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지속형 치료제, 조현병의 치료 패러다임에 따라 세계적 사용량 증가 추세
국내 조현병 치료환경 개선 위해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본인부담금 완전 감면 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전세계적으로 정신질환의 치료 패러다임은 조기 진단 및 초기 치료를 통한 증상 개선, 만성화 방지, 재활을 통한 환자의 사회 복귀로 변화하고 있다. 조현병은 첫 증상 발현 후 3~5년간 치료 결과에 따라 장기적 예후가 결정되고 반복적 재발은 인지기능 저하, 뇌 구조적 변화 등을 초래해 증상 개선이 점차 어려워지므로 조기에 집중적인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또한, 조현병은 5년 내 재발 위험이 약 80%에 달할 정도로 높고, 재발 환자에서 치료를 위한 재정적 부담 역시 비재발군의 약 7배에 달할 정도로 높아 치료의 재정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문제도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장기지속형 치료제 인베가 서스티나는 조현병 치료의 패러다임을 선도할 매우 효과적인 대안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북미, 유럽, 일본 등 전세계적으로도 인베가 서스티나를 포함한 장기지속형 치료제의 사용은 점차 증가 추세에 있다.

특히 필리핀, 말레이시아와 같은 개발도상국에서도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급여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세계적인 조현병 치료 패러다임에 따라 국내에서도 조현병 환자들의 치료환경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7년에는 의료급여 외래환자의 일당정액수가제를 행위별수가제로 전환했으며, 2019년에는 입원환자의 일당정액수가제에서 약제비를 분리 청구할 수 있도록 전환됐다. 올해부터는 의료급여 외래환자의 장기지속형 주사제 본인부담금을 5%까지 낮추도록 했다.

학계에서도 지난 2019년에는 조현병 약물치료 가이드라인이 업데이트 되면서 기존 재발 경험이 있는 환자에게 제한적으로 처방되던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초발 조현병을 포함한 전 단계에서의 사용을 적극 권고했다.

하지만 이러한 학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장기지속형 치료제의 사용은 약 1만명 수준으로 치료 중인 환자의 약 4%에 불과하다. 국내 의료 전문가들은 여전히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본인부담금이 처방의 걸림돌이라고 지적한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세현 교수는 “인베가 서스티나와 트린자 등의 장기지속형 치료제는 1~3개월 간격의 1회 투여로 장기간 약효가 지속돼 조현병 치료에 있어 가장 큰 문제인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해결하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라며 “더 많은 조현병 환자들이 장기지속형 치료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조현병 치료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정부의 인식과 지원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세현 교수는 “경구제 대비 재발률과 입원률 감소, 재발률 감소로 인한 연간 치료비 감소 등 조현병 치료에 있어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의료급여 환자에게 5%의 본인부담금은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치료 효과에 대한 인식 개선과 더불어 조현병 환자들의 외래치료 활성화 및 외래 환자들의 본인부담금 완전 감면 등 더 적극적인 정부의 인센티브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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