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우 교수 “기존 부분마취 수술보다 환자 신체적, 정서적 고통 획기적 감소”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가천대 길병원은 서울대병원에 이어 국내 두 번째로 파킨슨병 환자의 증상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치료법인 심부뇌자극술을 시행한다고 5일 밝혔다. 이 방법을 적용하면 환자들의 수술에 대한 두려움이 크게 줄어들어 치료 방침 결정에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박광우 교수

파킨슨병 치료시 심부뇌자극술은 약물 부작용이 발생하고, 이상운동증 등으로 약물의 효과가 떨어진 환자에게 아주 효과적이며 유일한 외과적 치료법이다. 하지만 과거 심부뇌자극술은 전극선에 대한 신체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환자에게 부분마취만 적용한 상태에서 진행됐다.

수술 시 환자는 머리뼈 깊이 고정된 무거운 틀을 박고, 이후 두피에 5~6개의 구멍이 뚫린 채 뇌에 전극선이 심어지는 1~2시간의 과정을 의식이 있는 채로 겪게 된다. 이때 극심한 정서적, 신체적 고통을 느끼게 된다. 또 이 긴 시간동안 환자는 딱딱하고 좁은 수술침대에서 움직임 없이 고정된 채 깨어있어야 한다.

박광우 교수는 “부분마취가 이뤄지는 이유는 파킨슨병에 의해 문제가 되는 뇌 부분을 정확하게 찾고, 전극선에 의한 효과와 부작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위함”이라며 “예를 들어 수술 중 의료진이 손을 들어보라고 하면 환자는 수술 과정 중에도 손을 들어서 효과를 직접 확인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하지만 과거 한쪽 수술을 받은 환자 대부분이 반대쪽 수술을 거부할 정도로 환자들이 체감하는 고통이 컸었다”고 덧붙였다.

가천대 길병원은 환자들이 보다 안전하고 편안하게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전신마취 후 최소침습 심부뇌자극술을 시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환자의 마취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도구 ‘BIS(Bispectral Index)’와 특별한 마취방법인 ‘TIVA(Total intravenous anesthesia)’이다.

그래야 전신마취 후 표적이 되는 뇌의 신경핵을 자극했을 때 신경활성도를 측정하는 ‘미세전극기록(Micro-electrode recoring, MER)’의 정확도를 높인다.

미세전극기록을 측정하는 순간에는 일시적으로 정맥주사로 투여되는 마취약을 줄여 환자의 마취상태를 풀고 재우듯이 각성시켜 신경활성도를 정상화시켜 놓는 것이다. 그러면 부분마취가 아니어도 원하는 표적의 효과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전신마취 후 심부뇌자극술은 부분마취 심부뇌자극술과 효과 면에서 차이가 없다. 2004년 프랑스 연구에서 부분마취 환자 15명과 전신마취 환자 15명을 비교한 결과, 효과에 큰 차이가 없었으며 2007년 일본 전신마취 환자 15명의 수술 결과가 기존 방법과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광우 교수는 “전신마취 후 심부뇌자극술은 파킨슨병 환자가 보다 안전하고 편안하게 수술받을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가천대 길병원은 여기에 두피를 최소침습적으로 절개해 환자의 신체적, 정신적 부담을 줄였다”고 강조했다.

가천대 길병원은 전신마취 심부뇌자극술에 최소침습 수술방법을 결합했다. 기존 방법은 머리 양쪽 두피에 총 5~6번의 절개가 이뤄지며 지름 약 20cm 정도의 흉터를 남겼었다. 하지만 최소침습적 방법은 약 7cm 남짓의 작은 절개 하나만 남긴다.

수술 전 정확히 확인된 표적에 1개의 전극선만 사용해 최대한 정밀하게 넣는 노력이 이뤄져 가능하다. 기존 수술은 전극선 5개가 사용됐다. 이 같은 방법은 감염률을 낮추고, 출혈의 위험성을 줄여 환자의 통증을 크게 감소시킨다.

박광우 교수는 “파킨슨병 환자는 수술 전 모든 파킨슨 약을 중단한 채로 받게 되며, 환자의 움직임이 제한되고 수술 중 받게 되는 고통은 큰데 거기에 더해 부분마취 수술은 환자에게 매우 큰 신체적·정서적 고통을 남긴다”며 “국내에서 두 번째로 시행한 전신마취 하의 최소침습 심부뇌자극술은 환자 친화적으로 정서적 고통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라며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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