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푸스·필립스·지멘스, 기술 고도화와 파이브라인 확보 등 경쟁력 상승 모색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코로나19의 충격으로 산업계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지만 글로벌 의료기기업체들의 M&A의 열기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전방위적 투자를 바탕으로 기업의 가치와 덩치를 키우며 차세대 파이프라인을 확보할 수 있는 움직임이 연일 계속되며 새로운 도약이 기대되고 있다.

먼저 의료 내시경 분야 선두인 올림푸스는 미국 법인을 통해 기관지 내시경 및 호흡기 질환 진단·치료 분야에 전문성을 보유한 ‘베란 메디컬 테크놀로지스’를 약 3억 4000만 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인수는 소화기 내시경 분야에서 선도적인 올림푸스가 호흡기과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해 추진됐다.

베란 메디컬 테크놀로지스는 의료진에게 치료 부위와 경로를 보여주는 ‘전자기유도 흉부 내비게이션 플랫폼’을 개발해 미국 전역 주요 암 센터에 공급하고 있다. 전자 내비게이션은 여러 갈래로 나눠진 가는 폐 말초부위까지 내시경과 처치구를 정밀하게 삽입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올림푸스는 기존에 기관지 내시경 분야에서 보유하고 있는 역량에 베란 메디컬 테크놀로지스의 전자 내비게이션 기술을 더해 전 세계 암 사망률 1위인 폐암의 조기진단 및 치료에 공헌할 계획이다.

올림푸스 나초 아비아 최고운영책임자 겸 미국 법인 CEO는 “이번 인수를 통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나아가 호흡기 분야에서 올림푸스의 지위를 더욱 굳건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필립스도 최근 웨어러블 심장 원격 진단 및 모니터링기기업체 바이오텔레메트리를 흡수하며 병원에서 부터 가정까지 환자관리 솔루션 분야에 리더쉽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바이오텔레메트리는 매년 100만 명 이상의 심장 환자에 대해 비정상적인 심장 리듬을 무선으로 감지하고 전송하는 웨어러블 모바일 모니터링과 진단 및 AI 기반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환자 치료 제공에 있어 연속성을 가지고 접근하고 있는 필립스의 전략과 잘 맞는다.

기존 필립스가 보유한 치료 포트폴리오 및 혁신 그리고 고급 보안 클라우드 플랫폼과 바이오텔레메트리의 모니터링 솔루션을 결합해 삶의 질을 개선하고 치료비를 줄이며 늘어나고 있는 수요를 처리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에 서겠다는 각오다.

또한 앞서 지멘스 헬시니어스는 지난해 암 치료 부문의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서 방사선 종양학 및 관련 소프트웨어에 특화된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는 베리언 메디컬 시스템즈를 인수한바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베리언은 전 세계 1만 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암 치료에 있어 거시적인 접근방법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머신 러닝 및 데이터 분석 등 최신 기술을 도입해 암 치료 기술을 더욱 발전시키고자 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암 검진부터 치료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암 케어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으며 디지털 종양학 헬스케어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의료기기업계, 과감한 M&A 언제쯤?

한편 국내 의료기기업계의 경우도 각종 M&A가 이뤄지고 있지만 시장의 지각변동을 가져올 수준까지 이어지기에는 아직 갈 길이 먼 상태다.

국내 업체들은 매출 규모에서 나오는 대형 자금 투자의 한계와 가족 경영체계가 주를 이루며 전문경영인의 부재 등이 과감한 M&A가 이뤄지지는 않는 이유로 꼽힌다.

의료기기업계 관계자는 “시장에 관심을 불러올 수 있는 빅딜을 바탕으로 생길 자금 유입의 흐름이 연구개발로 이어지고, 전반적 발전을 이루며 시너지를 볼 수 있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의 M&A를 통해 영세함이라는 한계성을 벗어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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