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곳 중 2곳 지난해 연구개발비 증가…레고켐바이오·오스코텍·씨젠, 1년새 수백억 늘려

[의학신문·일간보사=김민지 기자] 국내 바이오사들이 실적부진에 시달리면서도 미래 성장을 위해 지갑을 열었다. 지난해 바이오텍은 실적 저하에도 불구하고 3곳 중 2곳이 R&D 투자를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1일 일간보사의학신문이 2020년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바이오기업 30곳의 매출액 및 영업이익 현황을 분석한 결과, 3곳 중 2곳이 매출 성장을 이뤄낸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조사대상 대다수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수익성 현실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오스코텍(매출액 성장률 895%↑), 씨젠(823%↑), 바이오니아(470%↑), 팬젠(115%↑), 바디텍메드(98%↑), 펩트론(73%↑), 제넥신(64%↑), 강스템바이오텍(52%↑), 테고사이언스(39%↑), 애니젠(36%↑), 에스텍파마(32%↑) 등이 30%이상의 성장률을 보였다.

조사대상 중 흑자전환에 성공하거나 적자를 면한 곳은 대부분 진단키트 업체로 파악됐다. 흑자전환에 성공한 곳은 오스코텍과 바이오니아, 메타바이오메드가 포함됐다.

특히, 씨젠은 영업이익이 6762억원으로 전년보다 2916% 대폭 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외에도 테고사이언스(영업이익 16억원, 357%↑)와 바디텍메드(660억원, 340%↑), 에스텍파마(80억원, 111%↑) 바이넥스(161억원, 43%↑) 등이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팬젠, 펩트론, 제넥신, 강스템바이오텍, 애니젠, 코아스템, 메디포스트, 코미팜, 진원생명과학 등은 적자지속으로 실적부진이 확인됐다. 차바이오텍, 한스바이오메드, 테라젠이텍스 등은 지난해 적자전환 됐다.

이외에도 외형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어들면서 적자전환한 곳도 속출했다. 레고켐바이오와 브릿지바이오, 앱클론 등이 대표적이다.

주목할 점은 대다수 바이오기업들이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연구개발비 투자를 늘렸다는 것이다. 실제로 조사대상 30곳 중 20곳이 전년대비 연구개발비용을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레고켐바이오는 적자전환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R&D투자액을 전년보다 385억원 가량 더 쏟아 부었다. 이 같은 투자비 확대는 2015년부터 해마다 라이센스 아웃(기술수출)을 성공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회사는 지난해에만 익수다테라퓨틱스와 7747억원 규모의 기술수출을 달성했다.

오스코텍과 씨젠도 연구개발비를 전년 대비 각각 174억원, 164억원이나 더 확대했다. 오스코텍의 경우 유한양행과 공동 개발한 ‘레이저티닙’의 기술수출 계약을 성공시킨 바 있다. 이에 회사는 임상 개발 경과에 따라 단계적 마일스톤을 받고 있다.

지난해 R&D 투자액은 레고켐바이오가 560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제넥신(409억원), 헬릭스미스(332억원), 오스코텍(328억원), 씨젠(262억원), 신라젠(185억원), 바이오니아(160억원) 순이었다. 이 같은 투자금액은 중견제약사와 비슷한 규모로, 일양약품(344억원), 대원제약(325억원), 삼진제약(311억원) 등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매출액 대비 R&D투자액 비율이 100% 이상을 기록한 곳은 신라젠, 헬릭스미스, 펩트론, 제넥신, 앱클론, 브릿지바이오, 강스템바이오텍, 레고켐바이오 순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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