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수 안과학회 이사장, '안저검사, 실명 막을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검진'
'실명질환 인한 사회적 비용 손실 막아야'…'국민 눈 건강 관리, 학회의 의무'

안저검사는 동공을 통해 눈의 안쪽을 확인하는 검사로, 시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망막, 시신경, 망막 혈관 등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대부분의 안질환뿐 아니라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으로 인한 눈의 합병증 등을 조기진단할 수 있기 때문에 시력검사와 더불어 눈 건강을 지키는데 매우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검사이다.

그동안 대안안과학회를 비롯 안과 전문가들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국가건강검진에 안저검사를 도입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제안했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국가건강검진종합계획(2021~2025)에 안저검사를 도입하는 방안이 포함돼 세부 실행계획 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에 이종수 대한안과학회 이사장 인터뷰를 통해 안저검사 건강검진 도입의 의미와 효과, 그리고 안과학회가 나아갈 길을 들어보고자 한다.

1. 안저검사 국가건강검진 도입, ‘국민 눈 건강 관리 첫걸음’
2. 국민 신뢰‧회원 자긍심 갖는 학회로 발돋움

이종수 대한안과학회 이사장
이종수 대한안과학회 이사장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 안저검사의 국가건강검진 도입이 최근 결정됐다. 도입의 취지와 경과를 설명 부탁드린다.

우리나라 국민의 약 1/4은 평생 안과검진을 한 번도 받지 않고 있으며, 3대 실명질환인 황반변성, 녹내장, 당뇨망막증을 안저검사를 통해 진단해 미리 예방, 치료할 수 있다는 안과검진의 인식이 낮아 치료시기를 놓치고 실명이 되고 나서야 안과를 찾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런 질환에 대한 조기진단이 1분 이내의 빠른 시간내에 비침습적으로 쉽게 시행할 수 있는 안저검사가 실명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검진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적은 의료비용으로 실명을 예방할 수 있는 안저검사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대한안과학회에서는 안저검사의 건강검진 항목도입을 주장, 최근 제3차 국가건강검진종합계획(2021~2025)에 안저검사를 도입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이는 안과학회의 꾸준한 대국민 홍보와 대정부 설득, 그리고 고령사회로의 인구구조변화로 인한 국가건강검진 항목 조정을 통해 국가건강검진종합계획 수립에 큰 도움을 주는 성과로 판단된다.

향후 국가건강검진종합계획이 마무리 되더라도 지속적으로 안저검사가 국민의 눈 건강 관리에 도입돼, 국민들의 실명예방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 학회가 지고 가야 할 중요한 의무라 생각한다.

△ 안저검사의 국가검진도입이 가진 상징성은 무엇인가? 또한 안저검사가 가져올 수 있는 효과도 설명 부탁드린다.

국가의 건강검진 도입은 이제까지는 항상 만성질환과 암을 집중적으로 관리해왔는데, 이제는 다양한 질환으로 폭을 넓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초고령시대를 접하는 요즘에 고령이 질환의 가장 강력한 위험인자로 인정되기에, 정부의 건강검진 항목에도 이런 변화가 필요하다.

[김안과병원 사진자료] 환자가 안저검사를 받고 있다.
환자가 안저검사를 받고 있는 모습. 김안과병원 제공.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해 발표한 건강검진가이드라인에서 ‘안저검사를 시행해 실명율을 낮춰야 한다’는 건강검진목표를 제시했듯이, 우리나라도 안저검사를 국가검진 항목에 도입해 실명질환으로 인한 비용증가와 생산성 손실을 막기 위한 국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주장해왔다.

안저검사에 관한 비용대비 효과성은 크게 두 가지 측면으로 생각되는데, 우선 안저검사를 시행할 수 있는 인프라 구조다.

현재 전국에는 1567개의 안과의원이 개설돼있으며(2021년 10월 기준) 모두 안저검사가 가능하고 대한민국의 지역별 안과전문의 수는 인구 10만명당 6.1 ~ 9.9 명이므로 언제라도 안과전문의의 진료가 가능한 상태다.

한국은 이미 국가적으로 안저검사 인프라가 갖추어져 있고 집행 비용이 낮아 비용대비 효율성은 매우 높을 것으로 생각한다.

검사 자체의 부작용이 거의 없고 위해가 되지 않아 피검사자에게도 안전한 검사이며 50세 생애전환기 검진을 시행했을 때 매년 약 90만명의 대상자에게 1만원 미만의 검사비용으로 실명의 빈도를 낮출 수 있다. (검진수가로 추정 시 학회 추산 매년 약 95억의 비용)

또 하나의 효과는 사회경제적인 효과다. 2019년 대한안과학회지에 발표된 ‘한국인 연령관련황반변성환자의 사회적 비용 분석’ 이라는 논문을 살펴보면 연령관련 황반변성의 총 사회적 비용은 약 6943억원이었고, 이 중 공식적 의료비용이 약 4102억 원, 비공식적 의료비용이 약 907억 원, 교통비용이 약 29억 원, 시간비용이 약 179억 원, 간병비용이 약 401억 원 그리고 생산성 손실비용이 약 1325억 원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실명질환으로 인한 비용증가와 생산성 손실을 막기 위해서는 국가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 안과 전문가의 입장에서 국민에게 당부하고자 하는 시력 관리 방안을 알려줬으면 한다.

시력감소를 초래하는 안과의 질환들은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고 시력저하가 생겨도 노화로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 조기에 진단하여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국민들이 눈건강을 위한 간단한 자가 진단법은, 아침에 일어나면 벽에 걸린 달력을 동일한 거리에서 한눈씩 보면서 시력을 측정해 보는 것이 좋다.

한쪽 눈의 시력이 많이 떨어지더라도 반대쪽 눈의 시력이 좋은 경우 양안으로 시력을 측정하면 정상적인 시력으로 측정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따라서 시력의 측정은 반드시 한 눈씩 하는 것이 필요하며, 양쪽 시력을 비교함으로써 시력의 변화를 쉽게 인지할 수 있어 비교적 안과의 검진 필요성을 판단하는 장점이 있다.

한눈씩 시력을 측정해 양안의 시력을 비교하고, 어제와 오늘의 시력을 비교하면서 급격한 시력의 변화를 알아 보는 것이 중요하다.

시력저하를 주 증상으로 안과를 방문한다면, 1분 이내의 빠른 시간 내에 비침습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안저검사를 반드시 받아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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