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집단면역 형성 완료가 '최상의 시나리오'…낮은 접종률 등으로 집단면역 형성 실패시 '돌이킬 수 없어'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2020년 1월 20일 국내 유입으로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는 해가 바뀐 2021년에도 ‘현재진행형’이다. 아직 뚜렷한 치료제가 나오지 않은 상황 속에서 코로나19 백신은 현재로선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게임체인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본지에서는 올해와 향후 몇 년간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 ‘최상의 시나리오’와 최악의 시나리오를 나누어 분석해봤다.

최상의 시나리오 : 11월에 집단면역 형성 ‘사실상 완료’

정부가 기대하는 가장 최상의 시나리오는 ‘11월 집단면역 완성’이다. 총 1억600만회분의 백신을 확보하면서 백신 수급 이슈를 극복한 정부는 이제 ‘안전하고 신속하게’ 백신을 접종하는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안전하고 신속한 백신 접종 전략은 몇 가지의 주안점으로 나뉜다. 접종자를 코로나19 등으로부터 안전한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꾸준히 접종하고, 이상반응 모니터링과 대응을 위한 다각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전문성을 갖춘 다수의 접종인력이 꾸준히 접종하고 백신 유통부터 보관까지 철저하게 기준에 맞춰 수행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조건을 모두 갖춘 후, 접종 후 사망 사례가 발생치 않거나 최소화되는 ‘약간의 행운’이 더해지고 국내 도입 백신들이 임상에서 확인된 ‘위약(Placebo)과의 유효성 비교에서의 우월성’을 재현한다면 집단면역 완성이 실현될 수 있다. 참고로 현재 대부분 백신과는 달리, 코로나19 백신은 새롭게 개발된 백신이어서 아직 면역원성과 유효성과의 상관관계가 확립되지 않아 면역원성은 평가지표로 활용되기 어렵다.

정부는 이러한 집단면역 완성의 시점을 11월로 명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백신 접종을) 2월부터 시작해 대체로 9월까지는 접종이 필요한 국민들의 1차 접종까지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쯤이면 대체로 집단면역 형성될 것”이라고 설명한 문 대통령은 “일부 남은 2차 접종과 접종에서 빠진 사람들이 4분기에 접종을 마저 하면 늦어도 11월엔 집단면역이 거의 완전하게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의 집단면역 형성은 국가적으로도 전환점이 된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가 생산성 침체를 벗어나는 등 사회 전반의 긍정적인 변화를 꾀할 수 있는 유무형의 가치가 크다. ‘일상으로의 복귀’가 시작되고, 코로나19로 인한 상처 치유에 집중하면서 국가 도약의 계기도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악의 시나리오 : 집단면역 실패 - 집단 이상반응, 낮은 접종률, 항체 미형성

정부와 의료계가 꼽는 최악의 시나리오 가능성은 세 가지로 나뉜다. 백신 접종 후 집단 이상반응과 낮은 접종률, 백신 자체의 문제로 인한 항체 미형성이다.

최악의 시나리오 이슈는 서로 연관돼있다. 고령자 등 고위험군의 접종 후 이상반응은 방역당국에서 가장 신경쓰고 있는 부분이다. 문진과 접종 후 이상반응 관리 철저 등의 보완책이 있긴 하지만, 이상반응은 ‘접종 시 일부 나타날 수밖에 없는 현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문제는 집단 이상반응과 이상반응 중 중증으로 분류되는 ‘접종 후 사망사례’ 속출이다. 접종하고 사망하는 사례 자체도 큰 문제지만 원인 조사 등을 위해 백신 접종이 중단되는 상황도 악재 중 하나다. 이와 관련, 현지 시간으로 지난 1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모더나 백신 접종 이후 집단 알레르기 반응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주는 집단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 해당 제조번호의 백신 접종을 중단시키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백신 접종 중단은 접종 일정 지연과 함께 백신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트려 접종률을 낮춘다. 접종률 하락과 접종 지연은 집단면역 형성을 늦추거나, 최악의 경우 집단면역 형성에 실패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특히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이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백신 접종은 국민의 협조가 필수인데, 국민이 접종하지 않으면 모든 준비가 물거품이 된다”면서 그 무엇보다도 접종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가능성은 작지만, 백신 자체의 문제로 인해 항체가 형성되지 않는 경우도 최악의 시나리오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항체 미형성 이슈는 변이 바이러스 등이 계속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 최소한 백신에서는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결국 집단면역 실패로 귀결된다. 집단면역 실패는 국가와 국민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를 계속 겪어야 한다는 의미다. 사회적 손실은 더욱 커지고 집단면역 형성 국가보다 국가 경쟁력이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 집단면역 실패 하나만으로 국가의 운명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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