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비대위원장 등 국민의힘 주요 인사, 의협 관계자들과 15일 간담회 개최
투명한 코로나 백신접종·건보재정 대신 국고지원 통한 백신 접종 등 강조…정부방역은 질타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김종인 비대위원장 등 국민의힘 주요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개최한 가운데, 코로나19 대응과 올바른 백신 접종을 위한 정책적 지원과 협력을 약속했다.

반면 정부 방역에 관해서는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회장 최대집)는 15일 오후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 등 일행의 방문을 받고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했다.

간담회에서는 먼저 정부 방역정책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최대집 회장은 “현재 3차 대유행중인데, 겨울철이 오면 환자가 급증할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했던 일인데도 정부는 허둥거렸다"면서 "노인과 만성질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요양병원을 코호트 격리해서, 한 병원에서 수십 명이 사망하기도 했다”며 방역당국의 잘못된 대처들에 대해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힘 측에 “국민의힘이 제1야당으로서 이러한 의료계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시고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주신다면 코로나19 극복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정부가 코로나19 대처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12월부터 전 세계 국가들이 백신을 확보해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데, 정부는 실질적으로 언제,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접종시킬지 정확한 설명이 없다. 의료계의 전문적 조언을 참고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도 의사협회가 보다 강력한 목소리로 조언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의사들이 봉사했기 때문에 그나마 이정도 대처 이뤄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국민의힘은 가급적 협회와 잘 협조해서, 어떤 정책이 의료에 있어 중요한지 깊이 논의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힘과의 간담회에 참석한 최재욱 의협 과학검증위원회 위원장(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은 “지난 12월 1월 1달반여간 3차 대유행 상황이 심각해, 확진자는 총 7만1천명 중 3만7천명(52%)이 발생했고, 사망자는 1217명중 691명이 발생해 56.7%에 달했다"면서 "K방역이라고 자화자찬할 상황은 아니고, 4차 5차 대유행의 위험을 준비해야 하며, 종식까지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백신 접종에 대한 요구도 이어졌다.

최대집 의협회장은 “새로 개발된 백신인데다가 짧은 시간 내에 상용화되었기 때문에, 여전히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며, 면역 효과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백신 부작용 같은 예기치 못한 결과에 대해 높은 수준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아직 우려가 있는 백신을 단기간에 전 국민에게 접종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부작용 발생시 정부가 충분히 유연하고 포괄적으로 보상함으로써 의료진과 국민을 안심시키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최재욱 의협 과학검증위원회 위원장은 "백신 접종은 신속하게 대규모로 진행해야 하는데 언제까지 몇 명을 어떤 절차와 방법으로 접종하고, 이를 위한 거버넌스 관리는 누가할 것인지 구체화되어 있지 않다. 소통이 원활한 투명한 행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국민들의 불안과 두려움을 해소할 수 없다”고 발언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백신을 어떻게 접종할 것인가에 대한 아무런 공식적 발표가 없다"면서 "결국 정치적목소리가 영향을 끼친게 아닌가 싶고, 전문가인 의협이 과학적근거로 과감히 사실을 설명해주는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재원으로 건보재정을 활용할 것이라는 소식에 대해서는, 국고지원이 우선돼야한다는 의협 측 의견이 이어졌다.

박홍준 공중보건의료지원단장(의협 부회장)은 “백신 접종을 안전하게 부작용 없이 하기 위해서는 검증된 프로토콜을 준용해야 하며 실제 백신 접종을 해야 할 의사들과 의료전문가들의 의견을 잘 청취해서 진행해야 한다"면서 "백신 접종을 건보재정으로하면 예산이 축나게 된다. 국고지원에서 확보해주길 정치권에 요청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방상혁 의협 상근부회장도 "건보재정이란게 중증질환자 등을 위한 소중한 재정"이라면서 "국고에서 백신접종 지원이 우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방 상근부회장은 이전에 국민의힘과 교감을 나눴던 보건부 독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방 부회장은 “사스와 메르스를 똑같이 겪었던 대만과 비교할 때 확진자수가 100배 차이나는 성적표로 K-방역을 말할 수 없다"면서 "코로나19를 계기로 보건의료에 이해도가 높은 전문가가 보건부 장관을 맡아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보건부 분리를 국민의힘에서 심도 있게 검토해주기 바란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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