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수 회장, "의정협의체와 중복되는 안건 논의 안된다" 제기
강도태 차관, '중복안건 배제' 확약 않고 원론적 입장만 강조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보건의료발전협의체에 그간 불참해 왔던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회장 이필수)가 처음으로 협의체 회의에 참석한 가운데, 의협 이필수 회장은 의료전달체계 등 의정협의체와 중복되는 안건을 보건의료발전협의체에서 논의해서는 안된다는 원칙적 입장을 강조했다.

왼쪽부터 신경림 간협회장, 이상훈 치협회장, 이필수 의협회장, 강도태 복지부 차관, 정영호 병협회장, 홍주의 한의협회장, 김대업 약사회회장

보건의료발전협의체(이하 보발협) 제12차 회의가 12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개최됐다.

1회 회의부터 불참을 선언했던 대한의사협회가 처음으로 참여한 이날 회의에서는 현재 의료계 화두인 비급여 보고의무 시행계획, 대체조제 관련 약사법 개정안, 간호법 제정안 등 의료계 주요 화두를 각 보건의약단체장과 복지부 관계자들이 함께 논의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본 회의에 앞서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의정협의체 논의 안건을 보건의료발전협의체에서 중복 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돌려 밝혔다.

이필수 회장은 “의협은 9.4 합의를 통해 결정된 의정협의체 논의 안건은 계속 의정협의체에서 논의하고, 보건의료발전협의체에서는 그 외 산적한 보건의료현안에 관해 발전된 내용이 나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현재 의정협의체가 중단된 가운데, 정부는 상반기 완성이 예고된 보건의료종합계획 수립을 위해 의정협의체와 중복안건인 의료전달체계 개선 방안 등을 보건의료발전협의체에서 논의한 바 있다. 이에 의료계에서는 의정협의체 안건을 중복 논의하는 것은 9.4의정합의를 위반한 것이며, 의협이 불참중인 보건의료발전협의체에 선제적으로 참여해 중복논의를 막아야한다는 의견이 모아지기도 했다.

이 회장의 발언도 이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반해 복지부 강도태 차관은 “앞으로 의료현안에 관해 직역간 논의시 보건의료발전협의체 내 분과협의체를 만들어 논의할 것”이라면서 “보건의료발전협의체, 이용자 중심 의료혁신 협의체, 의정협의체 등 각계에서 논의한 사항 중 추진 가능한 것은 보건의료발전 종합계획에 담겠다”는 말을 전달했다.

원론적 입장만을 밝힐 뿐, 보발협 논의시 의정협의체 중복안건 배제에 대해서 명확한 입장을 취하지 않았다.

이어 각 단체장들은 의협의 보건의료발전협의체 참여를 환영하는 입장을 모두발언을 통해 밝혔다.

정영호 대한병원협회장은 “그동안 의협이 공식적인 논의에 참여하지 않아왔다”라며 “그렇기에 의협의 의견을 당분간은 좀더 존중하고 의견개진 할 수 있도록 받아들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경림 대한간호협회장은 “의협의 참석으로 보건의료발전협의체가 구성된 이후 처음으로 완전체가 됐다”라며 “이를 통해 6개 단체가 서로 협력해 위기를 극복하고 보건의료개선사항도 국민중심으로 협력체계 만들어 헤쳐가길 기대한다”라고 언급했다.

홍주의 대한한의사협회장과 김대업 대한약사회 회장도 보건의료발전협의체가 심도깊은 논의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피력했다.

한편 이날 비급여 보고의무 시행계획 등이 논의된 만큼, 이상훈 대한치과의사협회장은 모두발언에서 정부의 일방적인 비급여 보고의무화 추진을 비판했다.

이 회장은 “비급여 의무보고만 하더라도 여러 가지 이유로 의료인 전체가 대부분 반대한다”라며 “그러나 그 추진이나 시행, 논의과정에서 의료인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고 너무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보발협은 의료인 현장목소리를 들어보고 좋은 방향으로 결정하는 논의의장이 되었으면 하고, 의료진 전원이 반대하는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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