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5억 규모 일부 단독품목 50% 이상 가격 하락…경합품목도 만만치 않아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1625억원 규모의 분당서울대병원 의약품 입찰 시장을 놓고 의약품유통업체들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섣부른 투찰을 진행할 경우 수억원대의 손해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간보사·의학신문이 분당서울대병원 의약품 입찰 리스트를 분석한 결과 총 의약품 규모는 1625억 8000만원이며 경합품목 중 80~70%, 일부 단독품목의 경우 50% 이상 가격이 하락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단독품목의 경우 다국적제약사들의 마진이 1~2% 수준인 의약품의 예가가 4~8% 수준에 잡혀 있어 이들 품목을 제약사와 교감없이 낙찰시키면 수억원대의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보통 국공립병원 의약품 입찰 시장에서 단독품목의 예가 낮아 낮찰시키더라도 경합품목 계약 과정에서 손해를 어느정도는 커버할 수 있었지만 올해 입찰에서는 경합품목의 예가도 낮아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분당서울대병원의 경우 원외 처방이 이중으로 잡혀있어 굳이 무리한 가격으로 원내 코드를 잡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경합품목에서 대표적인 아토르바스타틴제제의 경우 원내 사용량은 3억원 수준이지만 원외 처방금액이 약 40억원대이다.

문제는 화이자제약 리피토를 비롯해 동아제약 리피논, 종근당 리피오루 등이 모두 원외 코드가 잡혀있어 제약사들이 굳이 원내 코드를 잡기 위해 가격 경쟁을 전개하지 않아 과거와 달리 수익성을 올리기 쉽지 않다.

이처럼 예가가 낮아 수억원대 손해가 예상되지만 의약품유통업체간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보여 낙찰 업체들이 이익을 챙길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작년 입찰에서도 수차례 유찰 사태로 예가가 상승하자 서로 앞다투어 낙찰을 시키면서 결국은 1차 예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낙찰을 시킨바 있다.

다만 작년의 경우 某 의약품유통업체가 수익성을 내지 못하고 납품을 포기한바 있어 작년보다는 다소 경쟁이 주춤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4~5개 그룹정도만 낙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의약품유통업체 관계자는 “분당서울대병원 의약품 입찰 시장은 규모도 적당해 의약품유통업체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이지만 예가가 낮아 낙찰시 수억원대 손해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며 “하지만 작년 분당서울대병원 의약품 입찰에서 포기하는 업체가 나오는 등 부작용이 나온 만큼 의약품유통업체들이 다소 조심스런 투찰을 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의약품 입찰 그룹 규모 및 주요 품목

이와 함께 각 그룹별로 규모와 주요 품목을 살펴보면 조영제그룹인 17그룹이 123억원으로 가장 큰 규모를 나타냈으며 18그룹과 20그룹이 100억원대 규모를 나타냈다.

이외에 대부분 그룹은 80억원~90억원대 규모였으며 마약그룹은 19억원, 향정의약품그룹은 5억원, 헤파빅그룹은 42억원 수준이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한국MSD 키트루다가 56억 9000만원으로 가장 높은 금액이었으며 한국로슈 허셉틴이 41억원, 한국로슈 퍼제타가 41억원, 사노피 아벤티스 엘록사틴이 36억 4000만원, 한국오노 옵디보가 30억원 수준이다.

또한 바이엘코리아 아일리아가 22억 5000만원, 아스텔라스제약 프로그랍이 21억 8000만원, 한국애브비 휴미라 22억 6000만원, 동아제약 그로트로핀투주사액이 27억 8000만원 규모였다.

이외에 눈에 띄는 의약품은 아토피 치료제인 듀피젠트가 9억 7000만원, 골다공증 치료제인 프롤리아가 9억 2000만원, 에이즈치료제인 빅타비가 9억 7000만원 등의 규모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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