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환자 30%가 2가지 약물로 조절되지 않아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한국유씨비제약(대표이사 황수진)이 뇌전증 환자의 30%가 2가지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약물 난치성 뇌전증 환자의 높은 사회적 부담을 지적하고 사회적 관심을 강조했다.
뇌전증은 2017년 기준 국내 인구 1,000명당 약 4.8명이 앓고 있는 흔한 중추신경계 질환이며 원인 및 발생 양상이 다양하다.

국내 뇌전증 환자의 30% 이상은 2가지 이상의 약물로도 발작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약물 난치성 뇌전증’ 환자에 해당하며, 약물 난치성 뇌전증 환자는 일반 뇌전증 환자보다도 더 높은 사회경제적 부담을 가지고 있으나 그동안 제대로 조명되지 않았다.

한국유씨비제약 황수진 대표는 “국내 뇌전증 환자 3명 중 1명은 항뇌전증약물로 적절히 조절되지 않는 난치의 상태로 살아가고 있다”며 “조절되지 않는 질환으로 인한 고통을 비롯해 높은 사회적 부담에 대한 약물 난치성 환자들의 이중고에 대해서 사회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뇌전증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2배 정도 높은 사망률을 보이며 특히 약물 난치성 뇌전증 환자의 경우, 진단 후 초기 사망률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독일 건강보험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18개월 동안 최소 4개 이상의 다른 항뇌전증약을 처방받은 중증 약물 난치성 뇌전증 환자의 연간 입원율은 42.7%에서 55%로 일반인 대조군에 비해 현저히 높았고, 사망률은 3년의 관찰 기간 동안 중증 약물 난치성 뇌전증 환자군에서 14%로 일반인 대조군(2.1%)과 비교하여 약 7배 높은 사망률을 나타냈다.

약물 난치성 뇌전증 환자의 사망 위험은 뇌전증 사망 원인 중 가장 중요하게 꼽히는 갑작스런 예기치 못한 사망(Sudden unexpected death in epilepsy patients, SUDEP)에서 더욱 뚜렷해진다.

SUDEP이란 명백한 이유 없이 갑작스럽게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사망하는 경우를 의미하며 SUDEP의 사망자 수는 2010년 미국에서 100,000명의 인구 중에서는 0.81명, 1,000명의 환자 중에서는 1.16명으로 알츠하이머성치매, 뇌졸중, 파킨슨병, 근위축측삭경화증, 다발성경화증 등 다른 신경계 질환의 사망률에 이어 6번째로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SUDEP의 위험도를 높이는 주요 요인에는 뇌전증 발작이 1-5년간 남아있는 경우와 약물에 반응 하지 않는데 항뇌전증약을 증가시키지 않는 경우가 있다.

특히 최근 메타 분석에 따르면 5분 이상 뇌전증 발작이 지속되는 뇌전증지속상태 환자의 증례 치명률이 14.9%로 알려져 있으며 약물 치료에도 반응이 없는 불응성 뇌전증지속상태(인 경우의 증례 치명률은 무려 33.3%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신경과 문혜진 교수는 “뇌전증 환자들이 질환의 고통을 드러내지 않다 보니, 다른 질환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회적인 지원이나 관심에서 소외되는 경향이 있는데 특히 약물 난치성 뇌전증 환자는 약물로 질환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이 어려워, 질환 자체는 물론이고 사망의 위험부담까지 가중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약물 난치성 환자에서 예기치 못한 사망, 뇌전증지속상태와 같은 사망 위험은 예방 가능한 사망인 만큼 새로운 치료 약물과 치료 방안을 통해 환자들의 예방 가능한 사망을 줄일 수 있도록,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