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정보관리팀 “동물→사람 전파 가능성 낮지만 모니터링 지속”

[의학신문·일간보사=이승덕 기자]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5천만명의 누적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드물지만 동물의 코로나19 감염 관련 보고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현재까지는 사람→동물 경로의 감염 사례만이 확인됐으나 개‧고양이부터 사자, 퓨마, 밍크까지 다양한 종으로의 감염이 이뤄졌으며, 동물→사람 감염 추정 사례까지 나오는 등 지속적 모니터링 필요성이 제기됐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 정보관리팀이 최근 공개한 ‘동물에서의 코로나19 감염 사례 보고(위기분석담당관 정리경, 이효숙, 교신저자 권동혁)’에서는 이 같은 내용이 확인됐다.

정보관리팀이 세계보건동물기구(OIE), 신흥 질병 모니터링 프로그램(ProMED Mail), 세계보건기구(WHO) 등을 통해 조사한 결과, 동물 코로나19 감염은 4개 대륙, 19개국에서 총 6종의 135건+321개 농장에서 발생했다(2020년 11월 20일 기준).

종별로는 개가 8개국에서 52건, 고양이 13개국 72건, 호랑이는 1개국 7건, 사자 1개국 3건, 퓨마 1개국에서 1건이 보고됐다.

밍크의 경우 모두 농장에서 집단 발생이 확인되었는데, 7개국의 321개 농장에서 발생이 보고됐다.

발생 국가로는 아시아 2개국(홍콩, 일본), 유럽 11개국(벨기에, 러시아, 독일, 프랑스, 스페인, 영국, 네덜란드, 덴마크, 이탈리아, 스웨덴, 그리스), 아메리카 5개국(미국, 칠레, 브라질, 캐나다, 아르헨티나) 그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 총 19개국이었다.

동물에서의 코로나19 감염경로 및 증상은 종류별로 다양하게 조사됐다. 개는 주인의 코로나19 양성 판정 이후 같이 살고 있는 반려견 검사에서 확인된 경우가 많았고, 밍크농장의 개는 감염된 밍크로부터의 감염이 추정된다. 증상으로는 무증상, 무기력, 호흡곤란, 기침, 코 분비물, 헉헉거림 등이 있었다.

고양이 또한 주인의 코로나19 양성판정 이후 같이 살고 있는 반려묘에 대한 검사에서 확인된 경우가 많았으며, 밍크농장의 고양이는 감염된 밍크로부터의 감염이 의심된다. 증상으로는 무증상, 설사, 구토, 호흡곤란, 재채기, 고열, 혀 궤양, 신경학적 징후, 식욕부진 등이 있었으며 증상 악화로 안락사된 경우도 있었다.

호랑이와 사자는 동물원에서, 감염된 동물원 직원(사육사)과의 접촉 후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며, 마른 기침, 약간의 호흡곤란, 헉헉거림의 증상이 있었다.

퓨마 또한 동물원에서, 감염된 조련사와의 접촉 후 감염됐고, 감염 8주 후 음성판정을 받았다.

밍크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으로부터의 감염이 의심되며, 네덜란드에서는 매주 밍크농장에
대한 검사를 실시하는 조기경보체계를 통해 다수 발견됐다. 증상으로는 콧물, 호흡곤란, 무감각 등이 있었으며, 증상 악화로 급사하는 사례도 보고됐다.

밍크의 최대 생산국들 중 하나인 덴마크와 네덜란드에서 밍크 감염사례가 두드러졌으며, 네덜란드는 2020년 5월 19일 코로나19(SARS-CoV-2)를 감염성 동물 질병으로 공식 지정하고 매주 바이러스 검사를 받도록 하는 조기경보체계를 통해 감염 농장들을 많이 발견했다.

아메리카에서는 미국, 칠레, 브라질 등 5개국에서 개, 고양이, 밍크, 호랑이, 사자와 같이 다양한 종의 감염사례가 확인됐다. 개와 고양이는 대부분 코로나19 감염자 가정에서 발생했고, 호랑이, 사자는 미국의 동물원에서, 밍크는 미국 내 밍크 다량 생산지인 유타주에서 많이 발생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동물원에서는 퓨마가 감염된 것으로 보고됐다.

연구팀은 “2020년 5월 네덜란드 밍크농장에서 근로자가 밍크로부터 감염이 의심되는 첫 사례가 보고됐다”며 “미국 CDC에서는 현재까지 알려진 제한된 정보에 따르면 동물이 사람에게 코로나19를 전파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WHO에 따르면 최근 덴마크에서 2020년 6월 이후 밍크로부터 감염된 사람이 214명이고 이중 12명에게서 특수 변종(8명은 밍크 농장 관련자, 4명은 지역사회 전파를 통한 감염)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한 만큼 전 세계적인 바이러스 정보 공유 및 연구 수행이 필요하다”라며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동물의 종류, 동물 간 전파형태, 동물로부터 사람으로의 전파양상 등을 이해하기 위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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