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뇌졸중 등 뇌질환 조기 진단, 치료 및 신약개발 연구 획기적 전환점 기대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가천대 길병원(원장 김양우)은 세계 두 번째로 개발에 도전하고 있는 초고해상도(11.74T) 자기공명영상(MRI) 장비의 핵심 부품인 극초고자장 마그넷(Magnet)이 이탈리아 현지에서 선적, 한국으로 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마그넷은 전용 컨테이너에 실려 11월 15일 부산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부산항 도착 뒤에는 곧바로 인천으로 이송, 송도에 위치한 가천브레인밸리 뇌질환센터 지하 2층에 설치하는 작업이 진행된다.

현재 가천브레인밸리에서는 11.74T MRI 장비 설치를 위한 준비 작업이 모두 완료된 상태다. 마그넷이 도착하면 제자리에 안착시킨 후 테스트를 거쳐 MRI 장비로 가동하기 위해 조립 과정을 거치게 된다. 조립이 완료되는 내년 중반기 이후 본격적으로 영상을 얻는 연구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천대 길병원은 2016년 8월 세계 두 번째 뇌전용 극초고자장 11.74T MRI 장비 개발을 위한 핵심 부품인 마그넷 계약식을 체결하고 이듬해, MRI가 설치될 가천브레인밸리 기공식을 개최한 바 있다.

이후 2018년 12월 가천대 길병원 연구진이 사전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세계 최고 성능과 규격을 반영한 마그넷을 ASG슈퍼콘덕터스가 제조를 완료하여 가천대 길병원과 공동으로 현지 언론을 대상으로 공개 행사를 갖기도 했다.

이후 바로 한국으로 이송 예정이었으나 마그넷 자장 테스트에 관여하는 헬륨 가격 폭등 사태와 올해 초부터 계속된 코로나19 현지 확산 등의 문제로 출발이 다소 지연되는 일을 겪었다.

김우경 가천의생명연구원 부원장은 “극초고자장 11.74T MRI 장비로 얻을 초고해상도의 영상은 현재 상용화된 3T MRI에 비해 약 1만 배 정도 선명한 해상도가 예상되므로 파킨슨, 알츠하이머 치매, 뇌졸중 등 뇌질환 조기 진단, 치료 및 신약개발 등을 연구하는데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구축된 첨단 영상기기 개발 플랫폼을 국내외 연구자들을 위한 플랫폼으로 활성화, 개방해 세계적 뇌 연구의 허브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양우 가천대 길병원장은 “코로나19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무사히 현지 선적을 마치고 드디어 송도에서 가시적인 개발을 시작할 수 있게 된 만큼 만반의 준비를 통해 우수한 성과를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권덕철 보건산업진흥원장은 “국내 연구중심병원 육성 R&DB사업의 일환으로 길병원이 수행하고 있는 노인성 뇌질환 조기진단기술 연구의 핵심인 극초고자장 마그넷이 현지에서 한국으로 무사히 옮겨진다면 11.74T MRI 개발의 첫단추가 끼워맞춰지는 것"이라며 "연구 개발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국가적으로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뇌질환 극복을 위한 큰 업적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가천대 길병원은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연구중심병원 육성 R&DB 사업’의 일환으로 노인성 뇌질환 조기진단기술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11.74T MRI 개발은 미국국립보건원(NIH)에 이어 한국이 세계 두 번째로 도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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