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교수들 장수벨트 조사내용 ‘한국의 백세인 20년의 변화’ 출간

[의학신문·일간보사=차원준 기자] 100세가 넘는 한국의 초고령자들은 20년 전에 비해 음주, 흡연은 크게 줄고, 우울증은 개선된 반면, 독립적인 생활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전남대학교 박광성, 이정화 교수, 박상철 석좌교수를 비롯한 10명의 교수가 한국의 장수벨트로 알려진 구곡순담(구례군, 곡성군, 순창군, 담양군) 지역을 중심으로 조사한 내용을 담은 「한국의 백세인 20년의 변화」(군자출판사. 2021)를 통해 밝혀졌다.

이 책에 따르면, 현재의 백세인들은 20년 전의 백세인들에 비해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문해율)이 13%에서 49%로 높아졌고 ▲흡연율(13%->3%)과 음주율(85%->6%)은 크게 줄었으며, ▲지역 외 이동성은 증가했다.(36%->45%)

또 백세인의 거주형태도 20년 전 초고령자들에 비해 큰 변화를 보였는데, ▲가족동거는 약 90%에서 50%로 격감한 반면, ▲독거 백세인은 약 10%에서 30%로 크게 증가했고, 요양시설 거주도 0%에서 약 20%로 늘어났다. 이는 성인 아들 및 며느리의 동거부양 비율이 약 70%에서 40%로 줄어든 것과 관계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일상생활수행능력(K-ADL)은 요양시설에 거주하고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사회적 생활에 필요한 도구적 일상생활수행능력(K-IADL)은 상대적으로 나아졌다. 인지능력의 유의한 변화는 없었으나 한국판 노인우울척도(GDS-K)로 측정한 우울증지수는 크게 개선됐으며, 특히 20년 전 백세인에게는 6.25 전쟁의 가족 피해에 관한 심리적 상처가 남아있었으나, 지금의 백세인에게는 그런 상흔이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저자들은 ‘인간의 수명증가에 한계가 있는가.’, ‘수명증가로 인간은 더 행복해지는가.’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다학제적 접근을 통해 면접조사, 혈액검사 등 다양한 임상조사, 백세인과 부양자를 대상으로 한 심층면접 등을 시행하고 같은 지역에 대한 서울대 백세인연구단의 연구(2001)과 비교해 다가오는 초고령사회에 대한 대안을 이 책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출판기념회는 전남대 노화과학연구소(박광성 소장)와 전남대병원 미래노화과학특성화사업단이 공동주관하고, 광주전남과학기술총연합회, 구곡순담장수벨트행정협의회 공동주최로 11월 26일 오후 2시 전남의대 덕재홀에서는 열린다.

저자들은 “생활수준에 관한 주관적 만족도 조사에서 보듯이 백세인들의 삶의 질과 만족도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 우리 사회가 비교적 바람직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우리나라 백세인들은 ‘보석에서 화석으로’가 아닌, ‘보석에서 다이아몬드로’ 변화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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