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시내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대외협력커뮤니케이션 이사

[의학신문·일간보사] 코로나19가 발생했을 때, 백신이나 치료제 해결책에 대한 요구가 상당히 높았지만, 실제로 R&D에는 평균 10~15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쉽지 않으리라 예상했었다. 하지만 대략 1년만에 주요한 백신이 3개 이상 개발되어 접종되는 과학혁신의 기적을 목격하고 있다.

이러한 전례없는 빠른 속도의 백신개발의 성공요인들을 보면, 먼저 혁신에 대한 기반이 그 토대가 되었다는 점이다. 과학혁신은 역사적인 경험과 도전에대한 응답으로써 발전을 거듭해 왔고, 혁신에 대한 가치에 대한 꾸준하고 지속적인 투자가 있었다. 최초의 백신개념이 나오면서 천연두가 현재 전세계에서 박멸되었고 많은 질병에 대한 예방 백신이 개발되고 있고, 코로나치료제의 개념인 혈청치료제의 개념도 수동면역이라는 혁신에서 나온 것이다.

또한 바이러스 또는 세균에 대한 기본적인 탐구 결과가 지속적으로 쌓여지면서 코로나 바이러스를 발견한 셈이다.

현재 3월 30일 기준으로 전세계 글로벌기업들의 코로나19 R&D 현황을 보면 미국에서 긴급사용승인 및 최종 승인을 받은 백신 및 치료제는 9개이며, 임상중인 백신은 83개이고 치료제는 548개이다.

또 다른 성공요인으로 우리가 주목할 것은 과학혁신의 방식에서 예전과 다른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소위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이 속도를 앞당기고 있다. 한 기업이 자체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R&D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번 사례에서도 보듯이 화이자와 독일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엔테크의 협업이 있었고, 아스트라제네카도 영국 옥스퍼드 대학과 백신 공동개발을 진행했다. 결론적으로 백신개발 성공이라는 이익을 주면서 또한 속도면에서도 오픈이노베이션의 장점이 극대화된 예라 할 수 있다.

덧붙여, 이러한 협업과 파트너십의 분위기는 백신의 생산증대에서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전세계 백신 공급량을 초기에 최대한 많이 전세계적으로 보급하는 것이 집단면역의 관건이다.

개발사 자체의 생산역량만으로는 한계가 있는데, 글로벌제약업계는 인류의 보건위기상황에서 서로 힘을 모으는데 발 벗고 나섰다. 예를 들면, 얀센의 코로나19 백신을 머크가 함께 생산하기로 했는데,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협력에 대해 “세계 최대 제약사가 한 제품을 함께 만드는 것은 2차 세계대전에서나 볼 수 있었던 기업 협업”이라고 평가했다. 화이자도 사노피와 노바티스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사노피는 “보다 더 많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초기 백신 접종이 중요하다는 점을 알고 있다. 이번 협력은 공중 보건위기 해결이라는 제약업계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중추적인 단계”라고 강조했다. 또한, 아스트라제네카는 여러 다양한 지역의 백신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15개국 이상의 국가에서 20개 이상의 백신 제조사와 협력 중이며, 이를 통해 2021년 이내에 30억 도즈의 백신을 전 세계에 공급하기로 밝힌 바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의 위탁생산 계약도 이런 방침 하에 체결됐으며,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 공장에서 생산된 백신은 국내뿐 아니라 코백스(COVAX)를 통해 전 세계로 공급된다.

코로나19 발생과 이에 대한 과학혁신의 대응에서 시사점을 정리해 보자면, 궁극적인 해결방안인 “혁신”의 역할과 함 께 혁신의 가치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없이는 하루 아침에 기적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한번 되새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위급하고 긴급한 상황에서 협업과 파트너십의 정신이 성공확률을 높일 뿐만 아니라, 속도도 가속화시킨다는 점을 배웠다.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이러한 혁신의 가치와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사회적 이해가 높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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