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극복의 날 맞아 한국 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이태영 회장 인터뷰
"새어나가는 의건강보험재정 아껴 희귀·난치성 질환 환자들에게 지원해야"

[의학신문·일간보사=정민준 기자]“연합회가 희귀·난치성 질환 환자들을 대변해줄 수 있는 기관으로 자리 잡고 싶은 소망이 있다. 아울러 희귀·난치성 질환 국립병원 설립과 고가 의약품에 대한 환우들의 의약품 접근성 향상 위한 희귀질환관리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

한국 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이태영 회장(사진)은 최근 일간보사·의학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취임한 지 1년이 됐지만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활발히 활동하지 못했다”며 “하반기에는 초고가 의약품에 대해 환자들의 접근성 향상을 위해 뛸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태영 회장은 “올해 희귀질환극복의 날은 코로나19 상황이라 한 달 연기해서 진행된다”며 “희귀질환극복의 날은 희귀질환관리법 제정을 기념해 지정됐기 때문에 환우들에게 굉장히 큰 의미가 있는 날이기에 비대면 상황에서 환우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태영 회장은 “이와 함께 연합회가 희귀·난치성 질환 환자들을 대변해줄 수 있는 기관으로 자리 잡고 싶은 소망이 있다”며 “최근에는 희귀질환관리법 개정안을 준비하느라 연합회 직원들 모두가 정신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희귀질환관리법은 희귀질환이 조기진단하기 어렵고 적절한 치료방법과 치료의약품이 개발되지 아니한 질환으로서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경제적·정신적 부담을 가중시키며, 낮은 수익성으로 인해 연구와 투자가 다른 질환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흡한 실정이기에 지난 2015년 12월 제정된 후 2016년도 12월부터 시행됐다.

이후 희귀질환전문기관 지정 구체화와 복지부 복수차관제도 관련 내용으로 2번 개정됐으나 희귀질환 지정 문제와 보험 급여 문제 등 여전히 다양한 문제가 희귀·난치성 질환 환자의 삶을 붙잡고 있다.

이태영 회장은 “우리가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는 국민건강보험 가입자이자 회원으로 권리를 주장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이때까지 희귀병 치료제이고 그것이 고가라는 이유만으로 묵과돼 왔었고 배척됐던 것이 사실이기에 강력하게 법제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구체적으로 국립암센터처럼 희귀·난치성 질환 국립병원 설립과 고가 의약품에 대한 환우들의 의약품 접근성이 향상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자 한다”며 “야당과 여당 모두에게 지지를 받아 희귀질환 관리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된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이렇게 법안은 준비하고 있지만 코로나 시국에서 희귀·난치성 질환 환자들은 필요한 곳에서 어려움이 발생한다”며 “취임 때부터 이야기해왔지만 희귀·난치성 중증 환자가 응급상황이 생겨 병원에 가면 코로나 검사부터 하는데 대기 시간이 너무 길어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또 다른 감염병을 대비해 희귀·난치성 중증 환자를 위해 병동을 따로 마련해준다든지 진료소를 따로 마련해준다든지 방안이 필요하다”며 “대기 시간이 길어져 환우에게 문제가 발생하면 결국 아무도 책임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싼 의약품? 쓸데없이 새어나가는 재정 아껴야 한다

OECD Health Statistics 2020에 따르면 우리나라 항생제 사용량은 29.8로 OECD 25개국 평균(18.6)보다 높은 수준이고 부적절한 항생제 처방이 27.7% 수준으로 높다.

또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약제급여 적정성 평가결과를 보면 항생제가 필요 없는 감기환자에 항생제 처방이 38.3%가 될 정도로 남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태영 회장은 “항생제 남용과 같은 새어나가는 의료비, 건강보험재정을 아껴 정말 목숨이 위태롭고 평생 질환과 투병해야 하는 환자들에게 지원해야 한다”며 “희귀·난치성 질환 환자들에게 불의 사고가 일어난 이후에 약제 허가나 보험급여는 의미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솔직히 사람 목숨 앞에서 경제성 평가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공감하기 힘들다”며 “심지어 외국에서는 사용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을 보면 한숨이 나온다”고 심정을 밝혔다.

이어 그는 “정부가 환자들에게 경제성 논리만 따지지 말고 사람의 목숨을 구하자는 취지로 진행해야 한다”며 “연합회는 21대 국회 내에 희귀질환관리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고 환우들은 치료에만 전념하길 바란다”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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