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상대평가 불평등 가중…질환 특성‧필요도 중심 개편해야
이손의료경영연구소, 국내외 평가 기준 비교 합리적 개선안 제시

[의학신문·일간보사=이상만 기자] 현재 요양병원에 적용되고 있는 상대평가 기반 적정성평가는 과잉경쟁을 유발해 중증환자를 기피하는 문제점을 비롯해 의료서비스 질을 합리적으로 평가하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평가지표도 주요 선진 외국에서 적용하고 있는 평가 기준을 반영해 환자의 질환 특성과 필요도를 중심으로 새롭게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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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덕현 이손의료경영연구소장
<이손요양병원 원장>

이손요양병원 부설 이손의료경영연구소(소장 손덕현)19일 현재 사용하고 있는 요양병원 입원급여 2주기 3차 평가 지표 검토 및 미국, 캐나다, 일본, 유럽 등에서 사용하고 있는 평가기준을 비교해 새로운 '요양병원 입원급여 적정성평가 지표 제안서'를 발표했다.

국내외 평가기준 보면 우선 의료서비스의 질을 평가하는데 있어 우리나라의 경우 '구조영역' 4개 지표로 의사 1인당 환자 수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간호인력 1인당 환자 수 약사 재직일수율 등을 적용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선진 외국에서는 구조 영역을 포함시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구조영역을 제거하고, 환자가 보유한 질환의 특성과 필요도에 따른 질 평가 지표로의 수정이 합리적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진료영역에 있어서 '유치도뇨관' 지표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평가를 하고 있지만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의 특성을 반영해 평가기간 동안 유치도뇨관이 있는 환자비율을 측정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 캐나다는 장기입원 환자 중 유치도뇨관을 삽입한 환자의 비율을 측정했다.

일본과 유럽은 유치도뇨관이 사용된 기간에 따라 평가를 실시했는데 이는 유치도뇨관을 장기간 사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명시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연구소 측 분석 결과다.

'항정신성의약품 처방' 지표 역시 우리나라, 캐나다, 유럽에서 다루고 있지만 세부기준에 있어 우리나라는 항정신성의약품 사용이 필요한 진단을 고려하지 않고 월 30일 사용자나 월 1일 사용자나 동일한 감점 적용을 하고 있지만 캐나다는 적절한 진단 없이 약물을 복용한 사람들의 비율을 측정했다.

유럽은 정신성 약물을 사용하는 입소자 비율을 측정해 항정신성약물을 사용하는 대상자비율이 얼마나 높은지, 정신과적 질병을 진단받은 대상자 수가 정신성약물을 사용하는 대상자 수와 일치하는지 평가했다.

'치매환자' '당뇨병환자 관리', '욕창 개선' 지표는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만 사용하고 있었고, 181일 이상 장기입원 환자에 대한 지표는 우리나라에서만 사용하고 있었다.

결과지표 중 욕창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 의료질 평가지표로 사용하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1단계 이상의 욕창이 새로 발생한 환자비율을 측정하는 반면 미국, 캐나다, 일본, 유럽은 모두 2단계 이상의 신규 또는 악화된 욕창 비율을 측정했다.

그 외에 외국 비교 국가에서는 신체억제 낙상 요실금 신체 및 정신 기능 영양관리 지역연계 간호 및 간병 치료계획 의료안전 원내감염 방지 등을 지표로 활용하고 있는 반면 국내 평가기준에서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손의료경영연구소는 적정성평가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상대평가를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손의료경영연구소는 "매번 달라지는 등급별 점수 기준으로 인해 요양병원들은 불명확한 등급 기준에 맞춰 평가에 임하고 있어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으며, 상대평가로 결정되는 가산환류 여부로 인해 오히려 불평등한 편차가 가중되고, 불이익을 받는 병원들이 생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손의료경영연구소는 평가영역 개선방안으로 의사, 간호사 인력 확보가 비교적 쉬운 지역별, 규모별 요양병원에 유리한 구조지표 삭제 요양병원 입원환자의 분류군, 질환 특성을 반영해 차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평가지표 개발을 제안했다.

단순히 유치도뇨관을 사용한 환자분율 대신 유치도뇨관이 유치되는 환자의 1개월 후 제거율 항정신성의약품 처방률 대신 치매진단 없이 항정신성의약품 처방받은 환자분율 욕창이 새로 생긴 환자분율 대신 2~4단계 욕창이 새로 생긴 환자분율로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손의료경영연구소는 신규지표로 영양관리 간호계획이 수립되고 실행되는지의 여부 기능과 관련된 치료계획과 입원 및 퇴원 기능평가를 수립한 환자의 비율 의료안전 및 원내 감염방지 말기의료 팀의료 등을 추가하자고 제의했다.

이손의료경영연구소 손덕현 소장은 "현재의 평가 시스템은 요양병원의 의료서비스 질을 합리적으로 평가하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이를 개선한다면 실질적인 의료서비스 질 평가는 물론 적정성 평가의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손의료경영연구소는 '요양병원 입원급여 적정성평가 지표 제안서'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대한요양병원협회에 전달할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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