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석 교수 “장비 향상, 정교한 치료 가능…우수 시스템 갖춘 지역 대학병원도 강점 있어”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수년간 신경외과 분야에서 드라마틱한 성과를 내는 부분은 단연 뇌심부자극술(Deep Brain Stimulation, DBS)이다. 뇌 특정 부위에 가하는 전기적 자극을 통해 운동 기능을 바로잡는다.

특히 최근까지도 꾸준히 업그레이드되며 대표적 난치병인 파킨슨병 치료에 대안으로 꾸준히 제시되고 있는 모습이다. 뇌에 병소를 만들지 않아 가역적이며 환자에 따른 조절이 가능하고, 새로운 치료가 있으면 대치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더불어 기술의 발전에 따라 점차적으로 더 많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어 주목된다.

지역적 한계를 넘어 매년 성공적인 DBS 수술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충북대병원 박영석 신경외과 교수<사진>도 “최근 장비 성능 향상으로 이전보다 정교한 치료를 할 수 있게 됐다”며 활용도가 넓어질 것이라는 사실에 동의했다.

박영석 교수는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도파민 손실에 의해 영향을 받는 운동세포들에 자극발생기 등을 통해 적절한 전기신호를 흘려줌으로써 정상적인 동작과 기능들이 돌아오게 하는 원리를 이용한다”며 “수술 자체는 두려움의 대상이 안 되며 작은 신호가 삶을 변화시킨다”고 밝혔다.

흔히 사용되는 약물적 요법을 다년간 활용하면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크고, 내성이 생기면 약을 늘려야하고 이로 인해 또 다른 부작용이 생긴다. 부작용이 생기면 처방량을 줄일 수 밖에 없고 그러면 다시 증세가 나타나는 등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DBS는 환자 호전을 기대하게 하고 질병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방법으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박영석 교수는 “파킨슨병 뿐만 아니라 사경증, 근긴장이상증, 틱장애, 난치성통증, 강박증 등에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에 따르면 환자의 80~90%가 이상운동의 개선 및 삶의 질 향상을 경험하며 떨림이 줄거나 꼬임 등이 없어지거나 개선되고, 서동증 등이 개선돼 일상생활에서 훨씬 더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 운동증상의 호전과 약 30% 또는 그 이상의 약물 감소 효과도 눈길을 끌고 있다.

고령화 시대를 걷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흔해진 75세 이상의 경우 잘 권하지 않으나 전신상태 및 뇌 상태가 건강하다면 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치매가 심하거나 뇌출혈·뇌종양 등으로 뇌수술 과거력이 있거나, 혈액 응고장애 등 전신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한편 인류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병이 발견된 지 벌써 두 세기가 지났지만 글로벌은 물론 대한민국에서도 환자 발생 추세는 여전한 모습이다. 하지만 환자 해부학적 구조에 맞춰 뇌 부위에 필요한 3차원 전기 자극을 위해 보다 다양한 채널을 활용하고, 더 확장된 충전기술을 무장한 제품들도 연이어 국내 시장에 등장하며 의료진과 환자들에 큰 혜택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출처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 빅데이터 개방시스템

박 교수는 “과거만 해도 전극이 4개에 불과해 전기장을 조정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며 “하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원하는 곳에 정확히 전극을 줄 수 있는 시스템들이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AI와 4차원 자극의 결합, 배터리 한계 넘는 기술 기대”

뇌심부자극술 활용에 있어 충북대병원이 가지고 있는 장점에 대해 박영석 교수는 “다학제를 활용한 협진이 활발하고 최적화된 시스템과 더불어 광유전자와 MRI를 활용한 기초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재활이 필수적으로 동반돼야 하는 질환이고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 대학병원도 우수한 의료진과 시설 등 충분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는 자신감 있는 평가도 더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그는 “증상을 개선하고 합병증의 위험을 줄이며 삶의 질을 높이지만 결국 근본적 치료는 아닌데, 이와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열망이 있다”며 “인공지능(AI)과 4차원 자극을 통해 시공간을 뛰어넘어 최적의 자극을 줄 수 있고, 생체에너지 등을 활용해 배터리와 재수술 부담을 없애는 기술을 담은 차세대 제품이 출시되길 바란다”고 환한 미소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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