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성 혈관부종, 미진단 환자 多…낮은 질환 인지도로 진단까지 평균 10년 이상
피라지르, 미국 가이드라인이 권고하는 유전성 혈관부종 급성발작 치료제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유전성 혈관부종의 유병률은 인구 5만명당 1명으로 국내 예상 환자 수는 약 1,000명에 달한다. 하지만, 2019년 기준 국내 유전성 혈관부종 진단 환자는 80여명에 불과하다.

유전성 혈관부종 환자의 약 40%는 5세 이전에, 약 75%는 15세 이전에 첫 증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증상이 발현된 후에도 진단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10년 이상의 오랜 기간이 소요된다.

유전성 혈관부종 환자들은 평소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손, 발, 사지, 안면, 장관 또는 기도 등의 신체 부위에 급성으로 나타나는 부종과 부종 부위의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내원하게 된다.

이때 질환의 낮은 인지도로 인해 알레르기, 맹장염, 위장질환 등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고, 3~5일 이내에 부종이 저절로 사라져 진단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다.

유전성 혈관부종의 유전 확률은 50%에 달하지만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낮고 진단이 어렵다 보니 유사한 가족력이 있거나 사망 사례가 있어도 정확한 원인을 발견하지 못하기도 하고, 부모 세대에서 증상이 미미해 특별한 진단 없이 생활하다가 자녀 세대에서 증상이 발현돼 가족력을 확인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가족 중 1명이라도 유전성 혈관부종 진단을 받았다면 가족 구성원 모두 검사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 .

유전성 혈관부종의 진단은 임상적 평가, 문진, 그리고 C1 불활성인자 검사의 종합 결과로 이뤄진다. 반복되는 전신의 혈관부종, 장관계 부종에 의한 복통, 구토 등 위장 증상 등이 동반되고 가족력이 있는 의심 환자는 선별검사로 혈청 C4 감소여부를 확인한 후, C1 불활성인자 검사를 통해 C1-INH(C1 에스테라제 억제제) 단백질량과 기능을 측정한다.

유전성 혈관부종 진단에 필요한 C1 불활성인자 검사는 그동안 비급여로 상급종합병원 외래기준 환자에서 7만1000원의 비용 부담이 발생했으나, 2020년 9월부터 건강보험을 적용 받을 수 있어 환자의 비용 부담이 감소했다.

유전성 혈관부종의 치료 옵션은 예방요법(prophylaxis)과 즉시치료요법(On-demand)으로 나뉘어져 있다.

질환의 특성상 발작의 시기 및 위치, 증증도 등에 대한 예측이 불가하고, 초기의 경미한 발작이라도 치명적으로 확대되거나 악화될 수 있어 국제가이드라인에서는 발작의 위치와 중증도에 상관없이 유전성 혈관부종의 모든 발작 시 피라지르와 같은 응급치료제의 최대한 빠른 투여를 권고하고 있다.

2020년 미국 알레르기·천식·면역학회가 발표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유전성 혈관부종 환자의 치료를 위해 첫번째로 피라지르(성분명 이카티반트아세테이트)와 같은 응급치료제 사용이 권고되며, 이후 장기예방의약품, 유전성 혈관부종 증상을 유발하는 원인 제거, 단기예방의약품 등이 고려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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