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간염 치료·간암 예방 전략 ALT 수치 조기 정상화 재조명
TDF 치료 환자 TAF로 전환해 신장·골밀도 안전성 개선돼…TAF 급여 확대 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과거 B형간염 치료 시작의 보조지표로만 여겨지던 ALT(Alanine Aminotransferase) 수치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ALT 수치 정상화가 간암 발병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다는 유의한 연구결과가 연이어 발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외 전문가들은 만성 B형간염 유병률은 감소하고 있지만 간암 등 관련 간질환으로 인한 부담은 오히려 커지고 있는 상황을 지적하며, 이제는 B형간염 치료의 주요 평가 변수로 ALT 수치 조기 정상화의 중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치료 전략의 핵심으로 떠오른 것이 국내에서 가장 최근 출시된 만성 B형간염 치료제 ‘베믈리디(성분명: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 헤미푸마르산염, 이하 TAF)’다.

ALT수치 정상화에 관련된 연구결과가 최근 온라인으로 개최된 ‘The Liver Week 2021’ 학술대회에서 TAF가 ALT 수치 정상화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다양한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특히 TAF의 대표적인 임상시험 108, 110의 최신 5년 장기 임상 데이터와 캐나다에서 ‘만성 B형간염 환자에서 TAF의 유효성 및 신장안전성’을 주제로 진행된 리얼월드 데이터로 이목이 집중됐다.

많은 전문가들은 TAF와 함께 국내 B형간염 치료 시장 3강 체제를 구축 중인 ‘비리어드(성분명: 테노포비르 디소프록실 푸마르산염, 이하 TDF)’, ‘바라크루드(성분명: 엔테카비르)’ 등의 항바이러스 제제 모두 바이러스 억제력에서 우수한 효능을 나타내고 있으므로, 결국 ALT 혜택이 시장내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예견한다.

나아가 다양한 임상 결과를 통해 TAF가 ALT 수치 조기 정상화 측면에서 이점이 있는 것으로 재차 확인됨으로써 TAF를 활용한 B형간염 치료 전략이 더욱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ALT 수치 조기 정상화 달성률, TAF가 TDF보다 높아…새롭게 공개된 5년 데이터 및 RWD 통해 입증

성균관의대 최문석(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길리어드 런천 심포지엄에서 “ALT 수치의 상승은 염증과 섬유증, 간경변 및 암을 포함한 간질환 진행의 위험과 이로 인한 사망위험을 증가시킨다”라며 “특히 최근에는 ALT 수치의 조기 정상화가 간암 발병 위험을 크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이를 고려한 치료 전략이 시급하다”고 ALT 수치 정상화의 중요성을 상기시켰다.

지난 15일 열린 ‘The Liver Week 2021’ 길리어드 런천 심포지엄에서최문석 교수가 좌장을, 해리 얀센 교수가 연자를 맡아 ALT 수치 정상화에 대한 강연을 펼쳤다.

만성B형간염 치료 영역에서 ALT 수치 정상화가 새로운 치료 접근법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다양한 연구 결과를 토론토의과대학 해리얀센 교수가 공개했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TAF의 유효성 및 안전성에 대한 무작위, 이중맹검, 활성대조군, 비열등성 임상시험 108, 110의 데이터에서 TAF 치료군은 Central Labs와 AASLD 기준으로 TDF 치료군보다 96주 시점에서 ALT 수치 정상화 도달률이 조금 더 높은 경향을 보였다.

Central Labs 기준으로는 96주 시점에 ALT 수치 정상화에 도달한 환자 비율은 TAF 치료군에서 75%, TDF 치료군에서 68%였으며, AASLD 기준시 각각 52%%, 44%를 기록했다.

이번 해리 교수의 발표를 통해 공개된 임상시험 108, 110의 5년차(240주) 장기 데이터에서는 초치료부터 TAF로 치료를 받은 환자와 TDF 복용2년차(96주)에 TAF로 전환한 환자, 3년차(144주)에 TAF로 전환한 환자 등 총 세 개의 그룹으로 나눠서 TAF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나아가 연구 240주 시점에 ALT 수치 정상화에 도달한 환자 비율은 TAF 치료군에서 76%, TDF 복용 중 2년차에 TAF로 전환한 환자군에서 74%, 3년차에TAF로 전환한 환자군에서 76%로 결과적으로 세 그룹 모두 높은 ALT 정상 도달률을 보였다. 특히 TDF 치료군은 TAF로 전환하는 시점에서 도달률이 눈에띄게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해리 교수는 본인이 직접 참여한 ‘만성 B형간염 환자에서 TAF의 유효성 및 신장 안전성’이라는 제목의 캐나다 리얼월드 데이터를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공개했다. 최근 국제 학술지 ‘Journal of Viral Hepatitis’에 게재된 이번 리얼월드 데이터에서도 TAF는 TDF 대비 ALT 조기정상화 도달률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캐나다 RWD 연구진은 11개 기관에서 1년 이상 TAF를 복용한 초치료 환자 33명과 TDF 또는 ETV로 치료를 하다 TAF로 스위칭한 환자 143명을대상으로 한 이번 리얼월드 데이터의 하위그룹분석을 진행했다.

TDF에서 TAF로 전환한 환자군의 비교분석 결과, TAF 초치료 환자군이 TAF로 전환한 환자군 대비 ALT 수치가 낮게 나타났다. 또한 TDF 복용 중에 이미ALT 수치가 정상 범위에 도달했더라도, TAF로 전환시 ALT 수치가 더 내려가는 것이 확인됐다.

간질환 분야의 권위자 해리 얀센 교수가 길리어드 런천 심포지엄 연자를 맡아 ALT 수치 정상화와 TAF의 이점에 대해 강조했다.

ALT 수치 비정상 범위를 유지했던 TDF 복용 환자군의 경우TAF 전환시 ALT 수치의 감소폭은 정상 범위군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해리 교수는 “결국 만성 B형간염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간암 발생과 사망 위험을 줄이는 것인데, ALT 수치를 조기에 정상화시키는 것이 이 같은 위험을 감소시키고 장기 치료 예후 개선에 기여한다는 사실이 이제는 잘 알려져 있다”라며 “앞으로는 바이러스 억제뿐 아니라 ALT 수치 정상화 이점을 고려해 TAF와 같은 치료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B형간염 치료중 낮아진 신장 기능 및 골밀도, TAF로 회복 가능…TAF 급여 기준 확대 필요성에 깊은 공감.

ALT 조기 정상화의 이점 등을 바탕으로 TDF에서 TAF로의 세대교체가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ALT 수치 조기 정상화와 간암을 포함한 간질환의발병 위험의 상관관계에 대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주도한 울산의대 최종기 교수(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의 발표도 함께 진행됐다.

발표에 따르면 6개월 안에 ALT가 조기 정상화된 환자들에 비해 6~12개월, 12~24개월의 기간에 걸쳐 ALT 수치 정상화를 달성하거나 24개월이 넘어서도 정상 ALT 수치를 달성하지 못한 그룹에서 간암 발병 위험이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ALT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인 지방간 위험 요소를 제외했을 때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즉, 바이러스억제외에도 ALT 수치가 간암 발병에 독립적인 요소라는 점을 밝혀낸 것.

또한 최종기 교수는 환자가 고령화되면서 당뇨병, 고혈압, 신장장애, 골다공증 등 동반질환이 많아지는 상황을 지적하며 앞으로는 안전성을 고려한 치료전략을 세워야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표적인 항바이러스제의 부작용인 신장 기능의 감소와 여성 환자에서 흔한 골다공증, 골감소증 등의 동반질환을고려할 때 TDF 대비 신장 및 골 안전성이 개선된 TAF를 선택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김창욱 교수와 최종기 교수가 국내 TAF 급여 기준의 한계에 공감하고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지난해에 Lancet Gastroenterology&Hepatology에 발표된 TDF에서 TAF로 치료 전환했을 때의 안전선과 유효성에 대해 평가한 임상 결과, TDF복용으로 감소한 신장 기능과 골밀도가 TAF로 약제 변환시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난 것.

본 연구는 만성 B형간염 환자중에 최소 TDF를 1년 정도 사용해 바이러스가 억제된 환자들에 대해서 TDF로 계속 치료한 그룹과 TAF로 교체한 그룹을 1대1로 무작위 배정해 48주까지 1차 평가 변수를 확인한 다음, 모두 오픈라벨로 TAF 25mg으로 변경해 96주 시점에서 2차 평가 변수를 확인했다.

그 결과 TDF로 치료를 받던 그룹도 48주째에 TAF로 교체할 경우, 신장 및 골 안전성 프로파일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개된 연구 결과에서 크레아티닌 청소율이 TDF 치료군에서는 24주, 48주째까지 감소, 48주시점에서 기저점으로부터 1.7mL/min 감소했으나, TAF로교체 후 연구 96주시점에서는 기저점으로부터 0.5mL/min 증가했다.

골밀도 역시 개선됐다. 특히 척추골밀도에서 변화폭이 컸는데, TDF 치료군에서는 골밀도가 TAF 치료군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경향을 보여 48주시점에서 기저점으로부터 0.14% 골밀도가 감소했으나, TAF로 교체 후 연구 96주시점에서는 기저점으로부터 1.73%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장기간 TDF 복용으로 일시적으로 저하된 신장기능과 감소한 골밀도를 TAF로의 교체처방이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가톨릭의대 김창욱 교수(의정부성모병원 소화기내과)는 “3개월 이상 TDF를 복용한 환자들의 경우 골밀도검사시 보험급여가 적용되기 때문에, 환자들에게 적극적으로 골밀도검사를 시행해 T-score가 -2.5이하로 골다공증이 확인되면 TAF로의 처방 변경이 필요하다”라며 “비용효과성을 근거로 아직TAF에 대한 급여 기준에 제한이 많지만, 국내에서도 TAF에 대한 급여가 보다 확대된다면 많은 환자들이 효능은 물론 안전하고 비용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있을 것”이라고 급여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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