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바뀌는 방역기준, 빈약한 의료진 참여 열기, 외부 전시 부스 업체 안전 무방비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최근 마무리된 대한영상의학회 학술대회(KCR 2021)를 바라보며 참가 의료기기·의료IT업체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KCR은 영상의학 분야 대표 학술대회이자 일찍이 AI와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빠르게 소개하며, 국제적 명성과 함께 내실을 갖춘 가치 있는 행사이자 홍보의 장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연일 코로나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1000명 대를 넘는 등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본격적인 추계 학술대회 시즌이 개막함에도, 온라인 완전 전환과 학술대회 연기 및 취소 의사를 일찌감치 밝혔던 타 학회와 다르게 오프라인을 강행했던 이번 KCR. 매일 매일이 달라졌던 방역 기준은 참가 업체 입장에서 불안과 짜증을 유발했다.

여기에 하이브리드까지 표방하며 업체들의 부담이 가중됐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가상공간을 구현해야 하는 온라인 플랫폼은 오프라인 전시 부스를 복사·붙여넣기 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불어나는 예산은 물론 실제 효과 및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도 사실상 없다.

더불어 “자연스러운 거리두기와 인원수 제한이 이뤄졌다”는 웃지 못 할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의료진에 빈약한 참여 열기 속에 썰렁했던 올해 코엑스 오프라인 전시장. 이럴꺼면 완전 온라인으로 개최하는 것이 맞았다는 목소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전 개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국제학술대회를 표방하면서도 프레스 현장 방문을 일절 막았던 것 부분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실제로 업체들의 부스 취재 및 인터뷰 요청을 받고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PCR 검사를 마친 기자도 온라인 플랫폼에 등록해주겠다는 사무국의 한마디만 듣고 전시회장 입구에서 발을 돌려야 했다.

끝으로 행사 내내 의료진에 관심을 조금이라도 받고자 전시회장 입구 옆 통로 한편에 자리하며, 불특정 행인들을 비롯해 외부에 무방비로 노출됐던 딥노이드·프로메디우스·클라리파이 등 전도유망한 의료AI 기업 관계자들에 안전은 누가 보장해줄 수 있었을까? 뜻하지 않은 차별을 받게 된 그들에 잘못은 빠르게 행사 참여 등록을 못했거나 정해진 예산이 넉넉하지 못했던 것 말고는 없었다.

과연 참여 업체들에 만족 없이 이번 행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할 수 있을까? 안전에 있어 양보는 절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코로나19는 학술대회에 민낯을 덮어주는 만능 방패는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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