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어디까지 왔나? <6>

주성분 ‘피로나리딘인산염+알테슈네이트’ 코로나 바이러스 억제
약물 재창출 방식 2상 승인…국내-유럽-아프리카 21개국서 허가

[의학신문·일간보사] 신풍제약(대표 유제만)은 항말리리아제 ‘피라맥스’(성분명: 피로나리딘 인산염, 알테수네이트)의 코로나19 치료제로의 약물 재창출 가능성을 검토하였다.

2011년 이미 허가를 받아 안전성이 확보된 기존 의약품을 신규 치료제로 개발하는 약물 재창출은 최근 코로나19의 폭발적인 세계적 확산으로 글로벌 경제의 장기침체까지 우려되는 위급한 상황에서 시급히 치료제를 확보하기 위한 약물개발 전략이다.

신풍제약은 감염세포 시험에서 피라맥스의 주성분인 피로나리딘인산염과 알테슈네이트 각각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억제 효과를 나타냄을 확인하였으며, 특히 두 성분의 병용 시 24시간 후 바이러스 역가 억제율(99% 이상)과 48시간까지 지속력이 향상되는 한편, 세포독성은 감소되는 결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신풍제약 관계자는 현재 항바이러스 효능시험법과 보편적으로 쓰이는 시험조건에 대해 “현재의 숙주 세포주는 피로나리딘의 항바이러스 주요예상기전이 결핍되어 있을 뿐 아니라 독성 역치농도까지 낮다고 이미 알려져 있는데도 적절한 인체유래 세포주를 적용할 수 없어 우려가 컸다”라면서, “우여곡절 끝에 2개의 별도 연구기관에서 암맹으로 진행 된 바 시간도 오래 걸렸지만, 다행히 고려대 의대 우수연구진의 도움으로 시험조건을 최적화하여 해당 세포주에서 단독 및 병용 효과를 검증할 수 있었다.

이러한 대규모 감염사태에서 치료일선의 희생적인 노고에 더해 국내 의약학연구진과 감염 전문의 분들의 높은 전문성과 열린 자세, 산학연의 중요성을 다시 느꼈다”고 밝혔다.

‘피라맥스’는 이미 국내(식약처)와 유럽(EMA Article 58조) 및 아프리카 21개국에서 허가받았다. 건강한 지원자에서의 임상 안전성과 약물동태 뿐 아니라, 4천례 이상의 허가임상과 95만 명 이상의 말라리아환자치료임상, 재 투여와 투여 후 2년까지의 안전성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피라맥스’의 현재 복합비(피로나리딘인산염 대 알테수네이트 비율 3:1)에서 유의미한 항바이러스 효과가 기대되고 있으며, 추가기전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in vitro 억제효과가 확인됨에 따라, 임상시험과 임상의들의 자율적 판단에 따라 코로나19 환자에서 허가외 사용에도 대폭 진전이 예상되며, 신풍제약도 임상 례에서의 피라맥스 효과 검증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신풍제약의 항말라리아제 ‘피라맥스’가 2020년 5월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COVID-19) 치료제 임상2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아 현재 ‘피라맥스’를 코로나19 치료에 사용하는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이번 임상 2상은 국내 7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다기관,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평행, 위약대조 방식으로 진행하며, 임상은 경북대학교병원, 고려대구로병원, 고려대안산병원, 아주대학병원, 인하대병원, 한림대성심병원, 연세대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국립중앙의료원, 삼육서울병원 등 10개 병원이 담당한다.

한편 신풍제약은 지난 8월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코로나19 감염증에 걸린 아프리카 환자 250명을 대상으로 피라맥스와 4가지 약물을 비교하기 위한 2상을 시작했다. 비교 대상이 되는 4개 치료제는 해열진통소염제 ‘파라세타몰(Paracetamol)’, 항말라리아제 ‘아르테수네이트-아모디아퀸(Artesunateamodiaquine)’, 구충제 ‘니타조사나이드(Nitazoxanide)’, 간염치료제 ‘다클린자(daclatasvir)- 소발디(sofosbuvir)’ 등이다.

이번 임상에는 피라맥스를 공동개발한 비영리단체인 말라리아퇴치의약품벤처재단(MMV)과의 협력으로 에진티샤(Ezintsha·위트와테르스란대학교 보건 HIV 연구소)에서 임상 진행 중이다.

임상지역은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 위치한 비트바테르스란트대학교(University of the Witwatersrand)의 Wits Reproductive Health & HIV Institute 연구센터다. 2상은 피라맥스를 함께 개발한 스위스 제네바 소재 비영리 재단인 Medicines for Malaria Venture(MMV)와 공동으로 진행한다. 신풍제약은 표준치료요법(Standard of care)과 비교를 통해 안전성과 효용성을 확인할 예정이다.

그 외 영국연구팀에서도 빌게이츠 재단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케냐와 부르키나파소에서 코로나19 신약후보물질인 피라맥스와 말라리아치료제를 비교하는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이처럼 피라맥스가 코로나19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으로 기대를 모으자, 전문가들은 실험 단계에서 가능성을 언급하는 수준이라며 지나친 기대는 경계해야 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신풍제약이 개발한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는 대한민국 신약 16호다. 피라맥스는 지난 2011년 국내자체 말라리아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필수의약품 목록 등재와 미국 FD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을 만큼 효과를 인정받았다.

말라리아 환자가 많은 아프리카연합에서도 말라리아 감염 시 표준 진료지침 치료제로 포함됐다. 신풍제약의 항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가 올 하반기 나이지리아, 기니, 콩고민주공화국 등 아프리카 3개국에서 ‘국가 말라리아 1차 치료지침’에 등재됐다고 밝혔다.

또한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콩고공화국, 니제르, 카메룬 등 4개국을 포함하여 총 7개국에 국가 말라리아 1차 치료지침으로 등재됐으며, 아프리카연합 14여 개국의 민간시장에도 수출되고 있다.

말라리아치료제 피라맥스가 약물 재창출을 통해 새로운 변신에 성공하려면 국내․외 임상 2상에서의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억제 및 치료효과를 입증해야만 하는 큰 고비를 넘어서야 한다. 우리는 새로운 시대에 ‘피라맥스’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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