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진출과 신기술 개발 박차…“백신 접종해도 건재, 후속타 논의는 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과학자와 국민이 함께 선정한 2020 올해 최고의 과학성과에 선정된 ‘K-진단키트’. 국내 진단의료기기업체들은 지난해 코로나19 팬더믹 위기에서 빛나는 실적과 함께 국격을 세웠다는 평가까지 받으며 거대한 성과를 이뤘다.

관세청은 지난해 국내 진단키트 업체의 수출 실적을 2조 5000억원 이상으로 추산할 정도로 품질 좋은 진단키트의 빠른 상용화로 점유율을 확대하며 연일 수출 신기록을 경신했고, 국산 의료기기업계 전반에 인지도와 가치를 높이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이와 같은 흐름은 올해도 계속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연 초부터 다수에 성과들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먼저 선두기업인 씨젠은 코로나19 진단키트 2종에 타액검사법을 적용하는 것에 대한 유럽 체외진단시약 인증(CE-IVD) 변경 허가를 획득했다.

관련 제품은 한 번의 검사로 코로나19 유전자 4종을 진단하는 'Allplex SARS-CoV-2 Assay'와, 코로나19 와 독감 및 감기 등을 한 번의 검사로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Allplex SARS-CoV-2/FluA/FluB/RSV Assay'다.

씨젠은 지난해 말 검사과정 간소화를 위한 비추출 'PCR검사법' 유럽 사용 허가(CE-IVD)를 받았다. 이번 타액검사법 적용 추가 승인으로 콧속 깊숙이 면봉을 넣어 검체를 채취하는 PCR 기본 검사 방법인 비인두도말법과 더불어 타액(침)을 이용한 검사가 모두 가능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타액검사법은 검사 대상이 플라스틱 튜브에 스스로 침을 뱉어 검체를 채취한다. 교육을 받은 의료인이 필요한 비인두도말법과 달리 누구나 손쉽게 검체를 채취할 수 있다. 코로나19 2차 팬데믹으로 급증한 검사량 때문에 검체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 상황을 감안한다면, 타액검사법이 대규모 진단 및 효과적인 방역에 도움을 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혈액으로 2시간 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판별할 수 있는 항체 신속 진단키트도 개발됐다.

강원대는 본교 의학과 서인범 교수 연구팀이 백신 접종 후 면역체계 형성 여부를 간단하게 측정할 수 있는 '코로나19 중화항체 진단키트'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기존 진단키트는 생물안전도 3단계 이상의 음압검사실에서 바이러스를 배양해 면역력 생성 여부를 검사하는 방식으로 3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됐지만, 연구팀이 개발한 진단키트는 혈액을 키트에서 바로 진단하는 '효소면역법' 방식을 기반으로 2시간 내 빠른 검사가 가능하다.

연구팀은 지난해 10월 강원대병원 생명의학연구윤리심의위원회로부터 연구 승인을 받고 임상 평가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기존 바이러스 배양 측정 방법과 새로운 진단키트를 이용한 검사 결과가 100%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으며, 새로 개발한 진단키트의 기술 이전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정식 허가를 받기 위해 절차를 밟고 있다.

"순차 접종의 한계, 백신 있어도 진단키트 가치 굳건"

이를 바라보며 진단키트업계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이 본격 접종을 시작한 만큼 다른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지 않으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란 예측을 내놓고 있다"며 "하지만 순차적 접종이 이뤄질 수밖에 현 백신 공급의 특성상 올해도 진단키트의 중요성은 감소 없이 건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치열한 경쟁 속 기업별 옥석가리기도 시작되고 있는 가운데 자체 성장에 앞서 M&A와 협업 등이 동반될 필요가 있다”며 “현재 성과에 도취하기에 앞서 포트폴리오를 늘리며 후속타를 만들기 위한 업계의 준비는 계속돼야 하고 정부의 다방면의 지원책도 동반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