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만 편집국장

[의학신문·일간보사=이상만 기자]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한 찬성 발언으로 대학병원계의 반발을 초래하면서 수개월째 내홍에 휩싸인 병원협회가 별도 특별위원회를 구성키로 하면서 화합과 결속을 위한 분위기 전환에 나서고 있다.

병원계 화합의 디딤돌이 될 ‘정책현안 특위’ 및 ‘병원조직 발전’ 등 2개의 특위 구성안에 관심이 높은 것은 직능간 갈등 해소라는 큰 의미도 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의 위중한 상황에서 국가 방역 및 병원 회생을 위한 책무에 전념해달라는 전국 병원인들의 기대감으로 읽혀진다.

그러나 아직 정식 출범도 못한 예비 특위 구성안(T/O 조정)을 놓고 벌써부터 물밑에서 대학‧중소병원계간에 극한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어 자칫 갈등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들 두 직능 사이에선 “무리한 주장으로 일관한다면 이 참에 서로 갈라서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감정적인 발언도 쏟아내고 있는데 그 만큼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양 직능간 오해와 불신의 골이 깊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위 구성을 둘러싸고 특정 직능에 편중되면 다른 한쪽에서 반발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이치다. 중소병원과 대학병원 외에도 요양병원, 전문병원, 법인병원 등 다양한 직능으로 구성된 병원협회의 경우 소소한 정책 결정이라도 그 결과에 따라 미치는 영향이 다르기 때문에 그만큼 균형적인 시각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번 사태의 경우도 의사인력 확충이라는 큰 틀에는 공감하면서도 그 방법론을 놓고 사전 협의 없이 의대 증원에 찬성했다는 말 한마디로 인해 직능간 화를 키웠다.

병협회장의 경우 대학병원계의 반발로 특위를 구성키로 한 만큼 위원 구성에 있어서도 대학병원계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직능간 형평을 벗어난 위원 구성이나 일방적인 배분은 또 다른 갈등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새겼으면 한다.

병원계는 요즘 코로나19 팬데믹에 의한 환자 급감에다 방역부담까지 겹치면서 중소병원은 물론 대학병원까지도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해 있다. 더욱이 의대생 국시 문제를 비롯해 의료인력난 해소,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등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이러한 엄중한 상황에서 병원협회의 내부 분열 양상이 표출되면 협회의 명예와 위상은 물론 희생으로 일궈낸 k-방역 주역으로서의 이미지도 실추될 것임은 자명하다. 협회를 의지하며 따르는 다수의 병원인들에게 더 이상 실망감을 안겨줘서는 안 된다.

지금은 감정적으로 대립하기 보다는 한발씩 양보해 병원계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소통을 강화하고 지혜와 슬기를 모을 때다.

중소병원계와 대학병원계 모두가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가짐으로 현안해결과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새로운 특별위원회 구성을 통해 하루속히 회무 정상화에 나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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