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 사인 연관 가능성 낮아···'길랭-바레 증후군'도 인과관계 역학적 증거 없어

[의학신문·일간보사=진주영 기자] 독감 백신 접종한 뒤 사망한 사례가 속출하자 아나필락시스 쇼크 등 백신의 중증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독감 백신의 중증 이상반응인 아나필락시스는 백신을 접종받은 뒤 30분 안팎에 나타나는 알레르기 증상으로 100만 접종 건당 0.7건 정도 발생하고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리가 현재 걱정하는 것은 백신의 중증 이상반응인 아나필락시스다”며 “백신 성분에 대한 과민한 면역시스템의 반응으로 혈압이 떨어지거나 호흡곤란 의식소실 등 30분 내에 증상이 나타나지만 굉장히 드문 현상이다”고 말했다.

특히 독감 백신 접종 뒤 사망한 사례 중 2명이 접종 시점과 사망 시점 사이 시차가 적다는 이유로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의심된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보건당국은 연관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1명은 질식사로 아나필락시스가 아니며, 나머지 1명은 보호자께서 기저질환으로 인한 병사 가능성을 언급해 아나필락시스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백신의 원료가 되는 유정란의 독성물질이나 균이 그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최근 순수 분리 정재 백신 순도가 높아 이러한 우려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상태다.

정은경 청장은 “예방접종 인과관계 조사할 때, 백신의 독성물질에 대한 먼저 살펴보고 중증 부작용인 아나필락시스 등 증후군과 연관된 것들을 검토한다”며 “독성물질에 대해서는 검증을 통과했고, 추가적 중증에 대한 보고가 없기 때문에 백신 제품 자체 위험성으로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아나필락시스 이외에 백신의 대표적인 중증 이상반응으로 길랭-바레 증후군이 있다. 현재 100만 접종 건당 1~2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인플루엔자 예방접종과 길랭-바레 증후군 발생의 인과관계에 대한 역학적 증거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우주 교수는 “길랭-바레 증후군은 불과 10년 전만해도 위험이 있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며 “하지만 최근 여러 연구 결과 일반인 10만 명 중 1명이 길랭-바레 증후군에 걸리는 것과 비교해 보면, 백신으로 인해 발생하는 100만 명 중 1건은 거의 연관성이 없다고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백신 제품 설명서에 이나필락시스와 출혈 및 내출혈 등의 주의사항이 있는데도, 예진표에 해당 내용을 알리지 않는 등 대국민 홍보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봉민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2일 국정감사에서 “4가 백신의 약물이상반응에 따르면 약물 충동로 아나필락시스 쇼크 등 이상작용이 있다는 설명이 나와 있지만 정부 브리핑에서는 제품 주의사항을 제대로 말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 의원은 “질병관리청은 국민들에게 이러한 부분들을 고시하지 않았으며 예진표에도 이와 관련 안내문이 없다”며 “사망자가 나온 가운데 사용상 주의사항부터 적극적으로 안내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편 국내에서 독감 백신을 접종한 후 사망한 사례가 처음으로 발생한 이후 엿새만인 23일 사망자가 28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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