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역 막론 내원 환자 ‘반토막’ 경영난 심각…이비인후과·소청과 가장 큰 피해 손실 눈덩이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올해는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로 인해 의원급 의료기관(이하 개원가)이 급격한 환자 수 감소로 인해 크게 몸살을 앓았다. 전년 대비 매출이 ‘반토막’났으며, 이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영난으로 허덕이는 개원가의 곡소리는 올해 3월부터 시작됐다. 2월 중순 신천지발 31번 환자에 따른 대구·경북지역 대규모 감염 확산으로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병의원 방문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당시 개원가는 과별 특성에 따라 최소 30%에서 최대 70%까지 내원 환자 수가 줄어들어 경영상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게다가 단순 외래뿐만 아니라 급성이 아닌 예방적 차원의 검진도 사실상 ‘제로(zero)’에 가까워 개원가는 폐업 직전의 벼랑 끝에 몰리게 된 것.

실제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12월 내놓은 ‘코로나19로 인한 개원가의 손실규모 조사’를 보면 환자 수 감소와 이로 인한 매출감소 등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의협 종합상황실과 지역의사회의 협조로 진행된 조사에서 403개 의원에서 2020년 3월의 건보청구액과 매출액이 전년 동월에 비해 평균 각각 약 45%가 감소했다.

개원가는 이같은 경영악화에다 ‘코로나19’에 따른 대체 인력고용, 방역(소독), 마스크 및 손세정제 구매 등 방역 관련 추가비용(1~3월까지 약 340만원)이 발생하는 이중고도 겪고 있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타격을 입은 과는 이비인후과나 소아청소년과다. 실제 의원급 올해 1분기 내원일수 및 진료비 현황을 보면 소아청소년과는 각각 전년동기대비 27.5%, 23.2% 급감했으며, 이비인후과의 경우 각각 11.1%, 5.9% 모두 감소했다.

이에 따라 일부 개원의는 환자가 너무 없다보니 인건비를 지급하기도 어렵게되자 임기방편으로 간호사 등 직원들을 무급으로 휴가를 보내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이같이 개원의들은 ‘코로나19’ 종식을 기다리면서 버텼지만 결국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특히 신천지발 이후 수도권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는 ‘코로나19’ 2~3차 대규모 유행으로 최근 역대 연일 확진자 1000명을 넘어서면서 사태는 보다 심각해졌다.

물론 정부에서도 각종 지원에 나섰지만 개원가에서는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건강보험 청구액 선지급의 경우 결국 전년도 같은 기간 요양급여비용 청구액을 기준으로 앞당겨 주는 제도인데 결국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격’인데다 비급여로 수익으로 의존하는 병의원의 경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병의원 대상으로 진행돼온 ‘코로나19’ 고용유지지원금, 대출자금 등도 절차가 간단하지 않거나 결국 빚을 늘리게 돼 미봉책에 불과했다는 게 개원의들의 입장이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인한 폐쇄·업무정지·소독기관 등 정부에서 손실보상금이 4차례 지급했지만 건강보험 청구액에 국한돼 있어 실효적이지 못했다는 것.

이에 따라 개원가는 최근 국회에서 통과된 ‘3차 재난지원금(3조원)’을 병의원에 최우선으로 투입하고, 각종 세금 감면이나 유예 등 보다 현실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또 이미 시행 중인 직원 고용 자금 지원, 저금리 운영 자금 융자, 건강보험 청구액 선지급 확대 등의 방법도 그 요건을 완화해 많은 혜택을 줘야한다는 게 개원가의 주장이다.

한편 개원의들은 “만약 정부가 현실적이고, 전폭적인 지원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코로나19’가 지속된다면 내년부터 폐업하는 의원 수가 많아지고, 이는 일차의료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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