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강국’ 일본 중심 열 감지 카메라부터 병의원·복지시설 경비 업무까지 척척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코로나19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접촉이 어려워진 상황 속 서비스 로봇이 활약할 여지가 커지고 있다. 특히 공급망이 새롭게 형성되는 초기 단계인 만큼 우리 기업에도 진출 기회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지난 26일 해외시장리포트를 통해 “최근 로봇시장에 새로운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며 “기존에는 산업용 로봇이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서비스 로봇의 비중이 점차 늘어 오는 2025년에는 산업용 로봇보다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참고로 로봇의 용도에 따라 크게 제조분야에 쓰이는 산업용 로봇과 의료·서비스 등의 분야에 쓰이는 서비스 로봇으로 분류할 수 있다.

특히 건담으로 상징되는 ‘로봇강국’ 일본은 2020년 기준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전체 인구의 28.41%를 차지하는 초고령화사회로 생산연령 인구 감소와 사회보장비용 증가 등의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서비스 로봇은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일본 서비스업에 노동력을 제공하는 한편, 의료 간호 등 고령자를 위한 ‘돌봄노동’ 분야에서도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는 인간과 간단한 일상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대화형 로봇이 다수이나 가까운 미래에는 IoT 기기와 연동해 인간과의 협업을 실현하는 등 사용 분야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위기를 계기로 일본에서 서비스 로봇이 더욱 주목받았다. 의료현장에서 체온 측정, 코로나19 의심 증상에 대한 문진 등을 수행할 수 있는 의료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가운데 히타치의 ‘EMIEW(에뮤)’, 소프트뱅크 로보틱스의 ‘Pepper(페퍼)’ 등 내방객과 간단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로봇을 시범적으로 도입하려는 수요가 늘었다.

이들 로봇은 이미 의료현장에 시범 도입돼 관련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으며, 추후 피드백에 따라서는 더 광범위한 도입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와 개선과제 바탕, 의료현장 활용사례 늘린다

대표적으로 히타치가 출시한 신장 약 90㎝의 자율주행형 커뮤니케이션 로봇 ‘에뮤<사진>’는 자율주행 이동하며, 다국어 음성 대화 기능 및 배터리 자동충전이 특징이다. 오피스 빌딩이나 병원 및 복지시설을 중심으로 낮에는 안내업무, 밤에는 경비업무 역할을 하며 인력 부족 기업에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감염 확대로 의료 종사자의 부담이 가중됨에 따라, 의료현장에서 의료진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에뮤’를 활용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도쿄에 위치한 아리아케 병원은 현관에 ‘에뮤’를 설치해 열 감지 카메라를 사용해 체온을 체크하고 2주 이내에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었는지 등을 체크하는 등 의료진을 보조하고 있다.

오는 3월 말까지 활용 후, 연구를 통해 얻은 데이터와 개선과제를 바탕으로 의료 현장에서의 활용사례를 늘려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페퍼’는 소프트뱅크 로보틱스가 개발한 신장 120㎝의 서비스 로봇으로, 인간의 감정을 인식하는 것이 특징이다. 점포 안내나 간단한 대화 등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며, 주문·결제 기능이 있어 프랜차이즈 기업에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역시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 활약하고 있다. 소프트뱅크 로보틱스는 2020년 5월 도쿄 하치오지 등에 위치한 경증 환자들을 위한 요양시설에 ‘페퍼’를 시범적으로 도입, 입주 시 접객업무 및 입주자에의 식사 제공 업무 보조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공로를 인정해 ‘코로나 대책 서포터즈’로 위촉하기도 했다.

코트라는 “서비스 로봇의 경우 현재로서는 제조물량이 많지 않아 대기업이 참가를 망설이고 있는 상황으로, 탄탄한 기술력과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 결정이 뒷받침된다면 우리 기업들이 기회를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로봇산업을 포함한 제조업 전반을 지원하는 글로벌 파트너링(GP) 사업 등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으므로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