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의학회, 전문의 대상 서베이 결과 89.2% 필요성 인식…65.2% 검사 적극 권유
통증 및 출혈 우려 극복 ‘연성내시경’ 통한 인식 확대 기대, 수가 전반적 개선은 과제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혈뇨는 방광암, 신우요관암을 비롯한 비뇨계 발생 암의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이자 비뇨계 이상을 알려주는 신호이다.

특히 방광암의 가장 중요한 자각 증상은 혈뇨, 즉 소변에서 피가 비치는 것이다. 혈뇨는 저절로 멈췄다가 다시 생기고 통증이 동반되지 않기 때문에 병원에 가지 않는 경우도 있다. 방광암 초기에는 혈뇨를 제외하면 자극 증상이 거의 없지만 방광암이 진행하면 과민성방광과 비슷하게 방광 자극 증상이 생기고 통증도 점점 심해진다.

이에 눈에 보이는 육안적 혈뇨가 있을 경우에는 지체하지 말고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하며, 동시에 학회를 중심으로 방광내시경을 활용해 정확한 진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주목된다.

대한비뇨의학회(회장 이규성)는 17일 본지와 온라인 인터뷰를 통해 혈뇨 환자를 진료하는 비뇨의학과·내과·가정의학과 전문의 43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혈뇨 진료 현황과 혈뇨의 심각성, 혈뇨 진료 패턴, 방광내시경 검사 등에 대한 인식 서베이 결과를 발표했다.

먼저 비뇨의학과 전문의의 77.6%는 하루에 최소 1명에서 5명의 혈뇨 환자를 진료하고 있었다. 내과· 가정의학과 전문의 중 51.1%는 하루에 1명~5명의 혈뇨 환자를 진료하고 있었는데 하루 평균 1명 미만의 혈뇨 환자를 진료한다는 응답 비율도 45.7%로 나타났다.

내과·가정의학과 전문의들은 혈뇨가 발견된 환자를 비뇨의학과로 의뢰하는 비율이 72.9%로 가장 높았고, 비뇨의학과 전문의들은 혈뇨의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 요세포검사, PSA, CT, 방광내시경 검사를 주로 사용하고 있었다.

비뇨의학과 전문의들은 혈뇨 환자를 보고 비뇨기암 발병 위험성(방광암, 신우요관암, 신장암, 전립선암)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비율이 62.0%로 나타났으며, 내과·가정의학과 전문의들은 40.5%가 혈뇨와 암 발생을 고려했다. 내과·가정의학과 전문의들이 혈뇨 환자를 보고 요로결석이나 방광염을 고려하는 비율은 비뇨의학과 전문의보다 높았다.

특히 이번 조사 결과에서 비뇨의학과 전문의의 89.2%는 육안적 및 현미경적 혈뇨 모두에서 방광내시경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환자에게 적극적으로 검사를 권유하는 비율도 65.2%로 나타났다.

반면 ‘내시경 후 통증 및 출혈로 인한 불만 우려’ ‘낮은 수가’ 등을 이유로 검사를 시행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았는데, 비뇨의학과 전문의의 88.4%는 연성방광내시경검사가 도입되면 방광내시경검사가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학회에 따르면 35세 이상 남자, 육안적 혈뇨, 흡연력, 화학약품을 다루는 직업을 가지고 있고, 방사선·항암 치료를 받았다면 지체 없이 검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검사 시 통증 때문에 무서워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우려를 사고 있지만, 기술의 발전 속에서 통증을 줄이는 방법도 최근 다양해졌다.

학회 유지형 홍보위원(상계백병원 비뇨의학과)는 “쉽게 얘기해서 (연성방광내시경은) 위·대장내시경에 대한 부담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수면 검사가 옵션이 되는 것을 떠올리면 될 것 같다”며 “고통 경감이라는 고유의 특장점을 가지고 있고 사각을 잘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 디지털이 가지고 있는 특성상 고장이 잦고 수가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한편 전 세계를 공포에 빠트린 코로나19 사태가 혈뇨 검사에 미친 영향을 묻는 질문에 대해 학회 류재현 홍보간사(중앙보훈병원 비뇨의학과)는 “건강검진센터를 통해 이뤄지는 검사들이 줄어들었던 것이 체감되며 특히 현미경적 혈뇨를 보는 경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며 “하지만 육안적인 혈뇨에 경우는 크게 상관없이 방문하는 케이스가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회 이준녕 홍보위원(칠곡경북대병원 비뇨의학과)은 한때 큰 위기를 겪었던 대구의 사례를 들며 “인력 부족이 극심해지며 의료전달체계에 중요성을 다시 되새길 수밖에 없었다”며 “개인의원에서도 방광내시경을 하는 케이스들이 꾸준히 늘고 있으며 전문화된 질환들을 빨리 진료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다”고 답했다.

끝으로 커져가는 대국민 홍보의 중요성에 대해 백민기 부총무(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는 “고령화로 접어든 국내에서 향후 비뇨계 암 환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 속에서 혈뇨의 심각성 및 혈뇨가 발생했을 시 대처 방법 등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을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드시 큰 병원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비뇨의학과 전문의라면 누구나 안전하게 방광내시경을 할 수 있다”며 “국민 여러분은 믿고 병의원에 방문해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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