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소화기 질환부터 진료비지출 큰 근골격계까지 의료이용 감소
만성·중증질환은 신규환자수 감소…공단 "의료이용 감소로 급여 지출 감소…재정 면밀히 분석할 것"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건보공단이 올해 3월부터 7월까지의 국민의료이용행태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한 가운데, 호흡기부터 근골격계까지 전반적인 국민의료이용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 이사장 김용익)은 28일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20년 3월부터 7월까지 국민의 의료이용행태 변화와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공단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생활방역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호흡기 질환과 소화기 질환의 경우 환자수가 감소했다.

감기, 인플루엔자, 폐렴 등 호흡기 감염으로 의료 이용한 환자 수는 2020년 3~7월 803만 명으로 전년 동 기간 1670만 명이었던 것과 대비하여 51.9% 감소했다. 질환별로는 급성 상기도감염(감기) 환자가 50.4% 감소, 인플루엔자 환자는 98.0% 감소한 결과를 보였다.

식중독을 유발하는 세균성 장감염질환 등 소화기 장감염 질환으로 의료이용한 환자 수는 2020년 3~7월 167만 명으로 전년 동 기간 243만 명이었던 것과 대비헤 31.3% 감소했다.

또한 생활방역 영향과 무관한, 당뇨병 등 만성질환과 암, 심장질환 등 중증질환의 경우 기존 환자의 의료이용은 유지됐으나 신규 환자수가 줄어들었다.

중증질환인 암·심장·뇌혈관질환 환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다소 증가했으나 2016~2019년 가중평균 대비 증감률은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암질환의 경우 2020년 3~7월 107만 명으로 전년 동 기간 대비 1.6% 증가했으나, 연도별 증감률을 반영한 2016~2019년 4년 가중평균 대비 증감률은 3.6% 감소했으며, 심장질환은 2020년 3~7월 75만명으로 전년 동 기간 대비 2.4% 증가했으나, 연도별 증감률을 반영한 2016~2019년 4년 가중평균 대비 증감률은 2.5%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뇌혈관질환의 경우 2020년 3~7월 77만 명으로 전년 동 기간 대비 0.6% 증가했으나, 연도별 증감률을 반영한 2016~2019년 4년 가중평균 대비 증감률은 4.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환자수를 암 종류별로 보면 올해 1~7월 위암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한 신환수는 14249명으로 전년 동 기간 대비 11.7% 감소했고, 대장암,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환자 수도 전년 대비 2.5~6.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단은 올해 암 신규 방문 환자 감소 요인으로 암검진 수검률 감소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공단 확인 결과 2020년 암검진 수검률은 2~4월 중 전년 동 기간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고, 5월 이후에는 전년 수준으로 회복되는 중에 있다.

만성질환의 경우 고혈압은 2020년 3~7월 586만 명으로 전년 동 기간 대비 3.2% 증가했으나, 연도별 증감률을 반영한 2016~2019년 4년 가중평균 대비 증감률은 0.2% 감소했으며, 당뇨병은 2020년 3~7월 278만 명으로 전년 동 기간 대비 4.1% 증가했으나, 연도별 증감률을 반영한 2016~2019년 4년 가중평균 대비 증감률은 2.4%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2020년 1~7월 고혈압으로 의료기관을 신규 방문한 환자는 37만 명으로 전년 동 기간 대비 2.9% 감소했고, 당뇨병으로 의료기관을 신규 방문한 환자는 34만 명으로 전년 동 기간 대비 5.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은 수검률 감소가 신규환자 발생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다. 실제 공단에 따르면, 올해 일반검진 수검률이 2~4월 사이 전년 동 기간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고 5월 이후에는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다.

한편, 진료비 지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근골격계질환의 의료이용도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근골격계 질환으로 의료이용한 환자 수는 2020년 3~7월 1083만 명으로 전년 동 기간 1151만 명 대비 5.9% 감소했는데, 연도별 증감률을 반영한 2016~2019년 4년 가중평균 대비 증감률은 8.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 물리치료로 의료 이용한 환자 수는 2020년 3~7월 659만 명으로 전년 동 기간 대비 10.7% 감소했는데, 연도별 증감률을 반영한 2016~2019년 4년 가중평균 대비 증감률은 12.0% 감소하였으며, 1인당 기본물리치료로 내원한 평균일수 또한 2016년 5.31일, 2017년 5.22일, 2018년 5.19일, 2019년 5.19일, 2020년 5.02일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근골격계 질환 진료비는 7조 4599억원으로 전체 진료비의 약 10% 가량을 차지한다.

근골격계 질환을 비롯한 전반적인 국민 의료이용감소로 건보재정에서 진료비 지출 또한 줄어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공단은 수입면에서 건보료 경감, 보험료 수입 감소 등의 영향을 고려해 전반적인 재정상황에 대한 집중 분석에 들어간다는 입장이다.

실제 김덕수 건강보험공단 기획상임이사는 지난 6월 출입기자협의회와의 간담회에서 “국민들이 병의원에 가는 횟수가 줄어들게 되다보니 1조원 규모에 건보재정 진료비 지출 절감이 되는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6월 말 기준 건보 수입은 누적 34조 6674억원, 지출은 누적 35조 9488억원 수준이며, 당기수지는 △1조 2,814억원, 준비금은 16조 4,898억원 규모이다.

공단은 “재정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주의 깊게 모니터링 중에 있으며, 세심한 관리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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