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증적 비용 효과 분석시 816만 4704원의 비용효과…치료대상 확대시 간암발생, 사망률 감소
The Liver Week 2021 치료 제도환경 개선 위한 논의 활발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국내 C형간염 환자 조기발견 시범사업 통해 비용효과성이 입증되면서 향후 국가건강검진 도입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간학회를 비롯한 4개 간(肝) 연관 학회(한국간담췌외과학회, 대한간암학회, 대한간이식연구학회)가 공동 주최하는 학술대회 ‘The Liver Week 2021’가 ‘뉴노멀 시대에 간(肝) 연구 혁신을 위한 대담한 도전’을주제로 5월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개최됐다.

올해 학회에서는 간염, 간암 등 간질환에 대한 최신 치료 지견이 공개됐을 뿐만 아니라, 학술적으로나 정책적으로 국내 B형·C형간염 관리를 위한 제언이 담긴논문도 다수 발표되면서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서울아산병원 임영석 교수와 순천향대병원 장영 교수가 B형 및 C형간염 환자들의 치료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 결과를 공개하면서 질병관리를 위한국가적 노력의 필요성이 부각됐다.

비용효과성이 높게 나타난 B형간염 환자 70% 대상 치료 기준 및 급여 확대 필요성에 대한 논문과 C형간염 환자 조기발견 시범사업의 비용효과성이 확인된논문 공개로 만성 B형 및 C형간염 관련 정책 개선이 재차 촉구된 것.

이번 리버위크에서는 질병관리본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대한간학회가 2020년 9월부터 10월까지 2개월간 공동으로 진행한 C형간염 환자 조기발견시범사업 결과가 공개돼 주목을 이끌었다.

해당 시범사업은 전국 만 56세(1964년생) 성인을 대상으로 국가건강검진체계를 활용해 C형간염 전수검사를 진행하고 C형간염유병률과 비용효과성을 분석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특히 해당 결과가 향후 국가건강검진 항목 도입 검토시 근거자료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이번 결과 발표에 관심이 집중된 것.

발표에 따르면, 이번 시범사업에는 총 104,918명이 전수검사에 참여했다. 그 중 C형간염 항체 선별검사(HCV Ab)에서 양성판정 받은 수검자는792명(0.75%)이었고, 확진검사(HCV RNA)에서 양성판정 받은 수검자는 189명(0.18%)이었다.

비용효과성 분석에서는 국가건강검진을 진행할 시간경변은 50%, 간세포암은 49%, 관련 질병으로 인한 사망은 49%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점증적 비용 효과비(ICER) 분석시 국가검진을시행했을 때 시행하지 않은 경우 대비 816만 4,704원의 비용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발표를 맡은 순천향대병원 소화기내과 장영 교수는 “전세계적으로 C형간염 선별검사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미국 CDC에서도 18세 이상 성인대상 생애 1회 C형간염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며 “이번 비용효과성 분석을 통해 국내 56세 성인을 대상으로 C형간염 국가검진 1회 시행하는 것을 통해간경변, 간암 등의 간질환 발생률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학회에서는 국내 C형간염 선별검사의 비용효과성을 보건의료체계 및 사회적 관점으로 분석한 결과도 발표됐다. 해당 발표에서는 우리나라 40-65세 인구를대상으로 C형간염을 국가검진항목에 포함해 선별검사를 시행하는 전략과 현행의 선별하지 않는 전략을 비교해, 직접의료비용만을 포함하는보건의료체계관점과 간접비용을 포함하는 사회적 관점에서의 비용효과성을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산출된 ICER는 보건의료체계 관점에서$3,538/QALY(질보정수명), 사회적 관점에서 $1,303/QALY로 비용효과성 임계값인 $25,000/QALY 대비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C형간염선별검사 전략이 비용효과적인 방안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B형간염 환자 多, 치료 및 급여기준 확대해 장기치료 예후 개선해야

이번 리버위크에서 국내 B형간염 치료 기준과 항바이러스 약제 보험급여 기준을 확대해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B형간염 환자들을 치료 영역에 두는 것이 오히려 간암 예방에 기여, 만성 B형간염에 대한 국가 부담을 감소시키는 효과적인 방법임이 입증됐다.

현재 국내 대한간학회 만성 B형간염 진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간경변증 환자에서는 ALT 수치와 관계없이 혈청 HBV DNA가 2,000 IU/mL 이상이라면항바이러스 치료가 권고되며, 간경변이 없는 환자의 경우 혈청 HBV DNA가 2,000 IU/mL 이상인 동시에 ALT가 정상 상한치의 두 배 이상으로상승되어야만 항바이러스 치료 개시가 고려된다.

하지만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대로 임영석 교수 발표에 따르면 현재 지침에 의해 치료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환자는 간암 및 질병 진행에 상당한 위험을 가지고 있어 이들 역시 적극적인항바이러스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치료 경험이 없는 만성 B형간염 환자 3,6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의 코호트 연구 결과, 평균 4.6년(중앙값)의 추적관찰기간 동안 161명(4.4%)의환자에서 간암이 발병했는데, 특히 학회 치료 기준에 포함되지 않아 치료를 받지 않았던 환자들에서 발병률이 더 높았다.

161명 환자를 대한간학회와아시아태평양간학회(APASL), 미국간학회(AASLD), 유럽간학회(EASL)의 치료 기준에 따라 나누자 치료를 받지 못하고 간암이 발생한 비율이 각각 64%, 46%, 33.6%로 나타났다.

또한 간경변이 없는 e항원(HBeAg) 양성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ALT 수치가 정상 범위를 보여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하지 않은 환자군의10년간 간암 누적발생률과 간이식 위험·사망률이 치료를 시작한 환자군 대비 현저히 높았다. 각각 무려 2.54배, 3.38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임영석 교수는 이와 관련해 “만성 B형간염은 경구 항바이러스제를 꾸준히 복용하면 간암의 발생과 이로 인한 사망 및 간이식을 유의하게 예방할 수 있다”라며“현재는 위험도가 높은 사람들에서만 치료가 시행되고 있지만 B형간염 치료 기준 확대에 따른 질환 예방 효과 및 비용효과성을 분석한 결과, 현재보다B형간염 치료 대상이 확대되어도 비용 대비 효과적으로 질환 예방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설명했다.

임영석 교수 연구팀은 한국에서 B형간염 치료 기준 확대하는 것과 관련해 세 가지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이에 따른 질환 예방 효과 및 비용효과를 분석했다.

가장 먼저 모든 간경변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치료 대상이 되는 B형간염 환자의 70%가 치료를 받는다고 가정하면 2035년까지 비대상성 간경변 4,300명, 간암 1만3,000명 발생을 막고 1만1,800명의 사망 감소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치료 적응증인 ALT 수치 2배를 정상 상한치 1배로 낮춰서 치료기준을 확대하면 비대상성 간경변증 7,200명, 간암 2만6700명, 사망 2만3300명을 예방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HBV DNA 수치가 2000 IU/mL 이상인환자를 모두 치료 대상으로 한다면 비대상성 간경변증 9,800명, 간암 4만3,300명, 사망 3만7,000명을 예방할 수 있었다. 즉, 세 가지 시나리오 모두 비용대비 효과적이었다.

임영석 교수는 “세 가지 시나리오 모두 비용효과성이 매우 높았다”라며 “때문에 ▲모든 바이러스성 간경변 환자 ▲간경변증이 없고 HBV DNA가 2000 IU/mL 이상인 환자 ▲치료 대상이 되는 B형간염 환자의 70%에서 치료 개시하도록 국내 만성 B형간염 치료 기준을 확대하고 이 같은 변경을 보험급여 기준에도 반영할 것을 제안하는 바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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