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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병원의 뉴 패러다임

- 이용균 에이치앤컨설팅 부사장/연세대 보건대학원 겸임교수

이용균
에이치앤컨설팅 부사장
연세대 보건대학원 겸임교수

[의학신문·일간보사] 최근 국내 공공의료에 대해서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졌다. 국내 공공병원은 병상공급 비중은 10%미만이지만 코로나 감염 입원환자의 80% 진료를 담당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공공병원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서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역공공병원은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돼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이유는 일반 환자를 거의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몇몇 지방의료원은 지속된 적자로 인건비조차 지급하지 못할 위기에 처해 있다. 국가손실보상을 개산급(주; 정확한 금액 산출이 힘들 때 개략적으로 계산해서 지급하는 방식)방식으로 지방의료원 병원이 실제 손실분을 포괄산정하지 못하고 있어 해당 의료원에서는 수백억원을 시도에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국비 및 지방비로 지원되는 지방의료원의 국가 재정 투입 규모는 기관 당 33~55억 원에 달했다. 지방공공 의료기관이 지역거점병원 공공성 강화, 의료 취약지 지원, 국가암관리사업, 응급의료기관 지원발전프로그램 등 공공의료를 수행하면서 발생한 적자들이다. 올 한해에도 공공의료기관의 재정적인 적자현상은 코로자로 인해서 더욱 더 확대될 전망이다.

그 동안 지방 국립대 병원에서 적지않은 공적자금이 투입되었다. 하지만 국립대병원의 역할이 민간의료기관처럼 별 다른 차별 없이 수행된다는 지적도 있다. 의료기관의 설립주체에 상관없이 의료기관의 ‘착한 적자(주 ; 착한 적자에 대한 논란도 있음)’가 차지하는 비용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공공의료라는 법적용어가 등장한 것은 2000년「공공보건의료에관한법률」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건강보험의료는 보장성이 50% 수준으로 낮은 수준이었다. 민간의료기관은 영리 지향적으로 운영되었고, 공공병원은 민간병원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공공병원을 늘릴 필요가 있어 법안이 제정되었다.

2000년 이후 건강보험의료 보장률은 47.7%에서 2018년도 63.8% 수준으로 상향되었다. 하지만, 건강보험 보장률은 선진국의 80%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건강보험의료만으로 공공의료의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구조이다. 이 같은 배경에서 2017년 발표된 문재인 케어는 의료서비스 공공성 강화와 함께 의료공급 공공화를 국정과제로 도입, 추진되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는 환자들의 민간대형병원 쏠림(주로 대학병원)이 가속시켰고, 환자진료비 의존형 공공병원의 경영난을 가중시켰다.

이 밖에 공공보건의료 발전 종합대책에 따른 공공병원의 지역책임 의료기관화, 권역의료책임기관화 등의 정책이 추진되면서 경영적자의 확대가 예상된다. 또한, 공공병원의 역할증대(의료급여환자 입원증가, 호스피스 기능 등)에 따른 지역공공병원의 적자운영은 확대될 전망이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공공병원의 기능전환에 따른 새로운 정책틀(패러다임)을 적극 검토해 볼 시점이다. 현재 채택하고 있는 국내 사회의료보험체계(NHS)는 적정수준 의료공급의 필수적이다. 1989년 제도의 도입 당시 국내 경제 사정은 공공병원을 확충할 능력이 없었기 때문에 민간자본에 거의 의존하였다. 그리고 공공병원 주요역할은 민간 주도 의료시장 실패의 보완적 기능을 수행하였다. 하지만, 공공의료기관은 민간병원 대비 낮은 질적 수준과 만성적자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 사태로 공공의료기관은 자의든 타의든 새로운 역할-지역감염병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 같은 공공병원의 기능과 역할 패러다임의 변화로 향 후 공공병원도 새로운 운영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점이다.

먼저, 지역 공공병원의 질적 확대가 필요하며 신규건립에 대한 재정조달의 정책 전환도 필요하다. 현행 지방공공병원의 건립방식은 지방정부와 중앙 정부의 건립비용의 50 : 50 투자방식(matching fund)이 주된 방식인데, 이를 지방정부가 신규건립하고 공공병원 운영예산은 중앙정부가 부담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건립방식은 공공병원의 확대에 지방정부가 우려하는 운영적자 장애를 제거할 수 있다. 또한, 지방공공 병원의 가버넌스를 중앙정부가 수행하여 공공병원의 질 향상과 정책수행 지속성을 유지하는 순기능이 예상된다.

또한, 현행 지방 공공병원 건강보험의 진료비 지불방식에 대한 변경도 필요하다. 그 동안 진료비 지불은 1989년도 건강보험 진료비 지불방식은 FFS(fee for services)와 일부 DRG지불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지역사회 공공병원이 코로나 입원환자를 진료하면서 외래환자진료를 볼 수 없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공공의료기관을 입원중심 진료기관으로 전환하고 진료비 지불도 연간 총액예산제로 지불하는 방안도 단계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공공병원은 공공병원의 설립 취지에 맞는 기능수행, 민간병원의 기능차별화 및 안정적인 공공병원 운영 등의 장점이 예상된다.

의학신문  medicalnews@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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