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못받는 환자 수두룩..현장 고려 없는 위드코로나로 의료 혼란"
여한솔 전공의협의회장 기자회견 통해 '코로나 치료환경 개선' 촉구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여한솔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은 코로나 확진자 증가로 인한 의료시스템 붕괴 우려가 훨씬 더 심각함을 강조하며, 치료현장을 개선해 줄 것을 정부에 촉구하고 나섰다.

여 회장은 9일 대한의사협회 용산임시회관 7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실제 의료현장에서는 언론에 노출된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음을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여 회장은 서울 경기권에는 중증환자를 받을 수 있는 병상은 이미 한 자리도 남아있지 않음에도, 보건 당국은 병상이 아직도 여유가 있다고 호도하고 있으며, 코로나 감염 환자가 폭증하여 확진환자의 응급실 내 체류시간이 100시간이 넘는 것은 기본, 300시간이 넘어 응급실에서 격리해제 하고 퇴원시킨 환자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또한 음압 시설을 유지해야 하는 격리구역에는 코로나 감염 진단을 받았음에도, 전담병원으로 이송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밝혔다.

119 구급대를 통해 새로이 들어오는 중증의 환자들을 수용하지 못하여 몇 안되는 격리실이 있는 다른 병원으로 이송해달라고 말하는 실정이며, 심근경색, 의식 저하, 뇌출혈, 뇌경색 등 빠르게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이 제때 치료받지 못하고 119구급차를 통해 떠돌고 있다고 여 회장은 말했다.

여 회장은 “위중증 환자는 일주일째 날마다 700명씩 쏟아지고 있으며, 병상확보를 위해 정부는 뒤늦게 이를 민간병원에 떠넘기고 있다”면서 “치료받아야 할 사람들이 제때 치료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 아니 이러한 상황에서 그 어떠한 시스템도 가동되지 않는 것에 우리는 강하게 분노한다”고 비판했다.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사례로 여 회장은 한 가족 3명 모두가 코로나 감염으로 한 집에서 격리된 채로 있었으며, 끝내 가족의 60대 가장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한 경우를 언급했다.

또한 경증으로 보건소를 통해 재택격리 통보를 받은 뒤 자가격리 기간을 거쳤던 60대 남성의 경우 앞으로는 정상 생활하여도 된다고 격리해제 문자를 받은 날, 배우자가 찾아가 보니 호흡곤란이 심하여 응급실에 도착하자마자 3분 만에 인공호흡기를 넣는 비극도 있었다고 밝혔다.

여 회장은 “감염병 관련한 국가적 위기상황일 경우, 맞닥뜨릴 수 있는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하여 인력 대책 및 병상확보 대책이 마련되어야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당연한 수순임에도, 일상회복 계획에서 우리 의료계가 처한 현장은 안중에 없었다”면서 “중앙사고수습본부의 고위 공무원은 지난달 위드코로나를 선언하면서 1만명대에 이르더라도 비상계획을 하지 않을 수 있다. 의료체계가 견딜수 있다는 말까지 했다”고 꼬집었다.

여 회장은 확진 환자의 분류 및 전담병원 이송 시스템의 부재 중환자 급증 상황에 대한 대처방안의 부재 등 총체적인 가이드라인의 부재를 비판했다.

여 회장은 “쏟아지는 확진 환자들을 어떻게 분류할 것인지, 어떠한 시스템을 이용하여 이들을 전담병원으로 이송할 것인지, 또 코로나 감염 가능성이 떨어지지만,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비감염성의 중환자들이 119구급차량에 실려 오갈 데 없이 떠도는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한 그 어느 가이드라인도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언론을 통해 ‘K-방역’ 치적만 홍보하는 행태에 우리는 보건당국과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자들에 대한 배신감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여 회장은 "이러한 상황에도 정부는 물론, 거대 정당들의 대선 캠프를 포함한 사회 각계에서도 코로나 사태에 관심을 가진다고 이야기하지만 아무도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위시한 대한민국 정부부처, 여당 야당의 국회의원, 더 나아가 2022년 대선을 앞두고 나와 주신 이재명, 윤석열 후보 등 대한민국을 움직일 힘을 가진 여러분께 간곡히 호소한다”면서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묵묵히 감내하고 있는 저희 의료인들에게 아낌없는 지원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중수본과 현장간에 괴리 심각..유기적으로 연계되는 효율적 체계마련 필요"

여한솔 회장을 비롯한 전공의협의회 임원들은 중수본과 현장간의 괴리가 심각하며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효율적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연주 수련이사는 "중수본이 말한 수도권 병상가동률 85%라는거도 잘못 계측된게 아닌가 싶다"면서 "환자가 다른병원으로 전원되고 방역소독하는 동안은 병상이 빈다. 이때 시간차이로 잘못 계측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여한솔 회장은 "손실보전금으로 인센티브를 지급한다지만 이것만으로는 터무니없다는 것이 현장의 의견"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장에서 가장 급선무로 해결해야 할 문제는 트래픽 잼이다. 이게 해결이 안되서는 환자들이 떠돌게 된다. 복지부 중수본에서 고민한다면 원활하게 돌아갈 것 같다"고 말했다.

서연주 수련이사는 "현장과 중앙부처간의 괴리가 문제"라며 "현장실무자, 소방청, 중수본, 의료단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현장문제를 해결하는 효율적인 체계마련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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