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선병원·서울대병원 사례 등 소개…의료기기는 단기·장기 전략 나눠 추진

[의학신문·일간보사=이승덕 기자]러시아를 비롯한 유라시아경제연합 국가들에 대한 의료진출에서 국내 병원의 ‘현지위탁운영’과 ‘의료특구 직접 투자’ 두가지 방식의 진출 방안이 제안됐다.

EAEU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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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라(KOTRA,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최근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주요 이슈 및 통합과정’을 주제로 한 글로벌마켓 보고서(작성자 박지원 중동아프리카CIS팀 전문위원)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EAEU는 아직 코로나19 발생과 관련한 몇가지 공동대응을 제외하고 의료·보건시스템 부문에서 단일화된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EAEU가 2022년까지 의료기기 관련 공동인증 및 규격을 마련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개별 국가들은 국가차원의 의료서비스의 질 개선과 제약부문 경쟁력강화라는 같은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EAEU 차원에서의 의료·보건서비스와 관련한 공동의 발전계획이 나오기는 어려우며, 자국의 의료체계 개선이 일정수준 이러진 후에 논의될 과제로 판단되고 있다.

박지원 전문위원은 “의료서비스와 관련해 국내의료면허를 취득한 의료인에 한해서만 의료서비스 행위가 가능하도록 하는 EAEU 국가들의 까다로운 규정을 고려할 때, 크게 위탁경영과 의료특구 2가지 방식의 협력이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위탁경영’은 우리나라 의료기관이 현지 의료기관 위탁경영과 컨설팅을 담당하는 것으로, 한국의 의료수준과 서비스가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만큼 협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박 전문위원은 “현재 다수 한국 의료기관들이 해외로부터의 자국 병원 설립과 운영 등에 관한 의뢰를 받고 있다”며 “일례로 한국의 선병원(대전 선병원)은 벨라루스의 민스크에 2018년 설립된 가즈프롬 메디컬 센터의 컨설팅과 위탁경영을 위해 수행중”이라고 소개했다.

‘의료특구 투자’는 한국 의사의 면허로 현지 진료가 가능한 의료특구에 직접적인 투자방식으로 진출하는 방식이다.

EAEU의 가장 큰 의료시장인 러시아는 자국 내 진료 활동에 있어, 한국의 의사면허를 인정하지 않지만 정부가 지정한 의료특구 내에서의 의료행위는 가능하다.

이에 현재 스콜코보 혁신센터 안에는 이스라엘의 ‘하다사 메디컬 센터(Hadassah Medical Center)’가 입주해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분당 서울대병원도 입주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료산업 중에서도 의료기기는 EAEU산 제품 의무화 비중이 더욱 높아져 까다로운 조건을 갖고 있어 진출 분야를 잘 파악해야한다고 분석했다.

주요 국가 동향을 보면, 러시아는 역내 생산제품의 시장을 보장하기 위해 EAEU산을 제외한 외국산 의료용품의 공공입찰금지 품목을 정하고 2015년부터 시행하고 있으며, 벨라루스는 자국 내 생산품의 상당액을 러시아 등 EAEU 국가로 수출하고 있으며 생산품은 고부가가치 제품보다는 대부분 단순 의료용품의 카테고리에 속한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진단키트, 디지털온도계 등 방역과 관련된 제품을 중심으로 진출을 추진하되, 장기적으로는 고부가가치 제품의 현지생산을 고려해 볼 만하다고 언급했다.

박지원 전문위원은 “제약분야에서 EAEU 시장은 확대추세를 이어나가고 있으며 회원국들이 자국 내 투자유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현지 투자를 기반으로 한 시장진출이 가능할 것”이라며 “역으로 최근 러시아 코로나 백신인 ‘스푸트니크 V’의 한국공장 설립 및 아시아 생산기지화도 EAEU와의 제약협력에서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함께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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