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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연구과제 '중복'···전문기관 통합해야연구관리 전문기관 한 곳이지만 타 기관에서도 연구추진-별도시스템 ‘비효율'
연구개발 정책, 건강증진 아닌 ‘시장 수요 창출’에 초점···여성 등 우선순위 소외

[의학신문·일간보사=진주영 기자] 신종 감염병 발생으로 보건의료 연구개발 중요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연구 과제의 유사·중복 문제로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어 전담기관에 이관 또는 통합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 18일 ‘NARS 현안분석 보고서’에 실린 ‘보건의료 연구개발사업의 현황 및 개선과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입법조사처는 보건의료 연구개발사업 관리기관 중 전문기관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 곳이지만 질병관리청·국립암센터·국립재활원 등에서 추진되는 연구과제로 인해 유사·중복이 발생하고 있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고자 정부는 지난 2018년 8월 연구관리 전문기관의 효율성 확보를 위해 1개 부처・청 당 연구관리 전문기관을 1개로 통합하고, 전문기관별 상이한 연구개발사업 관리시스템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구축한 바 있다.

하지만 단순히 기관 간 통합만으로는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긴 어렵다는 것이 입법조사처의 분석이다.

복지부의 연구개발사업 예산 5278억 원 중 보건산업진흥원의 예산은 4100억 원(77.7%) 수준이지만, 나머지 다른 기관의 연구개발사업 예산도 1178억 원(22.3%)으로 적지 않은 상황. 

일례로 암 치료나 결핵 등 감염병 관련 연구를 국립암센터·한국보건산업진흥원·질병관리청에서 각각 추진하고 있다.

입법조사처는 “복지부는 연구개발사업 관리기관의 기획・관리 기능에 대한 분석을 통해 중복 업무를 전문기관인 한국보건산업진흥원으로 이관하거나 질환 전담기관으로 통합하는 등 운영체계의 효율성 저하 방지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범부처 연구개발사업 통합관리시스템으로 표준화를 추진 중에 있지만, 다른 기관에서 직접 수행하는 과제나 연구용역 과제는 각각 기관 별도의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어 비효율적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연구관리 전문기관이 아닌 질병관리청 등 4개 기관의 시스템이 범정부 연구개발사업 관리시스템에서 제외돼 별도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입법조사처는 “연구관리 전문기관 효율화 방안을 통해 연구관리 전문기관에서 사용하는 연구개발사업 관리시스템이 갖춰지고 있는 만큼, 연구관리 전문기관이 아닌 기관에서 직접 수행하는 과제나 연구용역 과제도 시스템 표준화 대상에 포함시켜 표준화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건강증진 아닌 ‘시장 수요 창출’에 초점···여성·아동 등 우선순위 소외

보건의료는 국민건강과 직결된 중요한 공공재적 특성을 지녔음에도, 정부는 시장 수요 창출에만 초점을 둔 경제적 목적에서 특정기술 개발에 집중해왔다는 것이 입법조사처의 분석이다.

이에 복지부와 식약처에서 보건의료 연구개발사업의 예산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그 성과는 높지 않을 뿐 아니라 공익적 활용이 미흡한 실정이다.

두 부처의 연구개발사업 예산은 2013년 4967억 원에서 2020년 7710억 원으로 최근 8년간 꾸준히 증가해왔다. 

하지만 2018년 기준 생명·보건의료 분야의 기술수준은 미국 대비 75.2%로 3.5년의 기술격차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국산신약은 2018년 기준 총 31개에 불과하다. 

또한 의약품과 의료기기의 무역수지는 계속 적자인 상태며 적자규모도 증감을 반복하는 등 보건의료 분야의 경쟁력은 높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입법조사처는 “보건의료 연구개발 정책은 산업적인 시장가치를 우선시 하는 경향이 있고 일자리 창출이나 산업육성 목적을 위한 기술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며 "보건의료 고유의 목적인 국민 건강증진과의 연계성 또는 이와 관련된 연구개발을 추진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산업 육성을 목적으로 하는 연구개발은 해당 기술의 확산과 경제적 가치로만 한정되는 한계가 있어 건강불평등 등 사회문제 해결의 효과는 크게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며 ”사업의 우선순위를 공익적 가치에 먼저 두는 것이 정합성을 담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여성·아동·장애인 등 기존의 연구개발에서 비교적 소외된 영역의 경우, 연구개발의 우선순위에서 일차적으로 고려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기존의 연구개발 접근방식은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 출연 등 공중보건학적 위기대응이나 사회문제해결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공공의 편익을 위해 시장을 형성하는 주체로서의 정부의 역할로 전환해, 복지부와 식약처 고유의 연구개발 지원 영역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며 "공공성은 인정되나 시장성이 낮은 분야 또는 민간투자가 원활하지 않은 영역 등을 보건의료 연구개발의 적용 범위에 반영하는 것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입법조사처는 조언했다.

진주영 기자  pearlzero21@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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