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협, '의사와 사회, 정치' 주제로 심포지움 개최…박인숙 전 의원 등 '은밀한 정치세력화' 강조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정부와 국회로부터 좋은 의료정책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의사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개원의협의회(회장 김동석, 이하 대개협)은 지난 16일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의사와 사회, 정치’를 주제로 의료정책 심포지움을 개최했다.

발제자로 나선 의사출신의 박인숙 전 국회의원(19·20대)은 의료계를 옥죄는 법안 발의를 언급하면서 이를 되풀이 하지 않으려면 의료계가 정치적 실력을 키우고 목소리를 내되, 협회차원에서 나설것이 아니라 보다 은밀하고 영리한 정치세력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전 의원은 “지금까지 잘 안되어왔던, 국민을 의사편으로 만들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또한 국회의원을 비롯해 도의원, 시의원 등 작은 정치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하고, 압력단체로 의료계가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은 “다만 의사협회 차원에서 정치세력화를 하자거나 정치세력을 키우자고 대대적으로 공표하고 문구를 띄우는데 그러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은밀하고 영리하게 플랜을 세워서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박 전 의원은 ▲정확한 의료정보 관련 대국민 홍보 ▲대선 등 정치적 변화시기 집중적인 정치적 메시지 전달 등을 언급했다.

이어 발제에 나선 박형욱 대한의학회 법제이사는 좋은 의료정책은 국민 관점에서 출발하되 의료인의 관점을 녹여내는 의료정책이며, 환자와 의사의 자율을 신장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이사는 “이처럼 좋은 의료정책을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은 의료계 내부에서 의료 이슈관련 전반적인 합의를 도출해내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하며, 이를 정책화 하기위해 공무원, 정치인, 언론인, 학자, 시민단체를 정치적 우군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박형욱 이사, 서민 교수

심포지움에 참여한 단국의대 서민교수는 사회적 영향을 끼치는 인플루언서로서 의사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서민 교수는 “공공의대 반대 투쟁도 만약 인플루언서의 발언이었다면 국민과 정치권으로부터 무시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도서 집필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국민들의 신망을 얻는 인플루언서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후 진행된 토론에서도 의사 정치력을 확대하고 좋은 의료정책을 이끌어내기 위한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

박형욱 대한의학회 법제이사는 “좋은 의료정책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복지부 공무원과 소통도 중요하다”면서 “하급 공무원들부터 바이패스하지 않고 다양한 부류 공무원들을 설득하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의사노조 설립을 통한 목소리 확대, 면허관리를 위해 의협이 자율징계권을 가져올 것 등의 의견도 제시됐다.

한편, 이날 정재현 대한병원의사협회 부회장(바른의료연구소 기획조정실장)은 저수가, 저보장, 저부담과 동시에 단일공보험제도하에 관치의료로 통제받는 우리나라의 의료제도 문제점을 지적했다.

정 부회장은 “당연지정제와 단일공보험제로 의료기관을 얽메는 우리나라 관치의료하에서는 의료질이 저하되고 의료 획일화가 일어난다. 또한 건보공단의 독립성이 확보되지 않아 정치적으로 이용되기 쉽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가인상, 필수의료 국가책임제와 함께 복수 보험자간 경쟁을 통해서 효율성을 높이고 상호 견제 및 경쟁을 유발해야 한다. 이때, 실손보험은 건강보험의 보완역할만하도록 하고 필수보험과 선택보험을 분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 부회장은 “의료정책 결정은 의료전문가들로 이뤄진 기구의 자문에 따라야 하고 자문기구의 독립성은 법적으로 보장돼야 한다”면서 “지금과 같은 관치의료하에서 의료가 정부의 포퓰리즘 정책에 악용되는 것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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