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흥원, ‘바이오헬스 산업의 넥스트 노멀’ 연구보고서 발표
코로나19 불구 제약바이오 산업 성과있으나 발전은 여전히 숙제

[의학신문·일간보사=정민준 기자]코로나19 이후를 넥스트 노멀(Next Normal)이라고 칭한다.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이 넥스트 노멀 시기에서 살아남기 위해 대비할 분야는 ‘원격의료’와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위한 ‘신약개발’이라고 전문가들이 입을 모았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지난 19일 코로나시대를 맞아 변화하는 바이오헬스 산업을 분석한 ‘바이오헬스 산업의 넥스트 노멀’이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제약바이오 산업의 가장 중점적 변화의 키워드는 ‘원격의료’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전 세계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임상에서 간호사에 이르기까지 급변하는 의료 기술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보수적으로 받아들이던 의료 시스템의 디지털화를 시작했고 코로나19 대유행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기에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에서 의료 시스템의 디지털화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2019년 미국 소비자 원격의료 채택률은 11% 수준이었으나 코로나19 직후인 2020년 5월 46%까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코로나19가 미국에서 원격의료 사용을 가속화시키는 촉매제 역할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에서도 나타났다. 중국은 코로나19 이전부터 비대면 진료를 적극 추진했으며 최근 비대면 진료를 의료보험 대상에 포함하기도 했고 일본은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비대면 의료 수요가 급증해 정부는 비대면 진료 시스템의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완화하는 등의 대책을 수립했다.

국내에서는 현행 ‘의료법’ 상 원격의료가 불가능하지만 2020년 2월 한시적으로 전화 상담, 처방 등의 원격의료를 허용했으며 이 시기에 진행된 원격의료 건 수는 약 26만 건으로 원격의료의 잠재적 수요를 확인한 사례였다.

뿐만 아니라 이런 디지털화를 바탕으로 한 원격 업무는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시험 현장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신약이 최종 상업화까지 이르는 과정에서 필요한 임상시험과 허가 당국과의 미팅과 생산공장 실사, 그리고 임상과정 중간에 이루어질 기술수출 계약 등이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면서 모두 대면에서 비대면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진흥원은 특정 가상(Virtual) 공간에서의 CRO 기관과의 논의, 환자 임상시험 시행, 미국 FDA 등 임상/허가 당국과의 IND/NDA 미팅, 상업 생산공장의 실사, CMO 기업과의 미팅 등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글로벌 바이오헬스케어 시장에서 앞서나가고 있는 기업들은 코로나19 이전에도 비대면 방식의 패러다임 변화를 받아들여 신약개발 프로세스에 적용해왔기에 국내 기업들도 이를 위해 준비해야 한다는 것.

코로나19 불구 제약바이오 산업 성과있으나 발전은 여전히 숙제

진흥원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2014년도 첫 매출액 1조원 진입 이후 ‘1조 클럽’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글로벌 제약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글로벌 제약기업 성공모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2009년 국내 의약품 생산액은 약 15조원이고 수출액은 약 1조 8000만 원에서 2019년에는 약 22조원에 비해 수출액은 약 6조원으로 수출비중이 급격하게 늘으며 의약품 수출의 2020년 상반기 실적은 2019년 상반기 대비 61%가 증가했다.

이처럼 국내 제약기업들이 급격한 성장과 함께 새로운 분야에 연이어 도전하고 있지만 글로벌 신약 연구개발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한 상황이다.

세계 50대 제약바이오기업이 되기 위해서 최소 3조원 가까운 매출이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 최소 글로벌 수준의 연간 매출 1조원에 가까운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보유해야 한다.

하지만 글로벌 수준의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개발비의 투자는 블록버스터 의약품 매출을 바탕으로 투자하는 것과 그렇지 않는 것에 차이가 너무 크기에 이러한 차이를 줄이기 위한 정부적 차원에 지원이 필요하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우리나라 제약바이오산업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글로벌 트렌드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기 위해서는 임상시험 설계·CRO에 대한 관리 능력·수행능력에 대한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윤택 원장은 “이를 기반해 미래의 청사진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과제의 실행을 통해 민간이 스스로 개척하고 시장의 상황과 부합할 수 있는 실질적인 틀에서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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