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지방간, 5mm 이상 용종 발생 최대 2.1배까지 상승…'담낭과 가까운 간 내 지방, 담낭 용종 발생에 영향'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지방간이 담낭 용종의 발생 위험을 높여 주의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안동원 서울시보라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사진) 연구팀(교신저자 정지봉 교수)은 대조군 연구를 통해 담낭 용종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인자를 분석, 이와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은 2015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보라매병원에서 건강검진 및 체성분 측정을 받은 대상자 중 담낭 용종이 발견된 환자를 선별하고, 이들의 임상적 특징을 연령과 성별에 맞게 1:2로 짝지은 정상 대조군과 비교해 담낭 용종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인자를 분석했다.

임상 데이터에 대한 분석 결과, 전체 대상자 1만3498명 중 약 10%에 해당하는 1405명이 담낭 용종을 가지고 있었으며 담낭 용종을 가지고 있는 그룹(45.8%)은 대조군(41.7%)에 비해 지방간의 유병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담낭 용종의 위험인자를 분석하기 위해 연령과 성별 등 교란변수를 보정하고 다변량 분석을 진행한 결과, 지방간을 가지고 있는 경우 담낭 용종이 발생할 위험은 약 1.4배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돼 지방간이 담낭 용종 발생의 독립적인 위험인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증 지방간에 해당할 경우에는 종양성 용종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5mm 이상의 큰 담낭 용종 발생 위험이 최대 2.1배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지방간의 중증도가 높아질수록 추후 담낭암으로까지 진행할 수 있는 종양성 용종의 발생 위험 또한 상승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안동원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지방간을 가지고 있는 환자인 경우 정상인에 비해 담낭 용종이 발생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담낭 용종은 비만한 사람에게서 잘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담낭과 가까운 간 내 지방 또한 담낭 용종 발생에 유의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연구의 교신저자인 정지봉 교수는 “과도한 음주나 고지방, 고칼로리 식단을 피하고 운동을 적절히 병행해 체중 조절 및 지방간을 예방하는 것이 담낭 내 용종 발생을 예방하는 데에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소화기학 학술지인 ‘세계소화기학저널(World Journal of Gastroenterology)’에 지난해 11월 게재됐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