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사 약국 품절·불량·불용재고의약품 처리에 무관심 ‘지적’

[의학신문·일간보사=김민지 기자] 대한약사회가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에 약국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사안에 대해 책임있는 자세로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약사회(회장 김대업)는 25일 입장문을 통해 “의약품 품절 방관, 불량의약품 늑장 대응을 비롯해 약국 내 불용재고의약품 양산 등의 문제에 대해 다국적제약사와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가 적극 나서야한다”고 밝혔다.

약사회는 “처방의약품은 국민의 적정 치료와 건강권 보장을 위해 정부로부터 가격을 통제받는 공공재의 영역이이다. 정부를 포함해 의약품을 생산·공급하는 제약사부터 환자와 최접점에서 응대하는 약국까지 각각의 책임과 의무는 명확하고 명백하다”면서 “다만, 다국적 제약사의 비협조로 인해 사회적·경제적 손실이 누적되고 약업환경은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고 지적했다.

약사회 측은 다국적 제약사가 학술행사를 빙자해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등 처방의약품 시장 확대를 위한 영업활동에만 집중할 뿐 약국의 반품은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약사회는 “해외 제조소 및 원료수급을 사유로 수시로 의약품 공급 중단(품절)과 재개를 반복하고 있다”며 “공급 중단이 의료기관의 처방 감소로 예상돼 해당 제약사는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는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약을 구하지 못한 환자와 약국에게만 일방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약사회는 “약국은 환자를 위해 적시에 의약품을 제공하고자 실제 사용분 이상의 처방약 여유분을 구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다국적제약사로부터 의료기관의 통상적인 처방일수와 다른 국외 기준의 포장단위(28정)로 공급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국적 제약사의 해외 제조소에서 생산되는 수입·완제의약품의 성상불량 등의 품질불량 이슈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반면, 업체들은 해외 제조원을 통한 제조공정을 확인하고 개선하기까지 오랜시일이 필요하다는 핑계로 수 개월 이상 그 처리를 미루며 적극적인 해결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약사회는 의약품에 대한 환자안전을 강화하고 약국의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동시에 KRPIA에 문제 개선방안 논의를 위한 협력을 제안하고 있다. 하지만 KRPIA로부터 어떤 책임있는 답변도 듣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약사회는 “글로벌의약산업협회는 제14대 신임 회장이 취임하면서 제약바이오산업의 발전과 글로벌화에 적극 나서겠다며 포부를 드러낸 바 있다”며 “하지만 시급하게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환자와 약국의 어려움을 외면한 국내 약업환경 개선이라는 점을 직시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라도 글로벌의약산업협회와 다국적제약사들이 의약품 유통업체, 약국 등 의약품 공급주체와 상생을 목표로 하는 진정성 있는 정책을 수립할 것을 요구한다”며 “국내 의약품 유통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과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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