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알코올 지방간 발생도 늘어나…'근육 감소로 인한 인슐린 저항성 악화 추정'

(사진 왼쪽부터) 보라매병원 소화기내과 김 원·내분비대사내과 구보경 교수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신체 근력이 감소할수록 비알코올 지방간 발생 및 간섬유화 진행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라매병원 소화기내과 김 원·내분비대사내과 구보경 교수 연구팀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의 국민건강영양조사(KNHANES)에 참여한 평균연령 45.6세인 1만3050명의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들의 신체 근력과 간 질환 발생 사이에 유의한 연관성이 존재하는 지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은 대상자의 악력 수치를 체질량지수(BMI)로 나눈 값을 근력 수치로 활용했으며, 지방간 지수와 간 섬유화 바이오마커(BARD, FIB-4) 수치를 통해 대상자의 비알코올 지방간 및 간 섬유화의 유병률을 도출했다.

연구결과, 근력 감소가 비알코올 지방간 발생 및 간섬유화 진행 위험을 유의하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력 강도에 따라 대상자를 4그룹으로 나누어 그룹별 비알코올 지방간의 유병률을 분석한 결과, 근력 최상위 그룹의 유병률은 7.5%에 그친데 비해 최하위 그룹의 유병률은 45%로 약 6배가량 차이를 보였다.

간섬유화 분석에서도 이와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는데, BARD 분석을 통해 확인한 간섬유화 진행도는 근력 최상위 그룹에 비해 최하위 그룹에서 2배 이상 높았으며(29.7% VS 63.9%), FIB-4 분석에서는 두 그룹 사이에 무려 7배에 달하는 차이가 확인됐다(2.6% VS 18.0%).

또한 혼란변수를 통제한 다변량 분석 결과, 근력 감소에 따른 비알코올 지방간 발생 위험은 최대 1.6배, 간섬유화 진행 위험은 최대 1.35배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연구진은 근력 저하가 간 질환의 발생과 유의한 연관성을 가지는 것으로 판단했다.

연구의 교신저자인 김 원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노화 등으로 인한 근력 저하가 비알코올 지방간 및 간섬유화 발생 위험을 높일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체내 포도당을 소모하는 주요 기관인 근육의 감소로 인한 인슐린 저항성 악화가 간 질환 발생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신체 근력이 크게 감소하는 노년기에는 꾸준한 운동 및 식이요법을 병행함으로써 근력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 간 건강 유지에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해외 노인의학 학술지인 ‘근감소증과 근육 저널(journal of cachexia sarcopenia and muscle)’에 지난 7월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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