디텍은 2019년 8월 의료기기 GMP를 획득하며, 같은 해 11월에 전자기식(EM) 위치추적 방식을 이용한 이비인후과 부비동 수술용 3차원 수술 항법시스템(품목명: 네비게이션의료용입체정위기, 제품명: Medigator 모델명:MG100)의 국내 인허가를 완료했다.

현재 국내 인허가 제품에 대한 유럽인증(CE) 심사를 진행 중에 있으며, 광학식 위치추적 기술 및 증강현실 기능이 도입된 제품의 인허가도 준비 중에 있다. 향후 신경외과 척추수술, 이비인후과 중이염 수술 등 타 진료 분야로 제품 설계 및 기술 개발 범위를 확장할 예정이다.

남성 발기부전 치료 의료기기·자성금속마커 및 금속탐지기

한편 비뇨의학과 정경진 교수와 소화기내과 정준원 교수도 창업 대열에 올랐다. 정 교수는 웨어러블 디바이드 헬스케어 제공 시스템과 발기부전 환자를 위한 기구 등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유에프유헬스’ 를 창업했다.

정 교수는 내시경적 접근을 통한 환부 위치 파악 감지 장치, 센서부 및 측정부를 구비한 내시경 도구 및 이를 포함하는 시스템 등을 개발하는 기업 ‘카이미’를 키우고 있다.

김선태 센터장은 “의사들의 창업은 경험에서 시작된 우수한 기술을 바탕으로 제품 개발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활발히 진행 중”이라며 “국내에서도 의료 기술의 연구 성과가 산업 성과로 이어지게 하기 위한 논의도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길병원의 경우 병원기반 공동연구 시스템 구축을 통해 의료기기 R&D센터와 더불어 임상 의료진들의 아이디어를 구체화 시켰으며, 이를 기반으로 의과대학내에 의공학 교실이 신규 개설됐다”며 “이를 통해 임상교수들과 활발하게 공동 연구를 수행했으며 성공적인 창업으로 이어지며, AI 및 4차혁명(AR, VR) 의료기기 분야의 연구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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