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교대제로 일가정의 양립 어려워 이·퇴직율 높아···유연근무제 시범사업 도입 '촉각'

[의학신문·일간보사=진주영 기자] 의료기관의 간호사들은 임신·출산·육아를 병행하기 힘든 근무 환경에 놓여있어, 법·제도적 뒷받침이 마련된 시간선택제 등 다양한 근무형태가 확대·적용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6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다양한 간호사 근무형태 도입 토론회’에서 병원 및 간호계가 현장 간호사들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논의했다.

현재 대부분 의료기관에서 간호사의 근무형태는 주 40시간 이상 근무하는 3교대제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근무형태는 여성이 절대적 비율을 차지하는 간호사들이 임신·출산·육아로 일과 가정의 양립을 어렵게 만들어 이·퇴직을 부추기고 있다.

병원간호사회가 올해 발표한 ‘병원간호인력 배치현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간호사 이직률은 무려 45.5%이며, 5년 전인 2015년 보다 11.6%나 상승한 수치다.

이에 따라 병원의 환자군과 중증도, 근무부서 업무 특성에 따라 간호사가 근무형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간호사들은 목소리를 모았다.

특히 새로운 제도를 시행하기 앞서 '간호사 근무형태 시범사업'을 도입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진현 서울대학교 간호대학 교수는 “정부차원에서 병원 형태와 기능에 따라 다양한 근무형태를 적용하는 시범사업을 도입해야 한다”며 “도입 성공사례를 발굴해 병원별 특성에 맞는 모델을 제시하는 등 다양한 근무제가 가능해진다면 경력간호사 단절 예방과 유휴간호사 정규직 현장복귀를 유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구체적으로 김 교수는 사업 기간을 2년으로 설정하고 8개 권역 내 의료기관 중 간호관리료 차등제 신고기관을 대상으로 공공를 내며 공공병원과 민간병원 동시 신청시 공공병원을 우선 선정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설계했다.

일례로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고 있는 A병원의 경우, 주중 3교대제와 주말 2교대제를 혼용해 스케쥴을 짜서 4일을 근무하고 2일을 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단축시간제를 도입한 B병원에서는 내과병동과 외래 부서에서 육아로 인한 정상근로가 어려운 직원을 대상으로 주 30시간, 24시간으로 단축 근무하며, 40시간 근무할 때와 비례해서 임금과 연차를 적용한다고 언급했다.

실제 다양한 근무형태를 도입한 해외 및 국내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간호사 이직률이 감소하고 신체적 건강, 업무몰입도 및 재직의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근무형태를 운영 중인 청구성심병원에서도 간호사들의 업무만족도 증가로 간호서비스 질이 더 높은 것을 확인했다.

이규민 청구성심병원 간호부장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에 따라 시간선택제 등을 도입했다. 인사배치 시 원하는 병동·근무시간·근무형태를 고려한다”며 “이·퇴직률 감소, 유휴 간호사 현장 복귀, 경력단절 예방,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에 따른 간호사 부족문제 해소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승연 인천광역시의료원장(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 회장)도 간호인력난의 원인을 열악한 근무 환경으로 꼽으며 3교대제 개선 등을 통해 일하고 싶은 병원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송영조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과장은 “다양한 병원에서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고 있는 사례를 확인하고 있으며, 앞으로 유관단체들과 논의를 통해 간호사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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