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65세 미만 우선 접종 결정, 의료진 수용성 높여
코로나19 취약층인 65세 이상 고령층, 접종 지연에 반발 ‘불가피’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사진 왼쪽)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정부가 65세 미만 연령층에게 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우선 접종하겠다고 밝히면서 의협을 비롯, 실제 접종을 수행하는 의료진의 수용성이 좀 더 높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코로나19 취약계층인 65세 이상 고령자 접종이 보류되면서 65세 이상 고령층을 중심으로 한 반발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의료계와 질병관리청 등에 따르면 정부의 ‘한국아스트라제네카코비드-19백신주’의 65세 미만 연령층 우선 접종 발표에 대해 대한의사협회 등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을 살펴보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화이자 백신과 모더나 백신 등과는 다르게 개원가에서 대부분 접종을 수행한다. 약 1만여 곳의 의료기관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담당한다. 이는 곧 개원가를 중심으로 하는 단체의 영향력이 크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이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65세 이상 접종을 반대한 바 있다.

최대집 회장은 지난 1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글을 통해 “의협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을 검토해 만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효능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의 영향력과는 별개로, 정부가 의협의 입장을 들어주면서 지역의사회 등에서도 한결 수월하게 접종 계획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의료계와 정부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이번에 65세 미만 접종을 결정한 예방접종전문위원회에서 회의에 참석한 13명의 위원 중 10명이 65세 미만 접종에 찬성했다.

찬성 위원들 중에서는 백신 안전성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소아청소년과 소속 교수들도 포함돼있다.

이에 반해 65세 이상 접종을 고수했던 위원들 중 일부는 감염내과 소속 교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아과는 로컬 비중이 크지만, 감염내과는 대형병원 비중이 큰 편이다.

이와 함께 백신 이상반응이 고령층에서 더욱 많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개원가가 접종 후 이상반응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별거 없다고 생각하는 의료진부터 상당히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의료진까지 접종 프로세스를 바라보는 층위가 넓다”면서 “고령층 접종에 대한 부담이 큰 일부 의료진에겐 (정부의 65세 미만 우선 접종 결정이)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발표”고 밝혔다.

이렇듯 이번 정부 발표에 대해 의료계, 특히 개원가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야당과 65세 이상 고령층 등은 정부의 발표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국민의힘은 지난 15일 구두 논평을 통해 “K방역의 용두사미 실체를 봤다”면서 “정부가 신의 안전성은 안심해도 된다면서 65세 이상은 맞으면 안 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65세 미만은 맞아도 된다는 근거는 어디에 있나”고 비판했다.

요양시설 등에 입소해 있는 65세 이상 연령층 약 37만여 명 또한 반발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층의 치사율이 높은 코로나19 특성상 접종에 대한 인식도 고령층일수록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유명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연구팀이 최근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에 대한 답변에서 고령층일수록 ‘중요하다’고 답변한 비율이 높았다.

이와 관련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15일 브리핑을 통해 “가장 사망률이 높고 중증도가 높은 고위험군에게 1차적으로 접종을 하는 것이 맞지만 백신에 대한 신뢰나 수용성 부분을 고려했고, 더 확실한 근거를 가지고 접종을 하는 게 더 낫겠다는 판단으로 접종 순서와 일정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 청장은 이어 “65세 이상 (요양병원·시설) 입소자 또는 입원환자, 종사자에 대해 접종을 미루게 된 점에 대해서는 방역당국 입장에서도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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