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병원 표준화 사망비 병원별 공개 해외 사례 소개…“병원 내 사망과 질 개선”
내년 말 나오는 3차 평가 결과 병원별 공개 회의적…의료평가조정위원회 결정이 관건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병원 표준화 사망비는 병원 내 모든 원인의 원내 사망한 환자 상위 80%에 해당하는 주 진단군을 대상으로 실제 사망자수와 환자 중증도를 고려한 기대 사망자수의 비율에 대한 지표 평가로 낮을수록 좋으며, 의료질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평가지표로 꼽힌다.

지난 2015년 첫 실시된 이후 '병원 표준화 사망비'로 명칭을 바꿔 종합병원·상급종합병원 급 종별의 올해 진료분을 대상으로 현재 3차 평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2차 평가를 기반으로 할 때 평가결과로는 종별, 주진단군, 권역(지역)별로 공개되나, 병원별 세부측정 결과는 각 병원에만 개별 통보된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심평원은 정책동향을 통해 병원별 결과 공개를 비롯한 주요국의 적극적인 병원 표준화 사망비 결과 공개 및 활용 사례를 소개해 주목된다.

심보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평가연구부 주임연구원에 따르면, 캐나다는 2016년부터 병원 표준화 사망비를 포함하여 CIHI에서 산출되는 핵심 지표를 Your Health System 웹사이트(www.yourhealthsystem.cihi.ca)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의료 소비자 등은 이 사이트를 통해 국가전체·주별·지역별·병원별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최근 3년간 평가대상에 포함된 입원건수가 연간 2500건 이상인 병원의 결과만 공개하고있으며, 환자 수가 적어 결과가 불안정한 소규모 병원에는 비공개로 사망비 정보를 제공한다.

네덜란드는 결과 공개에 더 적극적이다. 네덜란드보건당국(Dutch Healthcare Authority, NZa14))은 2014년부터 DHD에서 제공받은 가장 최근의 평가결과를 모든 국민들이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 공개하도록 각 병원에 의무를 부여했다.

이에 따라 병원들은 네덜란드병원협회(Dutch HospitalsAssociation, LVZ15))가 관리하는 My Hospital Check 웹사이트(www.ziekenhuischeck.nl)를 통해 병원 표준화 사망비를 포함한 다양한 질 평가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심보람 연구원은 “캐나다, 네덜란드에서 병원 표준화 사망비 평가 결과는 병원의 질 향상을 유도하고, 환자의 병원 선택권을 보장하고자 대중에게 공개되고 있다"면서 "이와 더불어 환자와 병원들이 병원 표준화 사망비 결과를 정확하게 해석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수준의 분석결과를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만약 주요국의 병원별 결과 공개 경향을 따라 국내에도 병원별 결과를 공개하는 것이 결정될 경우, 빠르면 오는 2021년 12월로 예정된 3차 평가 공개에서 이뤄질 수 있다. 다만 평가결과 공개 세부 방침 등은 결과를 산출한 후 의료평가조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의료기관들의 반발을 비롯해 민감한 문제인만큼 병원별 표준화 사망비 공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영국의 경우 중증도 보정 등 사망비 산출 과정과 해석 등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됨에 따라 NHS 합작회사인 DFI는 2012년 발표된 보고서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공개하고 있지 않다.

해외 사례를 소개한 심보람 연구원도 “병원 표준화 사망비는 병원 서비스의 질 수준을 반영하고, 측정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부정확한 정보 제공으로 인해 국민에게 혼란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병원 표준화 사망비 공개와 이를 정책결정 과정에 활용하는 것은 신중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계 관계자도 “애초에 병원 표준화 사망비는 기관별로 줄세우기를 하는 등으로 평가하려고 만든 게 아닌 것을 고려할 때, 국가통계로만 활용·공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3차 평가 이후 1년 주기로 매년 평가를 수행할 계획임에 따라 병원별 결과 공개 필요성이 공론화될 경우 차후 평가 결과 공개 시에는 달라질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편, 의료평가조정위원회의 3차 병원 표준화 사망비 평가 심의는 오는 2021년 11월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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