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비요크 대위 촬영 앨범 – 대부분 새로 수집 역사적 가치 커
병원의 다양한 부서와 직원들 근무 모습 자세한 설명문과 함께 수록
[의학신문·일간보사=차원준 기자] 광주기독병원이 옛 병원 모습을 담은 ‘60년 전 광주제중병원의 하루’ 사진전을 개최해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이번 사진전은 개원 116주년 기념으로 9월 13일(월)부터 11월 20일(토)까지 병원 로비의 제중역사관 입구에 전시되었다. 1962년 3월 광주제중병원의 하루 일과를 담은 비요크 대위의 포토 스토리북 형태의 앨범에 수록된 사진들이다.
비요크 대위(Captain, Harlan Bjork)는 주한미군 으로 1961년 7월부터 1962년 9월까지 광주에서 복무한 아마추어 사진작가로 당시 광주선교부의 미국남장로교 선교사들과 교류했다.
비요크 대위는 당시 광주제중병원으로부터 미국남장로교 선교회에 의료선교 사역보고서를 제출하기 위한 사진촬영을 요청받아 병원의 각 부서와 양림동 선교동산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게 되었다. 이렇게 병원내 곳곳의 일상을 찍은 비요크 대위는 미군부대 암실에서 사진을 현상하고 인화해서 각 사진의 설명문이 포함된 포토 스토리북 형태의 앨범 9권을 제작해 미국 선교회와 제중병원 선교사들과 병원 관계자들에게 제공했다.
한국에서의 특별한 경험을 자신의 가족들과 공유하기 위해 앨범 1권을 더 제작했으며, 2006년 별세할 때까지 이 앨범을 소중하게 간직하며 추억했다고 한다. 이 앨범은 비요크 대위 별세 후 가족들이 보관해 오다가 최근 비요크 대위의 딸 Karen G. Cote 여사가 부친에게서 들었던 앨범제작 배경 설명과 함께 앨범을 광주기독병원에 기증했다.
앨범에는 1962년 당시 병원을 포함한 선교부 일대의 항공사진을 비롯해 병원전경, 병원정문, 기숙사 등의 병원 건물과 환자 대기실, 진료실, 검사실, 약제실, 병동, 수술실 등 의료시설 외에도 사무실, 조리실, 세탁실, 목공실, 연탄 제조, 등사실 등 병원에 필요한 다양한 부서와 직원들의 근무하는 모습이 자세한 설명문과 함께 수록되어있다.
당시 우리나라의 열악했던 보건 의료 환경에서 보다 나은 의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 미국 교회의 후원과 헌신했던 의료선교사들의 모습과 함께 병원의 난방과 취사용 연탄을 만드는 직원, 엄청난 분량의 환자복과 시트를 쌓아놓고 삶아서 손빨래하는 직원, 가마솥에서 끓여내는 환자식을 조리하고 있는 직원들 등의 모습을 통해 1960년대 삶에 대한 추억을 소환하고 있어 관람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사진 중 일부는 이미 수집되어 광주기독병원 제중역사관에 전시된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새로 수집된 사진이며, 사진 설명문이 포함된 이 앨범으로 인해 사진의 촬영 시기와 배경, 사진이 담고자 한 내용 등이 정확하게 고증돼 광주기독병원 역사는 물론 그 당시 광주지역 병원의 모습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역사자료로 평가된다.
한편 9월 13일(월) 오후 4시 30분에 개최된 사진전 개막식에는 광주기독병원 관계자뿐 아니라 김병내 남구청장, 곽은영 남구보건소장 등이 참석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