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 급증 불구 제품명, 제조사, 제조국 인식 난항…굿퀘스쳔 캠페인과 공유의사결정 등 주목
환자단체 “단순 항목 추가 의미없어, 설명 질 담보 불가와 이해 차이 인정…그래도 가야할 길”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최근 처방약과 진료 기록에 관해서 환자 알권리는 커져가고 있다. 이는 관상동맥 DES(Drug Eluting Coronary Stent)를 비롯해 치료재료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인체이식 의료기기는 종류가 늘어나고 사용도 급증하고 있지만 효과 및 안전성을 비롯해 제품명, 제조사, 제조국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몸 안에 삽입된다는 점에서 생명 유지와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주는 수술에 있어 환자가 많은 것을 알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환자와 의료진간 신뢰관계 형성에 있어서도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의료진들에 인식 그리고 행정상의 불편으로 정보를 확인하는 상황 자체가 극히 일부다. 물론 환자 알권리와 안전을 위한 각종 정책과 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대부분 의료행위와 약제처방과 관련된 것으로 의료기기는 뒷전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전히 환자 대부분이 몸속에 어떤 제품이 들어오고, 해당 의료기기로 인해 어떤 부작용 가능성이 있는지 등의 정보를 알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글로벌에서는 대안에 대한 논의가 꾸준히 수면 위로 오르고 있다. 일례로 소비자를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는 ‘굿퀘스쳔’ 알리기 캠페인이 눈길을 끈다. FDA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임플란트 및 인공삽입술의 메뉴로 ‘의료기기삽입술 이전에 의사에게 물어봐야 할 질문’이라는 설명이 있다. 호주연방정보 보건부 사이트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의료기기 삽입 전 의료진에게 물어봐야 할 다섯 가지 질문’이라는 내용<사진>이다. 또한 업체 스스로 보험을 비롯해 단순 구입 절차를 안내해 주는 수준을 넘어 홈페이지와 콜센터를 적극 활용하며, 긴급 상황과 AS와 부작용을 비롯한 제품의 의문을 해결하는 장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한 부분도 눈길을 끈다. 환자 만족도 향상과 자기선택권 보장 '공유의사결정' 가능성은? 투석 분야에서 대두되고 있는 ‘공유의사결정’도 주목해 볼 방향이다. 대한신장학회는 지난달 환자에게 양질의 교육과 정보를 제공하고, 환자 스스로가 투석치료방법을 결정하는데 도움이 되는 환자중심의 공유의사결정(Shared Decision Making: SDM)을 도입키로 결정한바 있다. 환자중심의 공유의사결정은 환자의 치료 선택을 위한 의사 결정 과정에서 환자에게 질병의 치료법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환자 스스로 치료 결정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환자 만족도를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학회 관계자는 “공유의사결정은 환자의 만족도 향상 및 알 권리와 자기선택권을 보장함은 물론 충분한 교육환경을 보장하고, 이를 바탕으로 의료 질을 향상시킬 수 있고 경제적으로도 의료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시간과 인력의 한계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제도개선(교육과 상담 수가의 현실화)을 지속 노력하는 동시에 임상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교육 자료도 배포할 계획이다. "현실적으로 모든 장단점 알 수 없겠지만...그래도 나아가야" 한편 환자단체도 당장의 모든 것을 바꿀 수 없으며, 현실적인 부분에서 우려되는 지점들은 있지만 나아가야할 방향이라는 것에서는 공감했다. 환자단체연합회 최성철 이사는 “시술이 필요하다고는 얘기해도 어떤 제품을 쓰겠다고 말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설명을 하고 선택권을 부여할 수 있어야 하는데 특히 치료재료까지는 의문이다. 적당한 것을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시하는 정도 선에서 정리되고 환자의 권리는 많이 없다”고 밝혔다. 여기에 공동의사결정의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설명의 질을 담보하기 어렵고 환자 개별적으로도 이해하는 정도가 다른 상황에서 모든 치료재료를 다알려주고, 가격이나 장단점을 알려주는 것은 현실적인 부분에서 의문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단순 동의서 서식이 늘어난다거나 환자 싸인이 더들어가는 거 말고는 변화가 없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응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환자 스스로가 선택과 결정할 수 있는 시간이 없고 의료진이 모든 제품에 대해서 알 수도 없다. 의료진이 업체를 연결시켜 제품을 소개해주는 방안도 소통 창구의 역할은 한다는 의미는 있지만, 경쟁사 제품을 다루지 않고 장점 위주로 나열한다면 역기능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관상동맥 DES의 국내 현실에서도 알 수 있듯이 현재 시스템이 계속된다면 업체 입장에서도 제품의 장점을 알리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펼칠 이유가 크게 없다. 경쟁이 활발하지 않게 될 것이고 이는 환자에게 피해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결국 환자 알권리와 안전은 반드시 충족돼야 한다는 부분에 공감했다. 최성철 이사는 “시술과 수술이 핵심이 되고 인체에 삽입되는 의료기기는 궁극적으로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고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지는 것이 필요하다”며 환자 알권리의 중요성을 상기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