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의료연구소, 9.4의정합의 인식과 향후 협의체 운영·코로나19 안정화 기준 등 질의
후보들, 의정합의는 대체로 부정적 입장‥"그럼에도 의정합의 이행할 것, 정부 합의 파기시는 강경대응"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제41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선거에 출마한 6인의 후보가 9.4 의정합의와 향후 의정협의체 진행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후보들은 대체로 9.4의정합의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미 이뤄진 9.4합의의 이행 및 협의체 운영에 대해서는 지속한다는 입장이나,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공공의대 등 논의'라는 합의 원칙을 파기하는 움직임을 정부가 보일 경우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협회장 후보 6인. 첫째줄 왼쪽부터 기호 1번 임현택 후보, 기호 2번 유태욱 후보, 기호 3번 이필수 후보, 둘째줄 왼쪽부터 기호 4번 박홍준 후보, 기호 5번 이동욱 후보, 기호 6번 김동석 후보

바른의료연구소(이하 바의연)는 최근 제41대 의협회장선거에 출마한 6인의 후보와 9.4의정합의에 대한 평가 및 9.4 의정합의 이행여부와 코로나 안정화 이후 논의 원칙에 대한 질의 응답을 진행했다.

6인의 후보는 9.4 의정합의에 대해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냈다.

기호 1번 임현택 후보는 “의정합의는 국민들과의 약속이므로 지켜야 한다”면서 “우리가 대국민 여론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상황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차기 의협집행부 내에 언론대책 부서를 신설 운영하여 유연하게 대처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기호 2번 유태욱 후보는 “지난해 9.4 의정합의는 내용도 절차도 잘못됐다”면서 “모든 투쟁의 시작과 끝은 회원들의 동의가 전제되어야 함에도 회장 독단적인 결정으로 일방적인 합의를 했다”고 지적했다.

기호 3번 이필수 후보는 “9.4의정합의는 긍정, 부정적인 면이 다 있다”면서 “긍정적인 면은 정부의 일방적 정책 추진에 대해 일정부분 제동을 걸 수 있는 기전을 마련했다는 것이며, 부정적인 면은 의료계의 내부의 충분한 의견 수렴절차 없이 서둘러 체결되었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기호 4번 박홍준 후보는 “정부 여당의 정치적인 목적으로 촉발된 사태를 정치적인 합의로 끝낸 것이 큰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정부 여당의 막무가내 폭주를 잠시나마 막은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 있겠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안정화되면 또다시 정부 여당의 질주가 시작될 것이 분명하다”고 우려했다.

기호 5번 이동욱 후보는 “9.4 의정합의안 자체가 현재의 상황을 초래할 것이 당연히 예견되었던 부적절한 안이었다는 점을 당시에 분명히 수 차례 지적한 바 있고 지적한 그대로 정부는 공공의대 등의 악법을 강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기호 6번 김동석 후보는 “지난 9.4 의정합의안에 대해 절차적인 문제는 물론이고 그 내용에 있어서도 매우 잘못되었다고 평가하고 있다”면서 “‘코로나 19 사태가 안정되면 의정협의체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고 협의하기로 한’ 것은 사태를 수습한 게 아니라 잠시 뒤로 미뤄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바의연은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의정협의체 회의를 하기로 명시되어 있는 기존 의정합의안의 원칙을 지킬 것인지, 만약 원칙을 지키지 않는다면 이유는 무엇이고, 또한 의정협의체를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한 질문도 이어 갔다.

기호 1번 임현택 후보는 “국민들과의 약속이므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거부할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안정화에 대해서는 “코로나 안정은 아무도 예측을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바이러스의 변이, 백신의 부족, 백신 개발의 한계를 고려하면 코로나 제로는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코로나 유행의 지속은 결국 의료계가 나서야 하는 문제로 정부보다는 한 발 빠른 대책들을 만들어서 발표하고 제의할 것이며, 의정협의체에서 유리한 입장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기호 2번 유태욱 후보는 “의료계로서는 하자가 있는 합의안이지만 일단 의정합의안의 ‘코로나안정화 이후 논의’라는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코로나 안정화의 기준은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의 복귀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 후보는 “현재 진행되는 의정협의체는 코로나 이후 협의라는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것이며, 원칙대로 한다면 더 이상 의정협의체는 운영할 이유가 없으며 의정합의는 자동적으로 파기될 것이다.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당국에 있다”면서 “향후 정부에 이에 대해 강한 이의제기를 하고 당국의 태도를 보아서 코로나 이후 의정협의체를 계속 운영할지 등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호 3번 이필수 후보는 “합의서 내용을 보면 의정협의체는 단지 공공의대 설립 문제만을 다루는 것이 아닌 의료계의 중대 사안에 대한 논의의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코로나19 안정화 이전에 의정협의체에서 ‘공공의대’ 등의 문제를 다루려는 시도를 한다면 이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 후보는 “‘코로나19 안정화의 기준’은 의정간 협의에 의해 정하기로 하고 있는 바 역학 및 치료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안정화의 기준을 정해야 한다”면서 “의정협의체 는 정부와 의료계가 대등한 입장에서 국민보건과 의료체계 개선을 위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것이 좋으며 향후 41대 의협이 출범하면 의정협의체를 정례화하여 주요한 보건의료 의제를 논의하는 회의체로 운영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기호 4번 박홍준 후보는 “집행부가 바뀐다고 일방적으로 합의를 파기한다면 정권이 바뀔 때 우리도 똑같이 당할 수 있다. 합의 원칙은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박 후보는 “정부 여당이 조금이라도 원칙을 지키지 않고 일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할 경우 합의 파기로 간주하고 투쟁으로 돌입하겠다”면서 “코로나19 안정화는 전 국민의 80% 이상이 백신접종을 실시하여 집단면역이 이루어졌다고 판단되는 시기를 기준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호 5번 이동욱 후보는 코로나 19 안정화의 정의에 대해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회장이 된 이후 정부가 의대정원확대나 공공의대 등 이슈에서 의료계를 강행한다면 전공의, 의대생 등 모든 직역과 소통하며 치밀한 계획과 전략으로 총력 저지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기호 6번 김동석 후보는 “9.4의정합의는 회원들에 뜻에 반한 것이나, 의협은 의사들의 대표 단체로서 대정부, 대국회 합의를 한 것이고, 이런 합의는 곧바로 의사들의 뜻으로 공표되어 국민들은 우리의 뜻으로 인정하고 있다”면서 “비록 우리에게 불리한 합의였지만 일단 의협회장이 체결한 기존 합의는 쉽게 뒤집을 수 없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김 후보는 “울며 겨자 먹기지만 의료계의 여러 현안을 위한 일정 부분의 논의를 최소한 범위에서라도 이뤄질 수밖에 없다”면서 “그러나 소위 ‘4대 악법 의료정책’을 반대하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코로나 사태가 안정이 되면 원점에서 재논의 한다는 것이지, 절대로 동의한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안정화 기준에 대해서는 “코로나 19 사태는 그 이전 일상의 회복이 되어야 종식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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