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욱·황종하 교수 개발...이산화탄소 넣지 않아 부작용 줄여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부인과 복강경 수술 시, 부작용을 줄인 새 수술방법이 국제성모병원 교수팀에 의해 제시됐다.

왼쪽부터 김보욱 교수, 황종하 교수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은 산부인과 김보욱, 황종하 교수팀이 최근 가스(이산화탄소)를 넣지 않아 부작용을 줄인 복강경 수술법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복부에 작은 구멍을 뚫고 이곳에 수술 기구를 넣어 집도하는 복강경 수술은 회복이 빠르고 흉터가 보이지 않아 여러 분야에서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 특히 산부인과 수술의 90% 이상은 복강경으로 시행되고 있는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복강경 수술 시 주입하는 가스로 환자들은 수술 후 부작용을 겪기도 한다. 대표적인 부작용에는 ▲복부장기 압박 ▲횡경막 자극을 통한 어깨통증 ▲대사성 산증 ▲수술 후 구토, 오심 등이 있다.

이러한 부작용에도 가스를 주입하는 이유는 ‘수술 공간의 확보’ 때문이다. 원리는 간단하다. 가스를 넣고 복부를 부풀려 수술기구가 들어가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국제성모병원 산부인과 김보욱 교수는 “수술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는 고압력의 가스를 배에 넣어야 한다"면서 "반면 환자의 체력적 부담과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주입하는 가스의 양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김보욱, 황종하 교수팀은 가스를 사용하는 대신 J자 형태의 견인기로 복부를 들어 올려 수술 공간을 충분히 확보한 후 수술을 집도하는 방법을 택했다. 특히 J자형 견인기는 김보욱 교수가 수술에 맞게 직접 고안했다.

김 교수는 “가스를 사용하지 않고 복강경 수술을 집도하면 수술 공간은 다소 좁아질 수 있지만 수술 시야가 깨끗한 장점이 있다. 특히 수술 시 전기 소작을 하다보면, 연기가 발생하고 수술 시야를 가려 흡입기로 빼내게 된다"면서 "가스를 주입할 경우 연기를 빼는 과정에서 같이 빠져나가 다시 주입해야 하는데, 이러면 수술 시간도 길어지고 부작용이 발생할 확률도 높아진다”며 이번 수술법 개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이번 수술법에서는 기존 복강경 수술과 비교해 들어가는 수술기구의 수가 줄었다. 사용되는 기구가 줄면 수술비용도 절약될 수 있다고 김 교수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수술법을 난소혹 수술, 자궁근종절제술, 자궁적출술 등에 성공적으로 적용했다. 이러한 성과는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아 올해에만 미국내시경외과학회지(Surgical Endoscopy) 등 SCIE급 학술지 4곳에 게재 됐다.

김 교수는 “기존에도 가스를 사용하지 않는 복강경 수술법은 제시됐지만 복부에 견인기를 설치하는 것이 번거로웠다. 이번 수술법은 J자형 견인기를 사용해 절차를 간소화하고 접근성을 높인 방법”이라고 평하며 “하지만 고도 비만이나 심한 유착이 있는 경우 공간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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