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CMO 생산설비 규모 세계 1위 ‘부상’…녹십자·한미약품 ‘출사표’ 

[의학신문·일간보사=김민지 기자]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과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국내 전통제약사를 포함해 제약바이오 기업이 잇따라 CDMO 사업에 진출을 고려하거나 시설 증설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백신과 치료제 수요가 급증해 백신 개발사들이 물량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인데다 위탁생산 역량을 보유한 업체가 전 세계적으로 많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코로나 사태를 기회로 시장을 대폭 잠식해 성장과 수익을 챙기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CMO 사업의 대표적 선두주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다. 회사는 현재 인천경제자유구역(송도지구)에 생산설비 36만리터(1공장 3만, 2공장 15만, 3공장 18만)와 임상용 생산설비 4천리터로 총 36.4만리터의 생산용량을 확보해 생산설비 기준 세계 1위의 CMO로 업체로 올라섰다. 현재 글로벌 전통 CMO 강자인 스위스 론자社가 26만리터, 독일 베링거 인겔하임社가 30만리터의 생산설비를 가진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향후 오는 2023년까지 1조 7400억원을 투자해 25.6만리터 규모의 4공장을 신설한다는 복안이다. 이는 생산설비 1위를 지켜 시장을 잠식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주목되는 점은 회사의 매출 대부분이 CMO 사업으로부터 나오는 만큼 공장 가동률과 수주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외형이 대폭 성장하고 순이익도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회사의 매출은 전년(4632억원)에서 66% 성장한 1조 1648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비 219% 상승해 2928억원으로 늘어났다. 성장과 수익성 측면에서 업계가 CMO 사업에 관심을 가진 배경이다.

셀트리온은 셀트리온제약을 통해 본격적으로 CMO 사업에 진출할 것으로 관측된다. 셀트리온제약은 최근 청주공장 내 피하주사(SC) 제형 바이오의약품 생산을 위한 프리필드시린지(PFS) 생산라인을 준공하고 글로벌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인증 준비에 돌입했다.

앞서 셀트리온은 지난해 테바와 편두통 치료제 ‘아조비’의 CMO 공급계약을 1156억원 규모로 체결하면서 매출성장에 힘을 보탰다.

GC녹십자는 지난해 10월 CEPI의 백신 CMO 대상자로 선정돼 코로나19 백신 완제품(DP) 생산을 맡게 됐다. 회사는 CEPI(국제 민간기구 전염병대비혁신연합)가 지원하고 있는 백신 제조사들과 오는 2022년 5월까지 1년 2개월 동안 약 5억 도즈의 물량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녹십자가 최소 5000억원에서 최대 1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한 녹십자는 지난달 바이넥스와 위탁생산(CMO)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두 회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바이오의약품 생산 기지를 적기 확보하고 협력하겠다는 목적이다.

바이넥스는 CDMO전문업체로 1만2000리터 규모의 cGMP급 바이오의약품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15년 9월, 한화케미칼의 바이오의약품 오송생산공장을 인수해 CMO사업에 확대를 추진했다. 현재 회사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은 전체 매출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회사는 500억원을 자금을 투입해 생산설비 확충에 나서기도 했다.

한미약품도 경기 평택시에 바이오플랜트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16년 글로벌 임상 및 허가에 필요한 바이오의약품을 공급하기 위해 제 2공장을 지은 바 있어 향후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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