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보령제약이 빠졌네?

우여곡절 끝에 CEO 출신 김원배 동아제약 사장이 제약협회 이사장에 선출되고, 새로운 이사장단이 구성된 가운데 보령제약의 이름이 끝내 보이지 않자 몇몇 제약 관계자들 입에서 튀어나왔던 의문이다.

제약업계내 위상으로 보나, 창업주 김승호 회장의 업계 원로로서의 위치로 보나 집행부 명단에 빠져선 안될 곳 중의 하나로 꼽히는 보령제약의 부재에 의아해 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

사실은 그 이전 제약협 이사장단 역할을 대신할 임시운영위원회 명단에 보령제약이 들어있지 않아 집행부 명단에 빠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있긴 했으나 제약계 대표적 기업으로 오랫동안 집행부에 속해왔던 업체가 제외되는 경우가 좀처럼 없는 그동안 관례로 비춰 설마 했던 것인데 현실화 됐던 것이다.

당시는 사실상 첫 CEO 이사장 탄생이라는 화제성에, 어려운 상황을 겪고 구성된 집행부 라는 점 등으로 제약협 집행부에서의 '보령제약 부재'가 묻혔다.

그러나 최근 이 문제가 새삼 입초시에 오르고 있는데 제9차 세계대중약협회 아․태지역 컨퍼런스(WSMI AP Regional Conference) 및 제1차 아․태지역 대중약협회 총회(APSMI General Assembly Meeting)의 서울 개최(18일~20일 코엑스 4층 컨퍼런스 홀)가 계기가 되고 있다.

공교롭게도WFPMM(현 WSMI, 세계대중약협회) 제10차 서울총회를 유치한 인물이 당시 제 13대 제약협회 회장이었던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이었다. 김 회장은 당시 서울총회 대회장으로 원활한 대회운영을 총괄지휘하는 등 국제협력체계 확립에 노력했다는 업적을 현재까지도 인정받고 있다.

김승호 회장은 특히 회장직 2년 단임을 실천, 이후 단임 전통을 만들어 회원사 대표가 두루 제약협회를 이끄는 기회를 갖도록 한 인물이기도 하다.

게다가 김승호 회장의 장녀인 김은선 보령제약 회장은 이번 총회에서 차기 APSMI 회장으로 내정돼 있으며 이번 서울대회에 5000만원을 후원 하고 있기도 하다. 김은선 회장은 제약협회 일반약위원회 위원장 인데 부이사장이 아니면서 일반 위원장을 맡는 유일한 인물이기도 하다.

보령제약이 부이사장사 명단에서 빠진 것은 연초 새 이사장 선출을 위한 이사회 개최 당시 경선을 거부한 전임 집행부의 회의장 퇴장에 동참하지 않으면서, 이후 전임 집행부 위주의 집행부 재구성에서 제외된 것이라는 풀이이다.

제약협회는 10일 오전 이사장단회의에 이어 이사회를 열고 세계대중약협회 아태지역 컨퍼런스 및 총회의 성공적 개최방안을 논의한다.

이번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노력하는 제약협 집행부와 그 집행부에 섭섭함이 없을 수 없는 이 대회의 산파역 김승호 회장이 묘하게 겹쳐진다.

제약협회에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있으며, 오랫동안 제약협회 원로로서 산업 발전을 위해 조언을 아끼지 않아온 김승호 회장으로선 현 상황이 유쾌한 일이 아닌 것 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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