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백신, 삼성-바이오시밀러, LG-혁신신약 집중 투자
‘산업계 지각변동’속 정통제약에 혁신적 변화 요구

[의학신문·일간보사=김영주 기자]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개발에서 두각을 나타내는가 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로 한 몫 보고 있다. 그런가하면 LG화학은 2025년까지 1조원을 혁신신약 R&D에 집중 투자할 방침을 밝히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산업계에 이어져온 지각변동의 징후가 드디어 그 실체를 나타내고 있다. 대기업들이 제약·바이오산업에 눈을 돌리며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에 맞는 사업 영역을 찾아 집중 공략으로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대기업의 산업 진출은 지난 1984LG가 최초. 이어 SK87년에 그리고 CJ 등 다수 대기업들이 연이어 들어왔다. 그러나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산업계에서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해왔던 것이 사실. CJ를 비롯한 대다수 대기업이 현재 사업을 철수했거나 미미한 수준이고, 현재도 사업을 이어오고 있는 LGSK도 불과 얼마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던 것이 사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게 대기업 계열들도 정통 제약기업들과 같이 합성의약품 개발 및 판매에 사업을 의존해 왔고, 신약개발은 어렵고 판매경쟁은 치열한 상황에서 별다른 성과창출을 이루기가 어려웠던 것. 혁신신약 개발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야 하나 R&D투자여력에서 다국적제약과 비교 자체가 어려웠던 상황이다. 그나마 LG가 국내 1호 미FDA 신약 팩티브를 개발한 것이나 SK가 국산1선플라를 개발한 것이 신기할 정도이다.

그러던 것이 최근 몇 년 동안에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삼성이 바이오시밀러 분야에 진출해 성공적으로 정착하는가 하면 SK가 백신(바이오사이언스), 합성신약(케미칼), 중추신경계 치료제(플라즈마) 등 분야를 세분화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여기에 최근 LG도 혁신신약 R&D에 대한 집중투자 계획을 밝히고 나선 것,

눈여겨봐야 할 점은 대기업 계열들이 자신들의 특화된 고유 영역을 가지고 있는데 모기업의 특성도 반영돼 있다는 풀이이다. 삼성의 경우 바이오시밀러 생산(로직스)으로 이득을 보고 연구소(에픽스)를 키워가고 있고, SK의 경우 글로벌 경쟁력을 감안한 독자영역(백신 등)에 대한 집중 공략으로 최근 국산 1호가 유력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다. 합성신약에 천착해온 우직한 LG는 혁신신약 개발에 대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있다.

아직까지 이들 대기업들의 제약·바이오 진출에 대해 성패를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분석이다. 바이오시밀러 개발 및 생산에 의존해온 삼성의 경우 그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경쟁으로 우위를 가져왔다면 앞으론 기술경쟁에서도 이겨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중국. 인도 등 바이오시밀러의 새로운 경쟁자들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SK의 경우 우선 코로나19 백신 성공여부가 향후 성장의 중요 모멘텀이 될 전망이며, LG의 경우 대규모 투자가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장담키 어렵다.

이들 대기업군의 약진은 기존 산업계의 판도변화를 부르며 정통 제약기업들에게 혁신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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